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보편 서비스로 시작한 지상파DMB에 최근 개통비를 받는 형태의 유료화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지상파DMB는 디지털TV에 이동성을 부여한 것으로, 무료보편서비스로 제공돼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무료로 서비스 중이다.지난 2005년 당시 서비스 출범 때에도 월 4,000원 가량의 이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으나, 결국 초기 정책 방향에 따라 무료 서비스로 결정됐다.지상파DMB 단말기는 현재 차량용과 휴대폰 겸용 등을 모두 합쳐 약 1,500만 대 정도 보급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가입자 기반의 서비스가 아니므로 정확히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차량용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휴대폰에도 지상파DMB 기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필수 기능으로 지목되고 있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도 지상파DMB를 시청하고 있는 승객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단시간 내 수많은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며 국내 모바일방송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는 지상파DMB는 비즈니스모델의 부재라는 큰 문제점을 안고 계속적인 경영난을 겪어왔다. ■1,500만 이용자 '빛 좋은 개살구'지상파DMB 이용자수는 약 1,500만명. 단순 계산으로 따졌을 때 전체 인구의 약 4분의1이 이용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광고료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이용자수가 큰 영향을 미친다. 이용자 1,500만명이라는 가입자수는 분명 호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지상파DMB는 다른 매체와는 달리 이동 중 잠깐 동안 시청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광고효과에 대한 광고주의 믿음이 부족하다. 지난 8월부터 시청률 조사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신뢰성 있는 데이터로 인정받고 광고효과에 대한 믿음이 자리 잡기 전까지 광고료 현실화가 쉽지 않다. 한국DMB 김민종 부장은 "매달 광고수익으로 1억원~1억5,000만원을 벌고 있지만 이 보다 서비스 유지비 등 나가는 돈이 더 많기 때문에 매월 4억원~5억원의 적자가 꾸준히 발생한다"고 토로했다.김 부장은 "지상파DMB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서는 광고주들이 워낙 보수적인 집단이고 매체가 검증된 후에 광고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향후에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1만원 안팎 개통비 받아야"…방통위 "12월 내 보고"현재 지상파DMB 업계에서는 개통비를 받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상파DMB가 처음에 무료보편서비스라는 대의명분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월이용료를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 따라서 월 1만원 내외의 개통비 징수가 현재로서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김민종 부장은 "초기 사업자 선정 당시 국책연구기관의 자료를 인용해 당시 방송위원회가 광고매출만으로 충분히 사업을 할 수 있다고 예측했는데, 실상 예측했던 것보다 단말기 보급대수는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밝혔다.개통비 징수안 자체에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이미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는 것에 유료화 모델을 대입했을 때 소비자들이 당장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알 수 없기 때문. 매달 가입자수도 지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김 부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월 1만원의 개통비를 낸다고 했을 때 휴대폰 교체주기를 약 2년으로 잡고 계산하면, 월 500원 정도의 이용료가 나온다"면서 "이 정도면 소비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 신상근 뉴미디어과장은 "지상파DMB 개통비 징수 방안에 대해 방통위의 입장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지금까지 지상파DMB 활성화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논의들이 있어왔던 만큼 이것들을 종합해 연내에 위원들께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