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달 동안 네할렘(Nehalem)으로 알려져 있는 인텔의 데스크톱 프로세서 신제품 코어 i7에 관한 프리뷰와 관련 기사가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인텔의 칩 신제품과 이 칩이 장착된 플랫폼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리뷰 제품으로는 코어 i7 제품군의 상징성을 감안해 이 CPU의 최고 사양인 999달러짜리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CPU를 선정했다.
코어 i7 제품군의 시작 가격은 284달러로 이달 말 3종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인 3종의 칩은 새로운 칩셋을 장착해야 하므로 초기에는 상당히 고가의 마더보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마더보드 가격이 어느 정도 하락하기 전까지는 일반 사용자들이 코어 i7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울 듯싶다.
그러나 예산이 충분하고 무엇보다 성능을 중시하는 사용자라면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이 제품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코어 i7은 아키텍처가 전면적으로 변경됐기 때문에 칩과 마더보드간에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연결 디자인을 필요로 한다.
인텔이 펜티엄4 이후로는 LGA775(Land Grid Array)를 주력으로 내세운 탓에 이번 신제품의 변화는 전처럼 소폭이 아니다.
인텔의 새 소켓 디자인인 LGA1366에서는 인텔의 기존 CPU를 사용할 수 없고, 코어 i7은 기존 스타일 마더보드에서 동작하지도 않는다.
이번에 선보인 새 소켓 디자인과 달리 칩셋 신제품은 업데이트된 인텔 CPU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인텔이 가장 최근 개별적으로 발표한 익스트림 에디션 칩 3종은 자체 개발한 새로운 마더보드 회로를 필요로 하며, 코어 i7도 마찬가지다.
코어 i7을 지원하는 X58 칩셋은 극소수의 고성능 보드에만 장착될 예정이다.
이번 리뷰는 인텔 익스트림 마더보드 DX58SO 보드에서 수행되었으며, 아수스의 신제품인 X58 보드에 대해서는 이미 리뷰가 다뤄졌다. 기가비트, MSI 및 인텔의 다른 보드 협력업체들이 X58 보드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대는 300달러 내외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코어 i7은 인텔이 대량생산이 가능한 코어 i7 호환가능 칩셋을 선보이기 전까지는 매니아 층에서만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 더 빨라진 메모리 액세스
인텔의 대폭적인 플랫폼 전환은 부분적으로는 인텔 CPU 아키텍처의 기본 설계 변경과 관련이 있다.
오랫동안 무성했던 소문대로 인텔은 최종적으로 코어 i7 CPU에 통합 메모리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이는 CPU가 시스템 메모리와 통신을 하기 전에 마더보드의 개별 컨트롤러와 통신하지 않고도 시스템 RAM에서 직접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MD는 애슬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처음 공개할 때부터 이러한 통합 컨트롤러 전략을 채택해 인텔 펜티엄D CPU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후 인텔은 AMD보다 뛰어난 디자인을 선보이며 AMD에 대한 성능 우위를 회복했으며, 이번에 코어 i7에 온칩 메모리 컨트롤러를 추가함으로써 AMD를 멀찌감치 따돌려 버렸다.
이 지점에서 앞으로 더 복잡해질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이번에 선보인 메모리 컨트롤러가 RAM과 3가지 채널로 통신한다는 점이다.
이는 2개 또는 4개의 메모리 스틱을 갖고 있는 대부분의 데스크톱 구성과 달리 코어 i7 시스템이 3가지 통신 채널을 이용할 수 있는 메모리 스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텔은 새로운 X58 플랫폼을 사용하는 고성능 PC가 3GB, 6GB, 12GB으로 구성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로 인해 이번 리뷰 시스템으로도 3GB RAM(테스트 제품은 1GB RAM 2개, 2GB RAM 1개로 총 4GB로 구성)만 제공했다.
또 X58은 다행히도 지난 1년 동안 가격이 상당히 하락한 DDR3 RAM만을 지원할 예정이다.
◆ 4코어, 때로는 8코어로도
최근 몇 년 동안 인텔의 칩 디자인에 관심을 기울인 사람이라면 ‘하이퍼쓰레딩(HyperThreading)’이란 개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기술로 인텔은 기존의 듀얼코어 펜티엄4 칩 상단에서 더 많은 프로세싱 쓰레드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었다.
