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결정'의 구결

전문가 칼럼입력 :2008/12/19 11:28    수정: 2009/01/05 00:55

이정규
이정규

세상에 상품을 살 때와 팔 때 만큼 입장이 달라지는 일이 없다. 팔 때는 많이 받고 싶고, 살 때는 적게 주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아담 스미스는 수요와 공급에 관한 평형을 유지하는 이러한 힘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표현하였고, 경제활동의 주요한 동력으로 판단했다.

상품이나 용역을 판매해야 하는 업체의 경우 자사 제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복잡한 가격결정이론을 경영자가가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경영자 입장에서 마케팅에서 제안하는 판매가격을 검토하고 승인할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관점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필자의 멘토는 가격결정시에 다음의 3가지 고려사항을 확인토록 조언했다. 1) 경쟁사 제품의 가격 2) 제품 제조 원가 그리고 3) 구매자가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값이다.

첫째, 경쟁사 제품의 가격은 크게 세가지 종류가 있다. 명목가격, 할인가격, 특별가격이다. 명목가격이라 하면 List Price라고 부르는 표준가격인데, 힘없는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할 때 붙이는 가격이 되겠다.

할인가격은 구매 물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가격인데, 대개는 유통 채널사와 같은 파트너 가격이 된다. 구매 물량이나, 매년의 실적이나 충성도에 따라 가격은 달라질 수 있는데, 선진업체는 이를 가치기반 가격정책(Value Based Pricing)이라 부른다.

기본원리는 파트너사가 제조업체 대신에 지불하는 재무적 가치를 할인률이나 할인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이다. 파트너사가 보유한 영업사원의 수와 제품에 대한 이해의 정도, 현금결제 여부 등이 이러한 가치기반 할인률의 변수가 된다. 파트너사가 영업사원을 할당하고, 교육 받게하고, 어음대신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 모두 재무적가치로 환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가격은 그야말로 정상적인 상거래가 아니, 특별계약조건으로 제시되는 가격이다. 대개의 경우 제조업체나 유통채널은 특별가격의 전제조건으로 구매자에게 대외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특별가격은 제조업체에게도 상거래 질서를 무너뜨리고, Win-Loss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상시적인 가격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자사 제품의 표준 가격을 결정할 때, 경쟁사의 특별가격은 고려대상이 될 수가 없다. 특별가격은 해당 거래별로 평가하고 의사결정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영자는 경쟁사의 명목가격과 할인가격을 제대로 벤치마킹 하였는지 확인하여야 한다.

두번째, 제품 제조원가를 고려함은 마진율을 정하기 위함이다. 대개의 경우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마진률과 하드웨어의 마진률은 달라져야 한다. 소프트웨어의 마진률이 50%라면, 하드웨어는 이의 4배 정도 되지 않으면 계속 사업을 유지할 수가 없다. 비즈니스모델이 물리적으로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직접 제조하는 경우와 수입하여 판매하는 경우의 마진율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대기업의 경우 기업활동을 세분화하여 재무적으로 접근하는 “활동기준 원가관리 기법(Activity Based Costing)”을 도입하곤 하는데, 이는 중소기업에서는 비용효과적이지 않은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중론이 있다.

세번째, 고객이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기대값이다. 이를 정의하려면, 먼저 목표 고객군의 특성을 분명히 하여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개 500불 이상과 이하의 제품에 접근 방법이 다르다.

미국의 상행위상 박리다매 제품(Commodity)과 가치지향 제품(Value Product)의 구분점이 500불 인데, 그 이유는 상법에서 계약서 없이도 보호받는 기준이 500불 이하이고, 혹자는 배우자의 승인 없이 살수 있는 가격대가 500불 이하라는 재미있는 의견도 있다. 경쟁사의 가격을 CP(Competitor Price)라 하고, 제조원가를 PC(Product Cost)라 하고, 고객의 기대값을 BP(Buying Price), 그리고 우리 회사제품의 가격을 PP(Product Price)을 라 명명할 때, 바람직한 가격 상황 중 하나는CP>BP>PP>PC 일 것이다.

비교를 위하여는 자사의 계획 가격을 100으로 정하고 CP, PC의 위치를 화살표 위에 포지션 시키는 툴을 사용하면 가격전략의 선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상기의 가격 변수가 시장 상황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경쟁사가 가격을 낮출 수도 있고, 고객 기대값이 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가격전략을 융통성 있게 접근하기 위하여는 오랜 경험과 규모의 경제, 시간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경주할 수 밖에 없다. @

필자 이정규 ㈜트란소노 대표이사는 정보관리기술사, 미국공인회계사로 IBM, 안철수연구소 상무, 안랩코코넛 대표이사 등 22년간 IT 산업에 종사하여온 IT 전문가이다. 블로그(blog.daum.net/ilovedominic)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정규 비즈니스 IT컬럼니스트

(현)사이냅소프트 경영혁신담당 중역. 경영정보학 박사, 정보관리기술사, 미국회계사. IBM, A보안솔루션회사 및 보안관제회사, 기술창업 스타트업, H그룹 계열사, 비영리 D재단, 감리법인 등에서 제조산업전문가, 영업대표, 사업부장, 영업본부장 및 컨설팅사업부장, 대표이사, 기술연구소장, 사무국장, 수석감리원을 역임했다. KAIST 기술경영대학원에서 겸임교수로 '벤처창업의 이론과 실제'를 가르쳤고, 국민대 겸임교수로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IT컨설팅'을 출강하고 있다. 저서로는 '동시병행설계', '딥스마트', '비즈니스 프로세스', '프로세스 거버넌스', '실전IT컨설팅' 등이 있다. 프로보노 홈피 deepsm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