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서초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다음주부터 본격 '강남시대'를 연다.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삼성그룹 서초동 신사옥은 총 3개의 고층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삼성타운'이라고 불리게 됐다.연면적 38만9,000여㎡에 총 2만여명을 수용할 삼성타운은 A동(35층) B동(32층), C동(43층)의 세 개 건물로 구성됐다. A동에는 삼성중공업, 삼성경제연구소, 삼성에버랜드, 삼성사회봉사단, 삼성토탈 등이 B동에는 삼성물산이, C동에는 삼성전자, 삼성코닝정밀유리,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삼성증권 등 계열 금융사를 제외한 제조업 기반의 계열사들이 세 건물에 걸쳐 한자리에 모이면서 그야말로 강남의 알짜배기 땅에 삼성만의 공화국을 완벽히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오는 17일 삼성타운 오픈에 맞춰 그 이전에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13일과 14일 대거 이사를 계획 중이다. 태평로의 삼성본관은 리모델링 후 계열사 등에 임대할 계획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리모델링 후 계열사나 타업체에 임대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태평로 삼성 본관에는 삼성전자나 전략기획실 등이 위치 삼성그룹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곳으로 지난 30여년 동안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 낸 곳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자산기준 재계 순위에서 삼성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144조4,000억원을 기록, 1위를 달렸다. 90년대 말 우리나라 전체가 IMF 외환위기로 휘청거릴 때 삼성그룹이 짧은 시간에 구조조정을 완료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것은 지난 93년부터 이건희 전 회장이 '신경영'이라는 개혁 작업을 구준히 진행해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93년부터 주력 업종을 전자, 금융, 무역, 서비스 등 3~4개로 압축하고 계열사를 정리했으며 적자사업이나 비주력사업은 과감하게 매각했다. 지난해 비자금 사건으로 이건희 회장이 물러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지만, 그룹의 심장인 삼성전자는 경기악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지난 3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원대를 기록하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