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 SI업체인 아시아나IDT가 1천700억원에 외국계 회사에 팔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IDT, 금호오토리스, 대우건설의 베이징 루프트한자 지분 일부를 매각,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매각을 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를 겪음에 따라 계열사인 아시아나IDT를 처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생명 등 일부 계열사를 매각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아시아나IDT 매각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 14일 뉴욕거래소 상장사가 아시아나IDT를 인수키로 하고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전격 알려졌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IDT 외국업체에 '매각'
아시아나IDT 직원들은 "갑작스런 매각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지만 매각 발표가 난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당장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오후 6시까지 매각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해야 한다.
아시아나IDT가 외국계 업체에 인수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분리돼 독자 행보를 걷게 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IDT가 그룹사와 분리된 여타 SI업체와 같은 행보를 겪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시아나IDT를 인수하는 업체는 외국계 상장사다.
■그룹사 물량 매출비중의 70% 이상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금호생명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개발,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2천400억원. 70% 이상이 그룹사 매출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등을 인수하면서 전년도 1천900억원의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뒤 그동안 IT아웃소싱을 담당하던 대우정보시스템과의 계약을 해지, 아시아나IDT가 IT아웃소싱을 담당하게 됐다.
아시아나IDT는 지난 4월 김창규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대외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대외 매출 비중은 30% 이하로 아직 낮은 편이다.
아시아나IDT에 따르면 대외사업 중에서는 공공분야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해외 사업은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긴 했으나 금호그룹 해외법인 지원 성격이 크고 독자적으로 수주한 해외 사업은 아직 없는 상태.
전자태크(RFID), u씨티 등의 사업에 진출하고 있으나 관련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눈에 확 띌 만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그룹사 물량 비중이 높아 독자 생존하기에는 어려운 구조로 분석된다.
아시아나IDT는 이번 인수에 대해 당분간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아시아나IDT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유일한 SI업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유일 SI업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한 대한통운이 KE정보기술이란 IT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나 아시아나IDT가 인수한 상태다.
과거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자동차 등이 오토에버시스템즈, 현대해상화재가 현대HDS 등의 자회사를 갖고 있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대우정보시스템의 경우 대우그룹이 분해되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대우조선해양, 쌍용자동차, 대우캐피탈, 대우자동차판매 등의 대우건설, 대우중공업 등 다른 그룹사로 매각된 회사가 아닌 경우에는 IT아웃소싱을 여전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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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IT아웃소싱을 했던 업체라 다른 SI업체와 계약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아시아나IDT도 그룹사가 다른 SI업체를 설립하지 않는다면 당분간은 위상 변화 없이 그룹사 물량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