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NDS는 지난 2007년 1월 국내에 정식 출시한 이후 2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NDS용 게임을 개발하는 국내 게임사는 불법복제로 인한 내수시장 불안 등을 이유로 개발을 꺼리고 있다. 그나마 이들도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라 활발한 제작활동을 펼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NDS게임 시장에 메이저 게임사로서는 최초로 그라비티가 도전장을 던졌다. 다중접속역활수행게임(이하 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NDS용 RPG '라그나로크 DS'를 선보인 것.

그라비티 정대식 전략IP사업 팀장은 게임에 대해 '라그나로크 DS'는 인기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기반으로 제작한 NDS용 대작 RPG다며 이 게임은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게임 시스템, 방대한 세계관 등 원작의 장점은 살리고, 플랫폼의 변화에 따른 차별화된 재미를 추가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정대식 팀장은 '라그나로크 DS'는 새로운 스토리 및 100여 개 이상의 퀘스트와 온라인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다크나이트’, ‘샤먼’ 직업이 등장하고, 모든 플레이는 터치펜으로 조작이 가능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와이파이를 이용한 협력 플레이는 최대 3명까지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게임의 무대가 되는 총 50층의 던전은 매번 플레이할 때 마다 그 구조가 바뀌기 때문에 수 십번 반복 플레이를 해도 질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라그나로크 DS'의 기획은 지난 2007년 1월 닌텐도 코리아가 설립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정대식 팀장은 이와 관련해 닌텐도는 한국지사를 설립하면서 많은 국내 유명 게임사들과 접촉해 국내에서 출시되는 NDS를 위한 '한국게임' 개발을 논의했다. 그 중에는 그라비티도 포함돼 있었다며 당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큰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닌텐도 측에서 큰 관심을 보였었다. 우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게임의 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기획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라그나로크 DS'의 개발은 '겅호웍스'에 의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겅호웍스'는 그라비티의 모회사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콘솔게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정대식 팀장은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을 여러 번 수정하다 보니 개발에 총 2년여가 걸렸다. 고생한 만큼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완성돼 기쁘다며, 한글화의 질을 높이기 위해 총 7명의 인원을 투입해 4개월 동안 작업했다고 밝혔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일본, 중국, 대만 등의 동남아권은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MMORPG다. 이 때문에 해외 업계에서는 '라그나로크 DS'의 해외시장 진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식 팀장은 현재 북미지역은 현재 퍼블리셔와 출시 계약이 완료됐다. 빠르면 올해 안에 늦으면 내년 초 런칭할 예정이다. 유럽시장은 현재 퍼블리셔와 교섭중이다. 중국과 대만을 포함한 동남아시장은 국내 이상으로 NDS게임의 불법복제가 성행하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현재 이쪽 지역은 출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NDS는 국내에서만 250만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NDS용 게임은 불법복제로 인해 최소 초도물량 5천장을 팔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
이런 상황에서 3만9천원으로 책정된 '라그나로크 DS'의 가격은 다소 납득하기가 힘들다. 이 가격은 국내에서 출시되는 NDS게임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며, RPG장르 같이 개발비가 많이 들어가는 게임이 책정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게임 유통을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그라비티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라는 반응이다. 이 가격으로는 국내 콘솔시장 한계 판매량이라는 5만장을 돌파해도 제대로 된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정 팀장은 가식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이번 라그나로크 DS 출시는 수익을 내고자 하는 일이 아니다. 이번 타이틀의 출시는 먼저 그동안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사랑해 준 유저들을 위한 것이며 또 NDS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아직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접해보지 못한 게이머들에게 원작이 가지는 매력을 홍보하기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장의 수익을 생각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만큼 이 게임이 정품 게임을 구매하는 문화가 형성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한국이 콘솔게임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구조가 되었을 때는 높은 수익을 노려볼 것이니 그때는 잘 부탁드린다고 포부를 밝혔다.
'라그나로크 DS'는 25일부터 백화점, 마트, 서점 등 오프라인 매장 및 온라인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희망 소비자가격은 3만 9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