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의 변신코드 '아끼고 잘 벌겠다'

일반입력 :2009/03/09 10:24    수정: 2009/03/09 11:29

김태정 기자

·포털 선두들이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꺼내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불황을 극복할 수익 강화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행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은 대표 교체와 함께 조직개편 발표했다. 이들 업체는 ‘전문 경영인’을 앞세워 차세대 성장엔진 개발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 NHN/다음, 수장 교체

최휘영 NHN 대표는 다음달부터 김상헌 경영본부장에게 자리를 넘긴다. 김상헌 본부장은 서울형사지법 판사와 LG전자 부사장 등을 거친 법무경영 전문가다.

6일부터 석종훈 대표 대신 다음을 맡은 최세훈 대표도 수익개선 카드다. 미국 와튼스쿨 MBA 출신인 최 대표는 라이코스와 다음커뮤니케이션 재무담당임원(CFO)을 지냈다. 고전하던 다음다이렉트를 흑자전환시켜 업계 선두급으로 올려놓기도 했다.

다음 관계자는 “최세훈 대표는 시장환경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과 탁월한 재무감각을 갖췄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점은 새 대표들이 ‘전문경영인’을 표방했다면, 2선으로 물러나는 최휘영과 석종훈 대표는 ‘미디어 전문가’였다는 것.

최휘영 대표는 연합뉴스와 YTN, 석종훈 대표는 조선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했다. 포털들이 지금의 미디어 파워를 갖게 된 데 있어서 공이 컸다는 평이다.

■업무효율-수익강화, 두 토끼 잡는다

NHN과 다음은 조직개편에도 나선다.

NHN은 영업 및 인프라 부문을 분리, ‘NHN IBP’라는 신설법인을 세운다. 거대한 NHN IT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첫째 목표로, 최휘영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NHN은 신설 법인을 통해 당장 올해에만 전년 대비 157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신설법인은 장기적으로 네이버와 한게임의 뒤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 개발 임무도 맡았다. 최휘영 대표는 “NHN을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킬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겠다”며 “NHN의 향후 10년을 결정지을 중차대한 임무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카페, 블로그 등 커뮤니티와 TV팟과 같은 동영상 부문을 ‘커뮤니티/동영상’ 부서로 통합했다. 메일과 모바일을 담당한 커뮤니케이션 부서와 모바일 지도 서비스를 맡은 모바일 TFT도 합쳤다. 빠른 의사결정 체제 구축과 함께, 모바일과 지도 시장 개척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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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문효은 COO는 “조직개편으로 의사 결정 체계 효율화를 이룰 것이다”며 “최근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처하고, 기업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포털업계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경기 침체로 인해 주 수익원인 검색광고 성장률이 분기당 2%에도 미치치 못했다. 이같은 국면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승부수로 던진 조직개편이 국내 포털들에게 반전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