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산업, 이제 3D가 아니라 4D"

일반입력 :2009/03/18 09:50    수정: 2009/03/18 10:49

송주영 기자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해 3D산업이라고들 했는데 요즘은 4D라고 합니다. 마지막 D는 'Dreamless'입니다. 희망이 안보여요.

17일 소프트웨어경쟁력강화추진협의회 주최로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열린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정책 토론회'.

패널토론에 참석한 이영희 현대정보기술 사장이 마음먹은 듯 국내 SW산업 위기론을 다시 한번 꺼내들었다.

이 사장은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열심히 하지만 되는 일은 없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정책을 잘 세워야한다면서 국내 SW시장은 인력수 기반 가격 산출 관행이 뿌리 깊고 그룹과 SI자회사간 내부 거래를 통한 캡티브 마켓이 존재해 산업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장의 발언 내용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국내 SW산업의 모순으로 통한다.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된지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관행의 뿌리는 그만큼 깊다.

이에 대해 이영희 사장은 베트남을 예로 들었다. 우리보다 뒤쳐졌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베트남은 선진 수발주 기법을 적극적으로 배웠다는 것이다.

그는 베트남의 경우 분리발주를 하고 산출물 기반으로 프로젝트 비용을 책정하면서 유지보수, SI 등은 수의계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지보수의 잦은 변경으로 프로젝트 비용을 명확히 하기가 어려운 우리나라와는 다르다는 얘기였다.

이 사장은 최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현대중공업 임원이 수많은 협력업체 중 투입인력을 기반으로 가격을 산출하는 업체는 SI업체가 유일하더라며 이같은 관행이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머릿수 기반 가격산출 관행을 없애는 것이 생산성 향상, 우수인력 양성, 부가가치 창출의 시작점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캡티브 마켓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 이슈도 꺼내들었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50% 이상이 폐쇄형 시장이란 것. 이 때문에 대기업들의 백화점식 업무 확대가 계속되고 있다.

이영희 사장은 백화점식으로는 양질의 제품이 생산될 수 없다며 전문성이 있는 A사가 B그룹, C그룹에도 제품을 공급, 국내 시장에서 30~40%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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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부의 얘기도 잊지 않았다. 이 사장은 우선 정부에 대해서는 건전한 수발주 정책을 확립하기 위해 연구를 해줄 것을 주문했다.

지식경제부와 같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직접 책임지는 부처가 산하 프로젝트에서 그동안 폐해로 지적된 관행을 개선하는 시범사업을 해보고 개선, 조정을 통해 올바른 발주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것. 이를 전담하는 소프트웨어공학센터 설립도 건의했다. 또 관련업체는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