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 해외돌풍 일어날까?

일반입력 :2009/01/08 13:58    수정: 2009/01/08 14:54

김태정 기자

안철수연구소(안랩)가 조직개편을 단행,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가격경쟁으로 힘든 국내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이다. 'V3'로 대표되는 자체 기술력의 해외 흥행몰이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안랩은 지난 6일 김홍선 대표가 글로벌사업본부장을 겸임한다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일본과 중국 법인을 직접 관리하는 등 해외사업을 진두지휘 한다. 김 대표는 다른 국내사업은 휘하 임원들에게 배분하는 등 해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국내 보안업계는 김 대표의 행보를 새삼 주목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미국TSI 등에서 국제 경험을 쌓아 온 그는 해외사업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해왔다.

또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나 있지만 지난해 실리콘밸리서 돌아온 안철수 의장의 영향력도 다시 발휘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그동안 안랩은 해외사업에서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아 왔다고 할 수 있다. 동남아와 중국에서 나쁘지 않은 실적을 올렸고, 일본 시장 개척도 순조롭다. 중남미에서는 세계 선두권 은행들을 고객으로 수주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술 측면의 인지도 역시 상승세다. PC백신 성능을 검증하는 ‘바이러스블러틴’을 진단율 100%로 연이어 통과했다. 또 지난해 생긴 백신 테스트 표준기구 ‘AMTSO’에 유수 업체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참여하기도 했다.

안랩의 조시행 상무는 “유럽이나 미국 위주의 백신 테스트에서 아시아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적인 안랩 해외사업에 대한 업계 평가는 '아직 범위는 좁아도 단단하다'로 정리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다시 중요한 시기가 왔다. 이번 조직 개편과 함께 안랩은 해외사업 규모를 제대로 키워볼 심산이다. 말하자면 제2의 도약기인 것.

■해외도 경쟁 치열, 안랩 전략은?

절대 쉽지 않은 길이다. 현재 세계 보안시장은 미국과 동유럽 두 진영의 각축전으로 재편되고 있다. 시만텍과 맥아피에 마이크로소프트까지 끼어든 미국 드림팀을 카스퍼스키랩이 이끄는 동유럽 측이 압박하는 판세다.

여기에 일본 트랜드마이크로가 ‘공룡’급으로 분류되며 아시아 업계의 체면을 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 보안시장이 IT 업계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는 소리다. 이는 곧 안랩이 들어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국내 못지않게 해외시장 경쟁도 치열하다. 안랩은 ‘글로벌 톱10’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당장 생각나는 해외 거물급 기업만 10개사는 쉽게 넘는다.

물론, 안랩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유연한 사업력을 동반한 제품 기술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안랩은 소프트웨어사업부를 신설하고 연구소는 말 그대로 ‘연구’에만 집중케 하기로 했다. V3 차기 제품 연구개발과 보안이슈 대응에서 기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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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네트워크 보안 사업은 본격 궤도에 올라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영업, 기술지원, 연구개발 조직을 보안사업본부로 통합했다. 자원을 집중해 빠른 효과를 보겠다는 움직임이다.

안랩은 항상 자사를 소개할 때 ‘글로벌 통합보안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안랩과 V3가 정말로 글로벌 충격파를 던질 수 있을지 본고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