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구글맵스' 흥행 성공할까?

일반입력 :2008/11/25 14:19

김태정 기자 기자

구글의 실사 웹지도 서비스 ‘구글맵스’가 한국에 상륙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야후, 파란이 이미 진출해 '별들의 전쟁' 구도가 형성된 국내 웹지도 시장에서 흥행파워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누구나 사업에 구글맵스 연동 가능

구글코리아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구글맵스 한국판 출시를 발표했다. 구글맵스는 160여개국에서 인기를 끄는 구글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중 하나다.

구글은 진작부터 한국에 구글맵스를 선보이려 했으나 보안관련 규정 때문에 차일피일 미뤄왔다. 구글은 결국 이례적으로 한국 정부와 국내 데이터 서버 이용을 약속하는 등 합의점을 찾은 뒤에야 구글맵스 한국판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구글이 구글맵스 한국판에서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바로 ‘오픈 API’다. 기업이나 개인들이 구글 지도를 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예를 들어 부동산 업체 사이트는 서울 지역 아파트 매물 정보를 사진과 함께 지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미 삼성에버랜드에서 운영하는 맛집 검색사이트 ‘비밀(BeMEAL)’과 태터네트워크재단 등이 구글맵스 API 활용 개발에 들어갔다.

지도 해상도는 주로 1m~50cm로 대형 건물과 도로 식별이 가능한 수준이며, 3대의 인공위성이 동원됐다. 해상도가 1m라는 것은 사진 픽셀 하나당 실제 거리가 1m라는 설명이다. 수치가 내려갈수록 해상도가 높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는 “내년도 한국내 입지 강화 전략에서 웹지도의 역할이 막대하다”며 “앞으로 다양한 사용자 피드백을 통해 서비스 질을 올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 해상도·서비스 등 차별점 부족

문제는 구글맵스의 한국 출시가 늦어지면서 빠르게 발전한 다른 포털들의 웹지도 서비스와 차별화 요소가 줄었다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딱히 신선한 특징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우선 구글이 구글맵스의 강점이라 내세운 오픈 API. 다음과 파란 등이 지난달부터 이미 웹지도에 도입한 서비스다. 다음은 자기네 카페나 블로그는 물론, 구글처럼 다른 사이트와 웹지도를 연동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고 파란도 마찬가지다.

해상도에서는 아예 체면을 구겼다. 다음과 파란의 실사 항공사진은 무려 25cm급 해상도를 자랑한다. 도로 위 큰 글씨 정도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구글은 가장 최근 쏘아 올린 ‘지오아이’ 위성에서 40cm 해상도 사진까지 찍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본격 서비스 전이다.

게다가 실제 길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스트리트뷰는 아직 한국판으로 준비하지 못한 것도 구글에게 부담이다. 이원진 대표는 “스트리트뷰의 한국 런칭을 적극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지난 1년간 차량과 전동스쿠터를 동원해 전국을 사진으로 담은 스트리트뷰를 곧 출시하는데, 해상도가 구글 보다 높다. 사진이 깨져 보이지 않는 범위에서 간판과 사람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파란은 한술 더 떠 길거리를 동영상으로 담았다. 캠코더로 찍은 길거리 영상을 웹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서울 일부지역과 대전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쯤 되면 웹지도를 찾는 사용자 시선은 토종 포털로 향할 공산이 커 보인다. 하지만 구글은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 서비스는 아직 보강 여지가 많고 글로벌에서 갈고 닦은 노하우도 힘을 발휘할 것임을 강조한다.

조원규 구글 연구센터 총괄사장은 “앞으로 구글맵스를 한국 실정에 맞게 다듬으면서 서비스 다양화를 모색할 것”이라며 특히 오픈 API 활용 범위가 국내 포털과 달리 글로벌에 걸쳐 있는 것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포털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웹지도 시장을 놓고 벌이는 구글과 국내 업체간 경쟁이 어디까지 흥행을 이어갈지 기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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