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북미의 LCD TV 시장은 삼성전자·소니·비지오가 각각 13%대의 점유율로 혼전을 빚고 있는 양상이다. 삼성의 점유율이 13.9%, 소니가 13.7%, 비지오는 13.5%로 1~2위, 2~3위의 차이가 각각 0.2%밖에 안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3사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비지오의 행적이다. 비지오는 지난해 여름에는 북미 LCD TV 시장에서 1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지난 연말에는 3위로 떨어지는 비운을 맞았다.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최신 자료를 보면 비지오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삼성과 소니를 위협하고 있다.미국의 경기가 침체하면서 소비자들은 보다 저가의 가전제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비지오는 주로 회원제 매장이나 월마트 등의 할인 중심 판매망을 확보해 타사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 또 10억달러 이상의 비용이 드는 패널 제조공장 건설 및 유지를 하지 않음으로써 경비를 절감하고 있다. 대신 비지오는 제조공장을 보유한 타업체에서 액정 패널을 구입하는 방식을 이용한다.소니와 삼성전자 역시 액정 TV 가격 경쟁에 동참, 비지오의 가격 공세에 반격하고 있다. 하지만 비지오의 수준만큼 내릴 순 없는 처지다. 3강에 들지 못한 다른 업체는 아예 북미시장에서 철수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필립스는 비지오의 저가격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북미에서는 액정 TV의 제조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지오를 비롯 액정 TV 업계의 앞날은 밝지 않다.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1분기 북미시장의 액정 TV 출하대수는 560만대로 작년 4분기의 796만대보다 저조하다고 밝혔다. 원래 이 업계는 1분기에 어려움을 겪는 편이지만, 2분기도 별다른 기대를 모으지 못하고 있다.아이서플라이는 북미시장의 올해 LCD TV 총출하대수를 전년대비 26.6% 증가한 2천740만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수치는 2007년에 기록한 전년대비 88.8% 증가, 2006년에 기록한 전년대비 92.6% 증가의 성장세에 비하면 꽤 커다란 후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