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TF 합병, '시간 문제'

일반입력 :2008/07/27 16:36

김효정 기자 기자

바야흐로 컨버전스의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IPTV를 중심으로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미디어와 IT시장의 일대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통신사들 역시 융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융합은 기존의 주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던 유선전화에서 벗어나 이동전화, IPTV,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모든 통신서비스를 결합상품으로 아우르고 있다. 또한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통신사 간의 합병도 진행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올초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합병이다. 이동통신시장 매출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지배적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유선망이 없었던 SKT는 미래 융합 환경을 대비해 유선사업자인 하나로텔을 합병했다. SKT의 이러한 움직임에 KT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KT는 핵심 사업부문인 유선전화 매출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반면, 이동전화에 이어 유선전화의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터넷전화로 인해 얼마 전 매출목표를 하향조정하기까지 했다.또한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 KT의 시장점유율이 50%(매출액 48.4%, 가입자 44.1%)에 못미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약관 인가대상 사업자로 재선정했다. 이는 KT가 여전히 시장지배적사업자로 결합상품에 있어 KT의 쏠림현상 제약하기 위해서다. 이제 KT가 승부를 걸어야 할 분야는 역시 융합서비스다. 방통위에서 우려했듯이 전국적인 유선망 설비를 갖추고 있는 KT는 결합상품 출시에 있어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아직은 불분명한 IPTV 사업 향방과 더불어, 하락하고 있는 매출상황을 고려해 효율적인 유통망 관리와 수익성 창출을 위해 이동통신 계열사인 KTF와의 합병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제 KT와 KTF의 합병은 할지 안할지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컨버전스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합병은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말했다. ■KT-KTF 합병, "시내망 분리는 논의 대상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KTF와의 합병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또한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시장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조정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주가에 밀접하게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신중한 것도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지배적사업자의 합병에 있어 경쟁제한요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는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즉 정부의 합병인가와 인가 시 경쟁제한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KT-KTF 합병의 경쟁제한 요소로 '시내망 분리'가 거론되고 있다. 이는 KT가 IPTV 사업을 추진하면서 겪었던 케이블TV와 인터넷기업들의 'IPTV 자회사 분리' 요구와 마찬가지로 KT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지난 25일 KT의 2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KTF와의 합병에 따른 시내망 분리에 대한 KT의 단호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한 증권 애널리스트가 'KTF와 합병 추진시 점유율 90% 이상의 유선전화 시내망 분리를 요구할 경우에도 추진하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KT의 맹수호 CFO는 "합병에 대해 어떠한 대답도 할 수 없지만, 현재 여러 가지 대체망이 있고 후발사업자나 케이블TV사업자 모두 자가망을 구축해 8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있다. 때문에 시내망을 통한 지배력 전이 주장은 (합병에 있어)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실적발표에서 KT는 지난 2분기 동안 성장사업의 기반인 초고속인터넷과 IPTV(메가TV) 가입자 확대에 주력하는 한편 전화, PCS 등 기존 고객기반을 유지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타사의 저가형 인터넷전화(VoIP)에 대응하는 한편, 올 8월부터 영상통화와 부가서비스가 제공되는 SoIP(Service over IP)를 출시함으로써 인터넷전화시장의 고급화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KTF와 다양한 결합상품 라인업 내놓아 소비자 라인업 넓혀 지난 2분기 말 현재 전체 초고속인터넷(메가패스) 가입자의 64%가 이동전화나 메가TV 결합상품 가입자라고 설명했다. 맹수호 CFO는 "메가패스에 쇼 단말기를 결합한 상품은 가입자 유인 효과가 대단히 높고 장기적으로 마케팅 비용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트렌드는 결합과 융합이며 하반기에는 그룹 차원의 번들링 경쟁 등에 대비해 신속한 대응체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 SoIP(Service over IP) : VoIP와 달리 음성통화를 넘어 각종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IP망 기반의 포괄적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