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위피 없인 '못살아'

일반입력 :2008/12/17 17:54    수정: 2009/01/04 22:51

이장혁 기자 기자

비록 위피 의무화가 해제되지만 앞으로도 국산 무선인터넷플랫폼 '위피'는 범용OS와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10일 방송통신위원회는 4년 간 지속되던 위피 탑재 의무화를 내년 4월 1일자로 해제하고 위피 탑재 여부를 시장 자율에 맡긴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는 위피가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꾸준히 국산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감을 보이기도 했다.

임성순 위피진흥협회장은 위피 탑재 의무화 해제가 자칫 위피 자체를 폐지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하며 위피는 앞으로도 국산 모바일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도 정부의 위피 정책이 곧 변화함에 따라 위피 플랫폼 및 글로벌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SKT·KTF·LGT, '위피' 당분간은 그대로 간다

내년 4월 위피 탑재 의무화가 해제되지만 이통3사는 앞으로도 위피를 꾸준히 이용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 트렌드가 범용OS를 기반으로 단말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단말의 대부분은 퀄컴 REX OS를 기반으로 한 위피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2007년 말까지 위피를 탑재해 출시한 단말 수가 180개 모델 2500만대 정도다. 그만큼 당장 위피 탑재 의무화가 해제되더라도 위피를 당분간은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KTF도 주로 국내 휴대폰 제조사 단말을 사용하고 있다. 즉, 퀄컴 REX OS를 기반으로 위피를 탑재한 폰이 대부분이다. 이러다보니 당장 위피를 포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최근 범용OS를 탑재한 고성능 단말이 대세가 된다고는 하는데 사실 사업자 입장에서는 기존 OS에 물려있는 서비스나 콘텐츠가 많아 당장은 바꾸기가 어려운 입장입니다. 새로운 범용OS를 기반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나 서비스 비용, 그리고 서버도 새로 구축해야 되기 때문에 당분간은 기존의 위피를 좀 더 고도화 시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지난 2007년 KTF는 범용OS 단말에도 대응하기 위해 심비안OS를 기반으로 한 위피 개발을 완료했다. 즉, 범용OS에 위피를 미들웨어로 탑재한 것이다.

LG텔레콤도 위피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오는 2012년 범용OS를 탑재한 휴대폰이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그 전까지는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위피 탑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용 OS에 따라 위피를 최적화해 서비스 호환성과 차별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입니다. 이 말은 OS가 어떤 것이든 공통의 위피를 탑재해야 기존 콘텐츠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고 앞으로 개발되는 콘텐츠나 서비스도 공통의 위피 플랫폼에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SK텔레콤도 그동안 위피 중심의 독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단말 성능이 발전하고 컨버전스 환경이 계속 진화하면서 PC와 같이 휴대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범용OS 시대가 열리겠지만 아직은 위피를 가져간다는 의견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분간은 위피를 주력 플랫폼으로 지속해나갈 것이며 향후 윈도우모바일 및 리눅스 기반의 범용OS 등 멀티플랫폼 단말 라인업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3사는 위피 탑재 의무화 해제에도 위피를 최대한 이용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문제는 범용OS 뿐 아니라 단말에 최적화 된 경쟁력 있는 해외 미들웨어의 국내 진출도 위피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물론 당분간은 위피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는 하지만 위피가 2.0을 넘어 앞으로 3.0, 4.0으로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진화하지 않는다면 위피 의무화 해제가 아닌 위피가 폐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도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