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한국 인터넷 업계를 향해 ‘오픈소셜’에 참여할 것을 호소했다.
17일 구글코리아는 다음커뮤니케이션, 파란, 넥슨 등 국내 업체 관계자 및 개발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역삼동 사무실서 오픈플랫폼 홍보 행사를 열고 국내 오픈소셜 생태계 확산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 오픈소셜로 애플리케이션 공유
구글이 말하는 오픈소셜이란 여러 사이트가 함께 오픈플랫폼을 적용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렇게 되면 A란 사이트용으로 만든 애플리케이션을 B에서도 돌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카페에서 쓰던 음악재생기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도 적용할 수 있게 된다.
구글은 2007년 11일 오픈소셜을 출시했고 아직까지는 순항하고 있다. 오픈소셜 회원사끼리는 서로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평이다. 마이스페이스와 아이라이크, 그리고 토종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 파란 등이 오픈소셜에 참여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뿐이 아니다. 오픈소셜 회원사끼리는 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다. 구글 본사에서 신규전략팀을 담당하는 미키 김 매니저는 “필요에 따라 전세계 오픈소셜 회원사끼리 콘텐츠를 공유하는 파격적인 작업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개발자들 역시 오픈소셜를 통해 혜택을 입을 수 있다. 여러 사이트 특성에 맞게 일일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한국도 오픈소셜 바람 불 것”
그렇다면 한국에서도 오픈소셜 바람이 불 수 있을까. 다음과 파란 등이 참여하기는 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국내 웹 환경이 아직 ‘개방’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김 매니저도 “미국에서도 한국은 오픈소셜이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구글은 한국에 오픈소셜을 정착시키기로 방침을 세웠다. 세계적인 웹 기류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뒷날 한국 인터넷이 ‘고립된 섬’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구글의 아시아 사업에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김 매니저도 직접 여러 토종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오픈소셜을 알리고 있고, 희망도 보았다고 한다.
김 매니저는 “의외로 한국 개발자들은 오픈소셜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았다”며 “이들의 의지가 기업 임원들의 마인드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초에는 국내 한 대형 인터넷 회사가 구글코리아 측에 오픈소셜에 참여할 뜻을 밝혀오기도 했다고 한다. 구글코리아는 올해말까지 몇 개 업체가 더 오픈소셜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매니저는 특히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를 직접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김 매니저는 “한국 소셜네트워크 발전을 위해 싸이월드의 참여는 꼭 필요해 보인다”며 “싸이월드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본 결과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 “페이스북 압박 의도 없다”
이번 행사에서는 구글이 오픈소셜을 주도하는 목적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란 지적도 나왔다. 이는 구글이 오픈소셜을 발표할 때부터 붙어 다닌 꼬리표다.
이에 대해 김 매니저는 ‘결코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픈소셜은 상업적인 전략이 아니라는 것도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오픈소셜은 구글 혼자만의 모델도 아니고 광고를 붙여 돈을 벌 생각도 절대 없다”며 “보다 넓은 웹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글의 대승적인 사업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페이스북은 여전히 독자적인 플랫폼을 고수, 오픈소셜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우선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김 매니저는 “오픈소셜을 지지하고 있지만 철학이 다르다고 페이스북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며 “한국의 네이버를 비롯해 독자 플랫폼을 가진 포털들과의 의견 교류도 언제든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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