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야후 검색의 미래를 말하다

일반입력 :2009/03/16 09:49    수정: 2009/03/16 13:43

김태정 기자

“한국은 어느 나라 보다 독특한 검색시장을 가졌어요. 해외 포털 공룡들이 눈을 떼지 못하는 대상입니다”

야후코리아 정준 검색팀장. 그는 국적과 소속을 떠나 ‘검색 개발자’로서 한국 시장에 대해 할 말이 많다. 마치 미지의 자연 생태계를 발견한 학자같은 분위기도 풍긴다.

13일 기자와 만난 정준 팀장은 한국 검색문화가 글로벌 인터넷 시장의 차기 패러다임 형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 미국형 ‘웹검색’ 거부한 한국

사실 외국계 검색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 대해 대부분 어렵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과거 미국을 중심으로 ‘웹검색’을 키워 온 이들에게 한국적 ‘통합검색’ 문화는 이해가 힘든 대상이었다. 한국에서 네이버와 다음 등 토종 포털들을 상대로 고전하는 이유다.

‘웹검색’은 열댓 개 정도의 검색 결과를 간단히 보여주는 시스템이다. 한국 누리꾼들이 뭔가 ‘허전하다’ 느끼는 구글이나 야후의 해외 페이지가 대표적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화면에 나오는 분량은 적지만, 알짜배기 콘텐츠만 모은 상품’으로 여전한 인기를 자랑한다.

사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 이 같은 웹검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한국어로 된 웹문서가 부족했기에 포털들은 뉴스, 영화, 쇼핑 등에 대한 정보를 검색 결과에 붙였다. 지금은 익숙한 한국형 ‘통합검색’의 시초였다. 특히, 뉴스 정보는 어떤 검색 결과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항목이 됐다.

“한국 누리꾼들의 뉴스 습득 욕구는 세계 어느 곳 보다 강해 보입니다. 뉴스를 검색결과 중심에 배치하는 통합검색이 먹힌 이유입니다. 이에 반해 아직 북미나 유럽 누리꾼들은 웹검색에 익숙해있어요”

■미래 검색의 힌트, 한국에 있다?

그렇다면 한국 검색시장은 계속 ‘별종’(?) 취급을 받는 것일까. 독자적인 검색문화가 세계 인터넷 시장서의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정준 팀장은 고개를 가로 젓는다. 야후나 구글 등 해외 공룡들이 추구하는 ‘미래형 검색’과 한국 ‘통합검색’ 간에 교집합이 있다는 설명이다.

“해외 누리꾼들 간에도 더 많은 콘텐츠를 더 빠르게 습득하려는 성향이 늘고 있어요. 그게 꼭 뉴스가 아니라도 말이죠.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통합검색은 해외서도 연구대상입니다. ‘서치몽키’와 같은 모델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어요”

야후가 지난해 시작한 ‘서치몽키’란 기본 웹검색 결과에 콘텐츠 발행자가 원하는 다른 정보들도 함께 뜨는 시스템이다. 리뷰와 이미지, 관련기사 등을 웹검색 결과에 붙일 수 있다. 또,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까지 연동하는 것도 특징.

물론, 야후는 한국서 통합검색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지화 전략 차원이다. 글로벌 움직임에서 ‘서치몽키’의 의미는 적지 않다.

“한 화면에 많은 것을 담으려는 시도는 계속해서 하고 있어요. 서치몽키는 큰 한 걸음이었습니다. 야후의 차세대 검색모델이 드러나는 과정으로 중 중요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야후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한국형 통합검색을 쫓는다는 해석은 금물이라고 정 팀장은 강조한다. ‘한 화면 내 풍성한 콘텐츠’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그 형식을 통합검색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

“한국형 통합검색은 분명 중요한 참고사항입니다. 하지만 야후가 가야할 방향으로 단정 짓기는 이릅니다. ‘풍성한 콘텐츠’ 제공에 있어서는 더 적절한 방법이 있을 수 있죠. 그걸 찾아내는 것이 우리가 할 일입니다”

■ “언제 어디서든 검색할 수 있어야...”

보다 구체적인 차기 전략에 대해서도 물었다.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검색시장에서 야후가 추구하는 차별점은 관전포인트다.

정준 팀장은 ‘언제 어디서든 검색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꼭, PC앞에 앉아서가 아니어도 운전 중이나 길을 걸을 때, 혹은 대중교통 안에서도 야후 검색을 만날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근래 포털들이 열을 올리고 있는 ‘모바일 검색’만을 뜻하는 듯했다. 하지만 정 팀장이 말하는 야후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모바일은 이중 일부일 뿐이다.

최근 야후가 강남역 일대 멀티미디어안내시스템(미디어 폴)에서 지도검색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스마트폰이 없어도 해당 미디어 폴을 찾으면 야후 지도검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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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야후는 지도 뿐 아니라 일반 검색 서비스의 접점도 다양하게 늘려갈 계획이다. 텔레비전으로 야후 검색을 쓰는 미래도 그리고 있다. 검색을 위해 PC나 스마트폰을 찾아야만 하는 시대는 끝내겠다는 뜻이다.

검색을 오프라인으로 끌어내려고 합니다. 현재를 돌아보면서 ‘그 때는 불편해서 검색을 어떻게 썼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는 미래가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