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업무에 가상화 적용 "효율성 증대'…호텔신라

일반입력 :2009/03/31 18:42    수정: 2009/03/31 18:53

황치규 기자

서버 가상화가 IT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비용 절감을 넘어 그린IT 이슈에서도 가상화는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주제다. 관련 기업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한국레드햇, 시트릭스시스템스코리아 등이 저마다 가상화를 부르짖는다.

고객들도 늘고 있다. 외국과 비교하면 전파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있지만 서버 가상화는 이제 국내서도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이른바 '대세론'을 확실하게 됐다. 최근 분위기는 가상화를 도입하느냐 마느냐를 넘어섰다. 가상화를 어떻게 쓰느냐로 무게중심이 넘어왔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IT인프라를 서울 장충동에서 수원으로 옮기면서 가상화 기반으로 서버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흥미로운 점은 수원으로 옮기면서 별다른 시스템 중단없이, 통합 프로젝트를 완료했다는 것. 장충동에서, 수원으로 옮기는 시간은 대략 30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시스템을 멈추지 않고, 통합 프로젝트를 구현한 것이다.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9대서버, 가상화 기반 델 서버 3대로 통합

지난해 호텔신라는 전산실 공간이 부족하다고 판단, IT인프라를 수원 소프트웨어 연구소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내친김에 서버 통합까지 완료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호텔신라가 선택한 통합 방법은 VM웨어 서버 가상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었다.

서버 가상화란 버추얼 머신을 이용해 서버 한대를 여러 대를 사용하는 것처럼 돌릴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서버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는게 장점인데, 이는 적은 서버를 갖고서도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버를 가상화하게 되면 서버 1대에서 OS 여러개를 돌릴 수 있는 환경으로 전환되는데 이때 애플리케이션은 특정 서버와의 일대일 의존성을 깨고 상황에 따라 다수 OS 사이를 왔다갔다하게 된다. A라는 OS위에서 돌다가 부하가 걸리면 다른 OS로 옮길 수 있는 구조다. 이에 가상화는 비용 절감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차세대 IT환경으로의 전환이라는 전략적 가치도 함께 제공하는 몇안되는 솔루션중 하나로 꼽힌다. 차세대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서도 가상화는 핵심 기술로 거론된다.

호텔신라 프로젝트를 담당한 삼성SDS의 송은봉 책임 컨설턴트는 "VM웨어 기반으로 통합하기로 한 것은 하드웨어에 종속적이지 않은데다 랙을 줄여 공간과 전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통합전 호텔신라가 쓰고 있던 x86서버는 대략 42대였다, 9개의 랙이 필요한 규모다. 그러나 호텔신라는 42대중 39대를 VM웨어 기반 델 서버 3대로 통합했고 랙도 하나로 크게 줄였다.

운영체제는 윈도2000, 윈도서버2003, 등 버전 5개 정도가 투입돼 있다. 구축한 VM웨어 솔루션은 3세대 가상화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ESX3.5 버전이다. 3.5 버전은 가상 서버 1대가 죽어도 알아서 분배가 되는 구조다. 전체 서버가 죽지 않는한, 일부 오류 때문에 시스템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는 얘기다.

서버 공급과 구축은 델이 모두 담당했다.

그동안 호텔신라는 HP와 IBM x86서버를 주로 사용하다 이번에 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텔 쿼드코어 기반 델 서버를 도입했다. 송은봉 컨설턴트는 델 4소켓 쿼드코어 서버에 대해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았고 서비스도 빨랐다고 평가했다. 같은 스펙에 매력적인 가격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서버를 바꾼 것은 가상화를 위해서는 비교적 고성능 x86서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송은봉 컨설턴트는 "요즘 x86서버는 2년전에 쓰던 것과 성능이 다르다. 4배 이상 좋아졌다. 하드웨어 성능을 제대로 내려면 새로 사는게 맞다"고 말했다.

호텔신라 가상화 프로젝트 기간은 한달 가량의 기획 기간을 포함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였다. 호텔신라는 델 서버와 VM웨어 가상화 솔루션외에 HP 스토리지를 구입해 시스템을 꾸렸다. VM웨어 라이선스와 스토리지 별도 구입비용, 거기에다 SAN 스위치도 장착했다.

스토리지는 HP 제품을 사용했다. 그전부터 HP스토리지를 쓰고 있었고 복제 이슈가 걸려 스토리지는 HP 제품을 유지했다. 서버 구축과 공급을 델이 모두 담당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았다는게 송은봉 컨설턴트의 설명이다.

