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 국내 대표 브랜드 옙(YEPP)에 대한 삼성의 연출력이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용한 야심작 P2에 특별한 소장 가치를 부여한 한정판을 출시했는데, 그 소장 가치의 가늠자에 해당하는 디자인이 다름 아닌 2030의 심벌인 가수 ‘서태지’이였기 때문.
남성그룹 동방신기를 내세우며 십대에 집중했던 타겟팅 전략과 달리 20~30대 이상의 감성과 구매력을 겨냥한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은 1만대 한정판으로 판매되는데 뒷면에 서태지의 친필 사인이 인쇄돼 있어 적어도 서태지 팬들에게 있어서는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서태지 데뷔 15주년을 기념해 전략적인 한정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은 ‘Yo! P2 Special edition’ 이라는 친근한 느낌의 서태지 친필 사인은 물론 서태지 기념앨범 음원과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기본으로 내장했다.
또 서태지가 직접 세팅한 이퀄라이저(서태지 모드)까지 포함하고 있어 서태지 콘텐츠와 기능성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글씨체와 인터페이스 역시 서태지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줘 여타의 한정판과 다른 충실함까지 엿보인다.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의 제품 구성은 P2 본체에 블루투스 헤드셋 또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패키지 선택형이다.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은 앞서 언급한 서태지 모드 이퀄라이저와 글씨체, 인터페이스 등이 추가됐지만 기존 YP-P2와 비교했을 때 기능성 측면에서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하지만 ‘하여가’, '컴백홈(Come Back Home)', ‘울트라맨이야’ 등 서태지의 주옥 같은 명곡 14곡과 데뷔 시절 모습이 그대로 수록된 ‘난 알아요’ 뮤직비디오를 포함한 8개의 동영상 콘텐츠가 담겨있어 기능성 이상의 가치를 맛 볼 수 있다.
게다가 SMS(삼성 멀티미디어 스튜디오)를 통해 내장 콘텐츠는 물론 공연 실황 등의 서태지 관련 콘텐츠를 1년간 무료 다운로드 할 수 있어 서비스 품질 역시 기대 이상이다.
다만 이번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태지란 특별한 옷을 입은 P2가 과연 그에 걸맞는 완성도를 보여주었는가?'이다.
과거 애플 아이팟이 U2를 입었을 때, 소비자들은 걸출한 브랜드에 대한 시너지를 의심하지 않았다.
허나 P2는 출시 당시 거론된 터치스크린의 감도 및 직관성, 반응 속도 등의 부족함을 서태지란 특별한 옷으로 가린 것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 P2 출시 당시 초기 모델과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은 디자인, 기능성, 한정판 구성에 따른 가격 변동성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기능성 측면에서)크게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
특히 메뉴 디자인에서 코스모스 스타일에선 반응 속도와 원하지 않은 메뉴가 선택되는 등의 개선점이 여전해 아쉽다.
각 메뉴 선택에서도 더블 터치를 꼭 필요로 하는 번거로움과 화면의 자동 피벗이나 홈 메뉴 및 사용자 설정 메뉴로의 이동 키 부재 역시 아이팟 터치 등의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열세다.
하지만 초창기 모델에 비해 개선된 상하 터치 콘트롤(볼륨 조절 시) 감도는 인정할 만하다. 볼륨 키 감 개선에도 가산점을 줄만하나 홀드 키의 애매한 사용법은 아쉽다.
P2 서태지 스페셜 에디션, 국내 대중가요의 거장으로 기억되는 서태지 브랜드의 옷을 입은 매력적인 제품이다. 그리고 P2가 음악을 듣는 MP3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톱 스타 가수 브랜드와의 결합은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한마디로 서태지라는 브랜드 덕분에 몇 안 되는 한정판 이후에도 소위 많이 팔릴 수 있는 튼튼한 날개(브랜드 이미지)를 단 제품으로 재탄생 한 것이다.
‘옷이 날개’라 할지라도 소비자들의 소장 가치를 보장하는 제품이라면 멋있는 타이틀이나 현란한 포장 재질이 아닌 감동스러운 손맛(사용 감)에 좀더 신경을 기울였으면 좋았을 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