코어2 제품군이 출시되면서 이 전략은 폐기됐지만 인텔은 코어 i7에서 이 전략으로 회귀했으며, 윈도우 시스템 성능 스크린에서 8개의 프로세싱 쓰레드를 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몇 가지 프로그램이 하이퍼쓰레딩의 이점을 누릴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신뢰성과 실제로 수많은 쓰레드를 지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코어 i7은 궁극적으로 단일 CPU에서 8개의 코어를 요구하거나 하이퍼쓰레딩으로 16개의 프로세싱 스트림을 요구하겠지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된 바가 없다.
이 정도로 많은 성능을 필요로 한다면 충분히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겠지만 그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멀티그래픽 불가지론
코어 i7/X58의 또 다른 중대 변화는 그래픽 카드와 연관된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인텔의 스컬트레일(Skulltrail) 플랫폼이 두 표준을 모두 지원하지만 이 보드의 가치를 부각시켜주는 특화된 인텔의 CPU는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고가였다.
물론 X58 칩셋을 사용한다면 고가의 마더보드가 필요하지만 코어 i7 칩이 장착된 보드는 300 달러 이하에 구매할 수 있다.
코어 2 익스트림 QX9775 스컬트레일 CPU의 시작 가격은 1,500달러다. 이러한 유연성이 확보된 덕에 3D 카드 업체들은 더 이상 도매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없어 현재 그래픽 카드를 사용하는 게이머들이 이 소식을 가장 반가워할 듯하다.
이번 코어 i7 리뷰에서는 SLI와 크로스파이어(CrossFire) 설정을 모두 테스트했으며, 두 가지 설정 모두 일반적인 상황과 마찬가지로 하드웨어와 적절한 그래픽 드라이버 소프트웨어 설치만을 필요로 했을 뿐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성능 측면에서 AMD는 호환성과 다양한 PC 게임에서 자사 카드의 프레임율을 향상시켜주는 소위 ‘핫픽스(hot-fix)’ 드라이버를 선보였다.
이는 AMD의 소프트웨어가 X58에서는 몇 가지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비디아가 이러한 사실(엔비디아의 베타 드라이버는 작동에 문제가 없음)을 굳이 감추려 하고 있지는 않으나 이번 리뷰를 수행하면서 고가의 코어 i7 게임용 데스크톱 3종 모두가 멀티카드 AMD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 더 빨라진 경로
코어 i7의 중대 변화 중 마지막으로 언급할 한 가지는 인텔의 퀵패스 인터커넥트(QPI)가 장착됐다는 점이다.
이는 CPU와 칩셋간 AMD 하이퍼트랜스포트 인터페이스의 인텔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용 QPI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텔이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을 비익스트림 코어 i7 칩과 구분하기 위해 다른 종류의 QPI 등급을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초당 GT(Gigatransfer, 데이터 전송 100만건)는 익스트림 에디션이 6.4GT/초, 비익스트림 버전이 4.8GT/초밖에 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속도 이점에 더해 인텔은 익스트림 버전에 잠금장치가 없는 클럭 멀티플라이어도 함께 제공한다.
이는 오버클럭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표준 코어 i7은 초기 출시 속도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 성능
장기적인 관점에서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을 보기 위해 이 제품을 1년여 전 출시된 코어 2 익스트림 QX9650과 비교했다.
코어 i7은 더 빨라진 클럭 속도와 기존 칩보다 4배나 더 큰 4개의 코어를 공유하는 L3 캐쉬를 자랑한다.