가상화 환경이 구현되면 OS는 물리적으로 외장 스토리지에 저장된다. 밖에있는 물리적인 서버들이 OS를 공유하게 되는 구조다. VM웨어에서 OS를 부팅하게되면 외장 스토리지에서 읽어온다. 물리적으로 다운되도 시스템을 살릴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단없는 서버 통합 프로젝트

호텔신라는 가상화 환경으로 서버를 통합하면서, 시스템도 이전하는 작업을 병행했다. 그러면서 이동하는 중간에, 시스템 중단이 없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장소에서 시스템을 마이그레이션하는 것은 쉽지만, 장비를 옮겨가면서 통합 작업을 하는 가운데, 무중단 환경을 구현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호텔신라가 위치한 서울 장충동에서 수원으로 장비를 옮기면서 통합 프로젝트를 구현하려면 30시간 정도의 시스템 중단이 요구된다. 그러나 삼성SDS는 이 시간을 4시간 이하로 줄였다. 밤에 진행했다면 시스템 운영에 큰 영향이 없었을만한 시간이다.

송은봉 컨설턴트는 "IT인프라 이동중에 시스템이 중단되서는 안된다는 필요성이 있었다. 호텔신라는 중단시간을 최소 4시간으로 잡고, 이전을 요청했고 무리없이 프로젝트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호텔신라 가상화 프로젝트는 미션 크리티컬 애플리케이션에 가상화를 적용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호텔신라는 유닉스서버에서 돌아가는 전사적자원관리(ERP)를 제외한 예약 등 대부분의 업무를 가상화에 적용했다. 중요도가 높은 업무들을 가상화 환경에 올린 것이다.

아직까지는 큰 문제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단계적으로 하기 보다는 한번에 가상화 환경을 구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고성능 델 서버와 VM웨어 솔루션을 기반으로 핵심 업무를 가상화 환경에 전진배치한 것이다. 이제 가상화가 기술적으로 안정성이 매우 좋아졌음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공간 절감, 관리 편의성도 크게 좋아져

호텔신라는 쓰고 있던 x86서버 42대중 39대를 가상화 기반 서버 3대로 통합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델이 담당했다. 구축한 가상화 공간은 아직 여유분이 많이 남아 있다. 하드웨어 투자 없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자리가 많다는 얘기다. 여유분은 30~40% 정도된닫고 한다.

호텔신라는 가상화를 통해 어떤 효과를 봤을까? 우선 비용 측면에서 따져보자. 호텔신라는 서버 통합을 하면서, 고성능 델서버 3대, HP 스토리지, SAN 스위치, VM웨어 라이선스를 구입했다. 이정도 가격이면 그냥 가상화를 하지 않고 서버를 새로 사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비용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관리 측면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호텔신라는 42대중 39대를 VM웨어 기반 델 서버 3대로 통합했고 랙도 하나로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서버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데이터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공간이 준다는 것은 전략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공간을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같은 자원으로 많은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 다수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가상화의 혜택은 컸다고 하겠다.

시스템 관리도 크게 향상됐다. VM웨어는 가상화 솔루션과 함께 버추얼센터(VC)로 불리는 관리시스템을 제공한다.  성능 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전기료도 수치적으로 측정하기 어렵지만 줄어들었다. 시설 사용료도 마찬가지다. 전기료, 항온항습을 위한 비용이 줄었다.

호텔신라에 따르면 가상화는 자사 환경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게 중요하다. 무중단으로 가상화 환경을 구현하려면 서버 3대 이상으로 통합하는게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송은봉 컨설턴트는 “2대는 비현실적이다”고 말했다.

스토리지도 중요하다. VM웨어 자체가 큰 사고를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VM웨어3.5는 안정적이라는 것. 그러나 스토리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송은봉 컨설턴트는 "중형급중에서도 중간급 이상을 쓰라고 주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많은 기업들이 가상화 프로젝트에서 스토리지를 간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은봉 컨설턴트는 “가상화 환경에선 OS가 외장 스토리지에 올라가기 때문에 스토리지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호텔신라는 구축한 가상화 환경에 변화를 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여유공간이 아직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VM웨어 라이선스가 다소 비싼 것을 감안해, 다른 가상화 플랫폼도 주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나 젠 등이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