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메인프레임을 쓰는 고객을 유닉스로 전환하도록 하는 이른바 '다운사이징' 프로젝트에 주력해왔던 한국HP가 내년에도 메인프레임에 대한 공세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제 다운사이징을 할만한 기업들은 거의 다했다'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메인프레임의 맹주' 한국IBM을 상대로 어느정도 성과를 뽑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IBM의 국내 메인프레임 고객수는 현재 약 40개 정도다. 5~6개 메인프레임 고객, 유닉스로 전환기대 한국HP는 2009년 핵심 IT인프라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바꾸는 고객수는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해 프로젝트가 주춤할 가능성은 있지만 그래도 5~6개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는게 한국HP 설명.한국HP 관계자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촉하는 고객들이 꽤 있다"면서 "HP이든 아니면 다른 업체 유닉스로 바꾸든 5~6개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한국HP는 그동안 메인프레임을 쓰는 고객들이 유닉스로 바꾸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해왔다. HP 유닉스로 바꾸지 않더라도 IBM의 핵심 '캐시카우'인 메인프레임을 제거하면 IBM에 돌아가는 몫이 그만큼 줄기 때문에 전체 경쟁 판도를 유리하게 바꾸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드웨어와 SW 그리고 서비스 전반에 걸쳐 한국IBM과 직접 경쟁하는 한국HP로선 메인프레임 시장 자체를 없애는게 여러모로 낫다는 논리다.한국HP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은 메인프레임에서 IBM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했다"면서 "HP는 매출을 못올렸지만 전체 경쟁 판도 관점에서 보면 유리한 사례였다"고 말했다.한국HP는 2005년부터 진행한 다운사이징 프로젝트로 인해 메인프레임을 쓰던 36개의 고객이 유닉스로 전환했고, 이중 25개에 HP 유닉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고객중 10개는 한국IBM 유닉스 시스템이, 1개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서버가 투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IBM의 메인프레임 확장 전략과 정면 충돌 메인프레임의 영토를 계속해서 파고들겠다는 한국HP의 전략은 메인프레임 생태계 확산 전략을 추진중인 한국IBM과의 거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한국IBM은 1~2년전부터 유닉스나 x86서버를 쓰던 고객들이 메인프레임으로 시스템을 통합하도록 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을 꾸준히 접촉해왔다. 올초 x86서버 1천500대 용량을 메인프레임 한대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z10 엔터프라이즈 클래스'(z10 EC)를 내놨고 지난달에는 z10 EC 경량 버전인 베이비(baby) 메인프레임 '시스템z10 비즈니스 클래스'(z10 BC)도 선보이는 등 고성능 유닉스 시스템에 대한 전방위 공세에 속도를 내고 있다.한국IBM은 지난 18개월간 전세계적으로 150개의 신규 메인프레임 고객을 확보한 만큼 국내서도 분위기 반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아직까지 성공 사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한국IBM의 박영민 시스템z 사업 담당 상무는 "올해 히타치 메인프레임 쓰던 금호생명이 시스템z9 BC를 도입했고 HP나 썬마이크로시스템즈 유닉스 서버, NT서버를 쓰는 몇몇 고객들이 현재 시스템z 도입을 검토중에 있다"면서 "올해말이나 내년초에는 입찰제안요청서(RFP)가 나올 것이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