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풍속도, 스펙 평준화 현상 뚜렷

일반입력 :2009/03/04 16:45

황치규 기자

취업에 성공한 대학 졸업생과 그렇지 못한 이들 사이에서 서류전형의 당락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려진 '스펙' 차이가 점점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는 3일 올해 졸업해  입사지원을 했던 구직자 중 취업에 성공한 402명과 아직 취업하지 못한 583명의 스펙을 조사한 결과, 학점, 토익 등 기본기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점은 취업자와 미취업자 모두 평균 3.6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동일했다. 많은 대학생들이 재수강을 위해 계절학기 수강도 마다하지 않아 학점 간격은 이미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인크루트는 분석했다.

토익성적도 지난해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토익점수를 보유한 비율은 취업자가 44.8%, 미취업자가 44.3%로 0.5%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토익 점수는 취업자 평균 753점, 미취업자 평균 699점으로 54점 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취업자 799점, 미취업자 738점으로 61점 차이를 보인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줄었다.

인턴경험과 공모전, 각종대회 입상 경력도 취업자와 미취업자를 구분 짓는 요소로 작용하지 못했다. 올해 졸업생 중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인턴경험을 묻는 질문에 32.9%가 있다고 답해 취업자(32.8%)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공모전, 각종대회 입상 경험 비중도 취업자가 13.4%, 미취업자가 13.6%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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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수와 어학연수 경험에서는 나름 차이가 발견됐다. 평균 자격증 보유 개수는 취업자가 2.7개로 미취업자(2.0개)보다 1개 정도 더 많았다. 어학연수 경험도 취업자의 25.4%가 있다고 밝혀 미취업자(18.6%)를 앞섰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취업을 위해 대학생들이 기본적인 스펙 확보에 일찌감치 나서고 있어 졸업시기에는 거의 비슷한 스펙을 보유하는 스펙 평준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스펙 마련도 중요하지만 스펙으로 드러나지 않는 인성과 직무 전문성을 부각해 변별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