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의 정보 공개 요청 수용 여부 논란 가열

일반입력 :2007/10/24 11:35

Declan McCullagh

새롭게 통과된 상원 법안에 의해 앞으로 전화 통신 업체뿐 아니라 이메일 제공업체, 검색 엔진, 인터넷 서비스 제공 업체 및 인스턴트 메시징 업체 등도 미 국가안전보장국(NSA)에 정보를 제공한 것은 면죄부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미 상원 위원회는 지난 18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새로운 법안을 13대 2로 통과, 상원 의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법안은 민주당, 공화당 의원들 모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이번 법안은 현재 하원에 상정되어 있는 복원법(Restore Act)보다 허용 범위를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한 업그레이드판이라 볼 수 있다. 복원법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제공 업체"라는 명칭에 국한되는 기업들만 면죄부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다. 부시 대통령의 압력으로 현재 복원법에 대한 표결은 연기된 상태.상원 법안은 웹사이트, 이메일 제공업체 등 훨씬 광범위한 범위의 기업들을 모두 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의 면죄부 허용 범위가 곧 NSA의 정보 수집 능력의 범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자프라이버시 정보 센터장 마크 로텐버그는 밝혔다. 사실 구글, 야후, AOL,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대형 정보 통신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덜한 중소 업체들이 NSA에 협조했다는 혐의로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만약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들 또한 면죄부 지급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미 최대 입법 기관의 보호를 받는 기업들이 더 이상 국가 안보 관련 일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 끌려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정보 위원회 위원장이자 이번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민주당원 중 하나인 존 록펠러 의원은 밝혔다. "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은 기업이 아닌 정부에서 져야 한다. 정보 요청시에는 항상 법적인 안정성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하며, 문제가 생기더라도 반드시 그에 따른 문제는 정부가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소급 적용의 필요성 대두2001년 9월11일 이후 AT&T를 비롯한 몇몇 대기업들이 미 정보 당국에 협조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관련 기업들은 다양한 민사 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이들 소송이 재개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제9회 샌프란시스코 순회 항소 법원에서 결정할 예정이다.부시 대통령은 면죄부에 대한 소급 적용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주관부처인 법무부 또한 현재 상원에 상정되어 있는 이 법안을 부분적으로 승인한 상태. 물론 완벽한 법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인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이번 법안은 상당히 잘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상원 정보 위원회가 이번 법안에 들인 노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대변인 딘 보이드는 말했다. "특히 책임 소재 관련 부분이 언급되어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고 그는 덧붙였다.상원 법안은 주법, 형법, 사생활 보호법 등보다 우선시된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이 해당 기업의 당위성을 인정할 경우 관련 소송들은 자동 취하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법안은 "저장된 또는 송수신되는 전자 통신 수단에 접근할 수 있는 모든 기업"을 법안 적용의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지난 해 전자 프런티어 재단에서 제기한 소송을 비롯, 현재 제9회 순회 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들도 이번 상원 법안의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 AT&T와 NSA의 관계처럼 실제로 정보기관에 정보를 제공한 사례가 드러난 경우는 있지만, 이메일이나 인스턴트 메시징 제공업체들이 정보기관들에 협력한 증거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야후, 구글 등 몇몇 기업들은 지난해 CNET News.com이 진행한 설문조사 중 "법적인 허용 절차 없이 NSA에 정보를 제공하거나 공개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 답변을 피한 바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당시 컴캐스트와 벨사우스는 그런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중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던 지난해 한 청문회 자리에서 브래드 셔먼 하원의원은 법적인 동의 절차 없이 NSA에 정보를 제공한 적이 있는지와 관련, 야후를 추궁한 적이 있었다. 야후 법률 고문 마이클 캘러핸은 당시 "야후는 적법한 법적 절차 없이는 그 어떤 정보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만약 야후가 특정 이메일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청한다면 여러 제한 조치들을 완화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야후의 입장을 묻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보 제공이 이루어졌다는 근거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고 실제로 몇몇 기업들은 고객의 정보 보호를 위해 정부기관과 맞서 싸우는 모습도 연출한 바 있다. 구글은 자사 데이터베이스 정보 공개를 요구한 법무부와 한 판 싸움을 벌였고, 어스링크 고문 변호사는 FBI 전용 정보 침해 시스템의 존재를 최초로 폭로한 바 있다.상원에 상정된 법안은 그러나 보호 범위를 오직 NSA에 정보를 제공한 기업에 한정하고 있다. 즉 CIA, 방위 관련 기관, 주정부, 재무부, 국토 안보부 등 기타 정보 관련 기관들의 요청을 수용, 정보를 제공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번 법안은 2001년 9월11일부터 법무부가 NSA 비밀 작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작업과 더불어 해외정보감시법원(Foreign Intelligence Surveillance Court) 아래 치밀한 조사를 전개할 것이라 발표한 2007년 1월17일까지 발생한 사건들에 소급 적용될 예정이다. 물론 법안 통과 이후부터 발생하는 관련 사건들에 대해서도 당연히 법안의 효력은 유효하다.상원 법안은 반드시 사법 위원회의 동의를 거쳐야 한다. 아직 언제쯤 이번 법안에 대해 논의할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주 내로는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부시 행정부가 현재 운용하고 있는 스파이 프로그램들과 지금까지 협조한 통신 회사들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어 아직까지는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2008년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의원은 기업들의 치부를 합법적인 방법으로 가리려는 시도가 지속된다면 이번 법안의 표결을 저지하기 위한 정식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의회가 대통령의 비밀주의, 국민 기만 행위, 불법적인 행위를 용납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힘들 쏟아 부을 것"이라고 지난 주 한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법 위원회 소속 패트릭 리히 민주당 의원과 알렌 스펙터 공화당 의원 또한 면죄부의 소급 적용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했다.현재 적용되고 있는 법도 법무부 장관이 "법원 명령이나 영장이 필요 없는 상황임을 서면으로 확인해 줄 경우" 통신 기업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게끔 만들어져 있다. 이와 더불어 이번에 상정된 법안에는 법무부 장관 또는 정보기관의 장이 법원의 허가 없이 도청을 임의로 허가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최대 1년 간 도청을 지속할 수 있는데 단 그 대상이 "미국 외에 있다는 합리적인 근거가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는 제한 조건이 있다. 즉 적어도 미국 국민들을 "의도적으로" 도청하는 일은 방지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