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PC시장 '구원투수'는 넷북뿐"

일반입력 :2008/12/24 14:25

박효정 기자 기자

올해 PC업계는 경기침체와 시장포화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HP는 나름 불황을 잘 극복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업계 전체로 보면 북미 노트북 시장 포화, 기업 IT예산 축소 및 소비자 구매심리 악화로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2009년 PC 시장은 출하량 기준으로 전년대비 3.8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PC업체들의 내년 매출은 올해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얘기다.이런 가운데 넷북이 위기의 PC업계에 ‘구원투수’로 떠오르고 있다.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뒤로 미루는 상황을 고려하면 관련 업계가 올해 값싸고 가벼운 넷북을 대대적으로 밀어붙인 것은 결과적으로 선견지명이 있는 전략이었다.아수스는 지난해말 인텔 ‘아톰’ 칩을 탑재한 미니노트북 ‘Eee PC’를 내놓으며 넷북의 길을 열었다. 시장에서 반응이 좋자 거물급 PC업체들이 바로 아수스를 뒤쫓기 시작했다. HP는 교육용 시장을 겨냥해 ‘HP 미니-노트’를 발표했고, 에이서는 ‘어스파이어 원’을 내놓았다. 뒤를 이어 MSI나 실바니아(Sylvania) 등 중소업체들도 넷북 시장에 뛰어들었다.델도 ‘델 인스파이런 미니 9’, 그 다음엔 ‘델 인스파이런 미니 12’를 발표하면서 마침내 넷북시장에 참여했다.이중 에이서와 아수스는 넷북 사업을 통해 커다란 이익을 올렸다. 아수스는 넷북시장을 계속 주도했고, 에이서는 미니노트북을 통해 브랜드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 에이서는 적극적인 가격공세를 펼치며 브로드밴드 모바일 서비스와 함께 ‘어스파이어원’을 제공, 유럽 넷북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정식으로 ‘게이트웨이’를 통합했고 유럽에서 유명한 브랜드 팩커드벨도 인수했다. 이에 따라 에이서는 라이벌인 중국 레노보를 제치고 PC업계 3위로 뛰어올랐다.에이서에 밀려 업계 4위로 밀려난 레노보는 올1윌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개인용 노트북 ‘아이디어패드’와 데스크톱 ‘아이디어센터’를 발표,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하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 미국 경기침체가 뚜렷해진 시기에 설계가 뛰어나지만 고가인 노트북을 내놓은 것은 패착이었다. 레노보는 올 3분기 전년대비 매출이 78%나 급락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데스크톱도 '미니' 추세2008년에 소형화한 것은 노트북만은 아니다. 대기업들은 설치 면적을 최소화한 데스크톱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소규모 전문 메이커 셔틀(Shuttle)이 CES에서 199달러짜리 리눅스 기반 데스크톱을 발표하면서 유사 제품들이 줄을 이었다.델은 지난 4월 전력 전력을 절감시켜주는 소형 데스크톱 ‘스튜디오 하이브리드’를 발표하며 과거의 영광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델은 비용절감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을 폐쇄하고 계획대로 인원 축소를 계속했다. 그 결과로 올초 성과가 있었지만 경기침체가 델을 덮치고 말았다. 델은 비용절감을 위해 연말에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시행하고 고용도 동결했다.반면 HP는 불황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직전에 ‘HP 미니 1000’ 시리즈 출하를 시작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다. 이익은 약간 감소했지만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9% 증가했다.내년에도 넷북은 PC업계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PC업계 전체의 이익률 감소가 점쳐지는 가운데 IDC는 미국 및 유럽에서 IT예산이 축소하고 소비자들도 가격에 민감해지면서 저가PC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