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브로드&…' 통신사 브랜드 전략 '눈길'

일반입력 :2009/04/12 13:11    수정: 2009/04/12 17:04

이설영 기자

'쿡' '브로드&' 등 통신사업자들의 브랜드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비슷한 시기에 브랜드명(BI)을 개편했다. 이들은 기존에 널리 알려졌던 브랜드명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로 옷을 갈아 입었다.

KT는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광고문구로 화제가 되고 있는 TV광고 등을 내보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일단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KT가 새롭게 선보인 '쿡(QOOK)'은 메가패스, 메가TV, 집전화, 인터넷전화 등 홈서비스 통합브랜드이다. 이에 따라 기존 메가패스는 '쿡인터넷', 메가TV는 '쿡TV', KT집전화는 '쿡집전화', KT인터넷전화는 '쿡인터넷전화'로 각각 브랜드명이 바뀐다.

'QOOK'은 품부한 양질의 콘텐츠(Quality&Quantity)를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조절하고 요리할 수 있다는 의미의 'COOK'과 같은 뜻을 갖고 있다. 이와 함께 통화버튼을 '쿡~' 누르를 모습을 본땄고, 한번 클릭으로 집안에서 세상과 쉽게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를 한 글자에 담았다.

■SK브로드밴드 BI 중심 마케팅 강화

SK브로드밴드도 얼마전 초고속인터넷, 전화, IPTV 등 주력상품들의 브랜드명을 개편했다. 지난해 회사명을 '하나로텔레콤'에서 'SK브로드밴드'로 바꾸면서 브랜드를 개편했지만, 소비자들이 인지하기 어렵다는 평가에 따라 진행됐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명이 '하나포스'에서 '브로드앤'으로 바뀌었지만 정확히 어떤 서비스를 지칭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서비스명만 보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면서 길어서 어렵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브로드앤'이라는 것이 내용적인 측면이나 외형적으로도 확장성을 띄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브랜드명을 '브로드앤(broad&)'으로 통일, 초고속인터넷은 '브로드앤인터넷', 인터넷전화는 '브로드앤인터넷전화', 일반전화는 '브로드앤전화', 실시간 IPTV는 '브로드앤IPTV', IPTV 주문형비디오(VOD)는 '브로드앤TV'로 각각 개편했다.

이밖에도 기업상품은 '브로드앤비즈', 통합상품은 '브로드앤올' 등을 붙여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무한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CI(회사명)를 개편하면서 마케팅을 매우 공격적으로 했는데, 올해에는 BI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결합상품의 초기시장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현재가 시점상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가패스·메가TV, 버리기 힘들었다

KT는 이번 쿡 브랜드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KTF의 이동통신서비스 브랜드인 '쇼'처럼 한글자에 여러가지 의미를 담으려고 노력했고, 외우거나 부르기 쉬운 단어를 선택한 것도 돋보이는 부분.

KT 관계자는 이번 브랜드 개편으로 기존에 KT가 가지고 있던 공기업적이고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주위에서 신선하다는 반응이 많고,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자평했다.

쿡 브랜드 런칭에 참여하고, 마케팅을 집행하고 있는 곳은 제일기획이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올초부터 추진이 돼서 비교적 빠른 시간내에 진행이 됐다면서 출발점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알리고,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하자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기존 브랜드가 이미 쌓아 놓은 이미지였다. 메가TV나 메가패스는 브랜드 자산이 존재할 만큼 강력한 이미지를 구축해 놓았던 상태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메가TV와 메가패스 등 브랜드 자산이 존재하는 것을 버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서비스로 인식시켜야 했고,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브랜드를 통합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통합KT, 통일된 이미지 필요

KT에는 현재 몇 가지 이슈가 있다. 당장은 KTF와의 합병을 앞둔 상황. 오는 6월 경에는 합병 KT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합병 KT는 유무선이 한몸으로 들어온 거대통신기업으로서, KT의 주사업영역인 홈고객서비스와 KTF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적절하게 섞어 시너지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수익원인 유선전화 부문 매출은 수년전부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현재 하루 평균 5,000명 가량의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즉 KT는 무선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동시에 기존 집전화에서 빠져나가는 수익을 보전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나온 것이 바로 쿡이다. 물론 브랜드명 하나를 바꿨다고 해서 모든 상황이 KT에 유리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일정부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F가 무선상품 브랜드로 '쇼(show)'를 내걸고 있기 때문에, 쿡과 함께 한 글자라는 공통된 특성을 가지고 소비자에게 보다 쉽게 인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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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관계자는 '쇼'와의 통일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으며, 매우 중요하게 판단했던 기준이라며 다음 '스카이뷰'와 같이 기존 매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올해 일단 쿡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인지 알리는 형태의 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