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SW' 불신 분위기 확산

일반입력 :2009/03/01 15:25    수정: 2009/03/01 15:41

김태정 기자

온라인 소프트웨어(SW)에 대한 불신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회사 업무는 역시 하드에 저장된 패키지 SW가 제일이라는 목소리는 더 커졌다.

1일 씨넷뉴스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월가 기업들 사이에서 ‘웹 서비스 형태의 SW(SaaS)’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상에 저장한 중요 파일이 유출되거나 혹은 사라져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사실 이같은 지적은 SaaS의 태동 전부터 있어왔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SaaS는 새 시대의 주류이며, 반대론자들은 구시대 잔재 취급까지 받았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 공룡들이 밀고있는 SaaS에 함부로 반기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 먹통 사고를 기점으로 SaaS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외신들은 강조했다.

구글 지메일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오후 4시30분경부터 약 2시간 정도 접속이 되지 않았다. 유럽과 아시아 시간까지 포함하면 5시간에 이르는 사고였다. 이 때문에 구글은 지메일 유료 사용자들에게 15일 무료 이용권까지 풀었다.

사고 시간 동안 구글에 돈을 내며 지메일로 업무를 처리하던 기업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지메일상에 저장해놨던 주요 문건들을 열람할 수 없었고, 업무는 마비됐다.

미국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지메일 뿐 아니라 온라인 엑셀, 워드, 하드 등도 이제 믿을 수 없게 됐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구글 뿐 아니라 모든 SaaS에 대한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것.

특히 세일즈포스닷컴과 같이 SaaS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큰 기업들은 내심 불안한 듯 보인다고 씨넷뉴스는 전했다. 평소 “기업 자체 컴퓨팅 시스템 보다 온라인서 사용하는 우리 SW가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해 온 기업은 여럿이다.

이같은 반 SaaS 분위기를 타고, 묻혔던 과거의 사고들도 외신에 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유명 청바지 브랜드 ‘트루릴리전’이 SaaS 형태 창고관리 시스템 다운으로 인해 물량납품 차질을 빚은 것이나, 월가 모 증권사의 출근 보고 마비 등이 회자된다.

피해를 본 현지 업계 관계자는 “SaaS가 먹통이 된 수 시간 동안 PC를 앞에 두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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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잘나가던 SaaS 진영에게는 ‘신뢰도’ 회복이라는 무거운 숙제가 떨어졌다. 앞으로 조금만 엇박자가 나면 고객들은 ‘지메일 사건’과 연계, 차가운 눈초리를 보낼 것이다.

씨넷뉴스는 “지메일 사건 이후 SaaS는 분명 힘을 잃어가고 있다”며 “온라인 안전을 보장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