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시장의 대표적인 융합서비스로 가장 유력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손꼽히는 IPTV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일각에서는 IPTV가 "과연 차세대 성장동력이 맞는가?"라며 그 가능성을 재고해 보라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컨버전스(융합) 시대를 대표하는 서비스 IPTV. 올해 초까지만 해도 IPTV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했다. 그러나 불과 3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볼 때, IPTV가 과연 침체에 빠진 국내 방송통신시장을 일으켜 세워 줄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치는 상당히 내려간 듯 보인다.
IPTV는 기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의 이탈방어와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플랫폼에서 다양한 방통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는 킬러 서비스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콘텐츠와 서비스, 네트워크, 단말 및 기기산업 등 관련 IT산업의 생태계를 선순환시켜 줄 가치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로써 올 2012년까지 IPTV로 인해 2조9,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만3,000명의 고용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이 나돌았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실적이나 진행 상황은 초라하다고 까지 할 수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으로 국내 IPTV 가입자는 약 168만명(KT 77만, SK브로드밴드 78만, LG데이콤 8만). 이 중 실시간 방송 가입자는 10만명(KT 8만5,000, SK브로드밴드 2,000, LG데이콤 1만2,000)에 그치고 있다.
온전한 IPTV 서비스의 기반이 될 실시간 지상파 재전송이 가능해 지기만 하면 IPTV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했던 것에 비해 터무니 없이 초라한 실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KT와 SK브로드밴드의 경우 각 300만명을, LG데이콤은 70만명을 확보해야 손익분기점(BEP)를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빨라야 2011년을 넘겨야 각 사업자의 BEP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10만의 실시간 IPTV 가입자도 1~3달의 무료 서비스 기간을 제공하고, 장기약정 가입자는 셋톱박스 임대료를 면제해 주는 등 무리한 마케팅을 통해 겨우 확보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IPTV를 보는 시각,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 때문에 IPTV가 과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적절한 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고려대학교 김성철 교수는 "이제 우리는 IPTV에 대한 관점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IPTV가 통신시장을 구할 수 있는 대박 아이템이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재정립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IPTV는 원천기술의 부재와 사업자 마다 다른 표준화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전국서비스를 위한 망투자 미비와 요금 문제도 끊이지 않는 등 수익성은 없고 문제점만 산적해 있는 통신업계의 '뜨거운 감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IPTV 사업자들은 관련 규제가 지나치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IPTV 활성화로 가는 길이 험하고 먼데다가, 지나친 규제가 발목까지 붙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사업자는 정책 당국(방송통신위원회)이 요금을 승인하는 승인제가 신고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과, 새로운 광고 모델 도입 허용, 콘텐츠 동등접근 규제 도입, 3분의1 이하의 권역별 점유율 규제 폐지 등의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IPTV 성공하려면 소비자 먼저 봐야”
IPTV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규제 완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적으로 IPTV 활성화가 어려운 시점에 과도한 규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돼 규제완화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큰 문제는 소비자 친밀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활성화를 위한 규제 마련과 사업자의 준비가 미비한 상황에서 '국가적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취지 하나로 IPTV를 출범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호도는 뒤로 밀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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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채널 수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서비스 지역 제한, 그리고 IPTV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 부족 등 소비자의 편익이 떨어지고 있는 점은 IPTV를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하기 힘든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외면할 정도의 서비스를 가지고 정책 당국과 사업자, 경쟁자인 유료방송 업계만이 시끌벅적하다. 고려대 김성철 교수는 "IPTV가 성공하려면 소비자를 먼저 봐야 한다. 현재 상황은 마치 축구경기에서 심판과 선수는 있는데 관중은 없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