이 플랫폼은 프론트 사이드 버스의 필요성을 대체하는 코어 i7의 통합 RAM 컨트롤러로 각각이 다른 양상을 보이므로 제품의 사양만으로 전체적인 성능을 알기는 어렵다. 다음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 멀티미디어 멀티태스킹 테스트(단위: 초)
(수치가 낮을수록 더 나은 성능을 나타냄)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95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109
※ 애플 아이튠즈 인코딩 테스트(단위: 초)
(수치가 낮을수루고 더 나은 성능을 나타냄)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117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122
※ 어도비 포토샵 CS3 테스트(단위: 초)
(수치가 낮을수록 더 나은 성능을 나타냄)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74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84
※ 시네벤치10(수치가 클수록 더 나은 성능을 나타냄)
(1)멀티 CPU 렌더링 (2)싱글 CPU 렌더링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1)19,434 (2)4,443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1)13,192 (2)3,707
※ CPU-제한 파크라이(FarCry)2
(1,024 x 768, 저품질, AA/AF 없음)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176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154
※전력 소모(수치가 낮을수록 더 나은 성능을 나타냄)
(1)로딩시 (2)비로딩시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 (1)328 (2)201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 (1)335 (2)201
코어 i7 칩은 모든 테스트에서 QX9650보다 빠른 성능을 자랑했으나 그 중에서도 시네벤치 멀티코어 테스트와 인텔의 CPU 신제품이 상당한 정도의 성능 이점을 보인 파크라이(Far Cry)2 벤치마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게이머들과 디지털 미디어 편집자라면 코어 i7이 기대치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할 것이다. 테스트 결과 이러한 기대치는 충분히 입증되었다.
코어2 익스트림 QX9650이 처음에는 인텔의 X48 칩셋을 사용하는 1,500달러짜리 코어2 익스트림 QX9770보다 성능이 우수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시간적 제약으로 인해 이 CPU를 직접 테스트하지는 못했으나 PC월드 그리스의 초기 테스트 결과를 보면 코어 i7은 이 칩셋과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이번 리뷰가 기사화될 즈음에는 코어 i7 제품군 전체에 대한 리뷰가 많은 웹사이트를 도배하다시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CPU를 새로 장만할 계획이라면 가능한 많은 리뷰 기사를 읽고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후에 구매를 결정하기 바란다. CPU 하나에 999 달러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 그 정도 신중함은 보여야 하지 않을까.
□ 시스템 구성
인텔 코어 i7-965 익스트림 에디션:윈도우 비스타 얼티미트 64-비트; 인텔 DX58SO 마더보드 4GB 킹스톤 1,066MHz DDR3 SDRAM; 1GB 엔비디아 지포스 GTX 280 그래픽 카드; 74GB 웨스턴디지탈 10,000rpm 하드 드라이브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650:윈도우 비스타 얼티미트 64-비트; ASUS 맥시머스 포뮬라 스페셜 에디션 마더보드; 4GB 800MHz DDR2 SDRAM; 1GB 엔비디아 지포스 GTX 280; 74GB 웨스턴디지탈 10,000rpm 하드 드라이브
◆ 전력 소모
전력 소모 테스트 결과 CPU가 별다른 작동을 하지 않을 때나 작업을 진행중일 때나 거의 정확히 동일한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각의 칩이 동일한 45 나노미터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유사한 클럭 속도로 동작하며, 거의 동일한 수의 트랜지스터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에 새 칩에 별다른 이점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인텔의 관행을 보면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과 마찬가지로 신제품을 출시하는 바로 그 시점에 더욱 효율적인 칩 디자인을 포함시켜 전력 효율성을 배가시켜왔다.
코어 i7-965 익스트림은 더 많은 작업을 수행하더라도 더 적은 수의 트랜지스터와 기존의 코어 2 익스트림 칩보다 더 빠른 클럭 속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전력 소모량이 향상됐을 수 있다.
그러나 인텔의 새 프로세서로 시스템을 구성할 계획이라면 상대적으로 견고한 전원장치가 필요하다는 점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 특히 멀티 그래픽 카드와 하드 드라이브를 추가할 계획이라면 이는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CNET 평점: 8.7/10
장점: 최고 속도의 고성능 데스크톱 CPU, 두 그래픽 카드 벤더의 멀티카드 기술을 지원하는 호환 가능한 마더보드
단점: 고가의 새 마더보드 구입 필수, 최대의 효과를 위해 3개의 메모리스틱을 필요로 하는 칩셋
총평: 인텔이 이번에 선보인 코어 i7 데스크톱 프로세서는 고가의 마더보드를 필요로 한다는 점 때문에 내년 말경 이를 보완하는 하드웨어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매니아 및 전문가용으로만 머무를 듯하다. 그러나 속도만은 최고 수준이므로 지금 당장 이 제품을 구매한다면 세계 최고의 속도를 자랑하는 CPU를 갖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