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과 친구들’의 야후 침투 목적은?

일반입력 :2008/08/03 15:24

김태정 기자 기자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이 자신의 충복 2명과 야후 이사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월가는 아이칸이 야후 안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야후는 지난 1일 주주총회서 아이칸과 그가 추천한 2명의 인사에게 이사회 자리를 내주기로 했다. 대신 아이칸은 야후와 위임장 대결을 접고 제리 양 CEO를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퇴진 압박도 철회했다.

◇사진설명 : 극적으로 화해한 제리 양 야후 CEO(왼쪽)와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그렇다면 아이칸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그는 모두의 미래를 위한 것이란 입장을 내놨지만 월가에서는 야후를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기기 위한 작업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씨넷뉴스는 MS의 야후 인수전에 깊숙이 관여한 변호사의 말을 인용 “아이칸이 야후 내에서 MS와의 재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실제 아이칸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MS의 야후 인수전에서 거간꾼 역할을 충실히 했다. 한때는 야후를 인수하면 검색 부분은 MS에 넘기고 소셜네트워크는 자신이 갖는다는 계획도 세웠었다.

하지만 제리 양 CEO가 자신에게 계속 저항하고 이사회를 장악할 지원군도 부족하자 한발 물러서 야후와 일단 화해하는 패를 뽑아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 아이칸이 확보한 야후 지분은 약 5% 정도. 제리 양 CEO는 공동 창업자인 데이빗 파일로와 함께 지분 10%를 갖고 있지만 안심할 처지는 아니다. 올해 초 아이칸은 단 6%의 지분으로 모토로라에서 애드 젠더 CEO의 책상을 빼버리는 등 '막강' 전투력을 과시했다.

소액 주주들의 여론도 야후 경영진에게 불안 요소다. MS의 인수 선언으로 한때 29달러까지 올랐던 야후 주가는 8월 초 현재 19달러 정도로 추락했다. 때문에 주주들의 원성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때 제리 양 CEO를 ‘MS와의 협상테이블로 돌아가라’며 공격했던 주주들은 일단 진정된 모습이지만 불만의 불씨는 살아있다.

이번 주총에서도 야후의 유명 주주인 에릭 잭슨이 제리 양 CEO를 두고 “MS와의 협상을 결렬시켜 주가 하락을 일으킨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며 맹비난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칸은 야후에서 어떤 포즈를 취할까. '제2차 야후 내홍'의 도화선이 될까 아니면 제리 양 CEO와의 런닝메이트로 만족할까?

야후와 MS, 아이칸이 만들 복잡한 함수 관계는 인터넷 업계에서 여전히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