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RM을 정조준

일반입력 :2007/09/28 11:25

Tom Krazit

인텔은 지난주 인텔 개발자 포럼(IDF)에서 다음 5년 동안의 공격 대상을 더할 나위없이 명확하게 밝혔다.

세계 최대의 칩 제조사인 인텔은 최근에 열린 IDF에서 별로 새로운 소식을 내놓지 못했지만, ARM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칩을 제조하는 많은 칩 제조사들에게 “기다려라. 곧 가겠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렇다고 그 메시지로 인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퀄컴, 삼성,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그리고 휴대폰용 칩을 제조하는 그 외의 회사들의 중역들이 등골이 오싹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오랫동안 예상했기 때문이다. 인텔의 칩 제조 역량은 남아도는데 PC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불가피한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텔은 이미 휴대폰 시장을 겨냥한 여러 가지 칩을 개발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며 한 차례 시도했지만 비참하게 실패했다.

지난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의 행사에 이어, ARM 개발자들은 다음 주에 인텔의 본거지인 캘리포니아 주 산타클라라에서 모여 ARM의 프로세서 코어에서 더 많은 성능을 끌어내는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기법에 대해 토의하는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를 진행할 것이다.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을 기울인다면 회사 중역들만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장치의 시장이 형성되는 놀라운 일이 생길 것이다.

이 두 회사 사이에서 곧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승부에서, 인텔은 유리한 입장이라기보다는 분명히 도전자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ARM Inside” 마케팅 캠페인을 한 적이 없어서 휴대폰 사용자들 중에서 영국 캠브리지에 있는 직원 1,700명 정도 규모의 이 디자인 회사를 잘 아는 사람은 별로 없기는 하지만 ARM은 기술 산업계 내부에서 매우 잘 알려진 회사이기 때문이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휴대폰에는 이런 저런 형태의 ARM 코어 칩이 내장되어 있으며, 칩이 2개나 내장된 경우도 많다. TI나 삼성과 같은 칩 제조사들은 ARM에서 코어를 라이선스하여 프로세서를 제작하고 요즘의 휴대폰 및 더 강력한 스마트폰에 필요한 나머지 칩을 조립한다.

이미 한 차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인텔은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에 속하는 장치에 맞는 칩을 만들어 모바일 인터넷 사용 환경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스마트폰보다 더 강력하고 빠르며 요즘의 모바일 미니태블릿보다 더 날씬하고 배터리 수명이 더 긴 모바일 장치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이 분야가 칩 산업계의 새로운 전쟁터가 될 것이다. ARM과 ARM의 파트너들은 배터리 수명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인 환경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있다. 그들은 그곳에 제일 먼저 도달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인텔은 고급 컴퓨팅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전력 소모량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일에 착수했다.

몇 년 전에 인텔은 마니토바라하는 제품으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들려고 했다. 그 프로젝트는 (우연히도 ARM의 명령 세트를 사용하는) XScale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중 하나, 통신 프로세서, 그리고 약간의 플래시 메모리를 하나의 패키지로 통합하여 휴대폰 산업계를 공격하려는 시도였다.

그 시도는 실패했다. 인텔은 휴대폰 제조사들이 제품에서 위험을 감수하도록 설득할 수 없었고, 결국 작년에 6억달러에 그 사업을 마벨(Marvell)에 매각했다.

하지만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 트렌드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서부 유럽에서 PC 매출 성장은 느려지고 있다(가트너에 의하면 2006년 중에 PC 벤더들은 2억3,900만대를 출고하여 2005년보다 9.5% 증가했다). 신흥 시장에서는 아직도 PC가 잘 팔리지만, 성장이 10% 수준에서 안정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반면에 스마트폰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휴대폰은 전반적으로 이미 매년 10억대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가트너는 (정교한 운영 체제를 실행하며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으로 정의되는) 스마트폰은 2007년에 비해 2008년에 52% 증가하여 2007년의 1억200만대에서 내년 말까지 1억5,600만대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휴대폰 시장 진입에 실패한 인텔은 현재 모바일 컴퓨팅 세계를 겨냥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현재 MID(모바일 인터넷 장치)라고 하는 이 개념은 과거에는 UMPC(울트라모바일 PC)라고 알려졌었다.

내년에 인텔은 인텔과 AMD에서 제조하는 모든 PC용 칩에 있는 x96 명령 셋을 사용하는 실버손 칩을 내놓을 계획이다. 실버손의 디자인 목표는 인텔이 2003년에 내놓은 최초의 바니아스 펜티엄 M 칩보다 전력 소모량을 10배나 줄이는 것이다.

인텔의 울트라 모빌리티 사업부 총괄 부매니저인 가디 싱어는 “경쟁할 수 있는 절전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ARM 칩은 1와트 이하의 전력으로도 아무 문제 없이 작동한다. 바로 그것이 실버손의 목표이다.

실버손 이후에 인텔은 CEO인 폴 오텔리니가 2010년까지는 나올 것이라고 지난주 발표한 차세대 초저전력 프로젝트인 무어스타운으로 유휴 전력 소모량을 다시 10배 이상 줄이려고 한다.

실리콘 설계 팀이 이처럼 절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힘입어, 인텔은 미래의 모바일 컴퓨팅 청사진으로 x86 명령 셋의 장점을 광고하느라고 바쁘다.

핵심은 PC 기반의 x86 세계에는 다른 종류의 장치로 끼어들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당한 경험을 갖춘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x86 개발자들은 요즘의 휴대폰의 소프트웨어 사용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입장에 있다.

인텔은 그 부분을 집중 공략할 작정이다. 26일 인텔의 아난드 찬드라세커가 한 연설 중에 이 회사의 마케팅 팀은 ARM을 겨냥해 첫 번째 집중 공격을 가했다.

인텔은 인텔 칩이 내장된 노트북 PC로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발생한 오류의 수와 ARM의 프로세서 코어를 내장한 휴대폰 및 인터넷 태블릿에서 발생한 오류의 수를 비교해 이 두 가지 아키텍처를 직접 비교하려고 시도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ARM 기반 장치는 호환성 문제 때문에 기본적인 모바일 웹 페이지 이상을 읽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모바일 장치를 구입하거나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최고의 사용 환경을 이용하기 위해 인텔 기반 장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인텔은 비교를 하는 데 사용한 ARM 기반 장치를 공개적으로 밝히라는 여러 차례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실버손과 같은 칩으로 거래를 시도하고 있는 파트너들을 난처하게 만드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의 울트라 모빌리티 사업부의 경쟁 마케팅 부서에서 일하는 월터 그레예스키는 인텔이 스마트폰으로 마케팅된 휴대폰을 선택했으며 2년 가입 약정으로 무료로 구할 수 있는 기본형 휴대폰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휴대폰에서 실행하는 많은 브라우저는 PC 브라우저에 맞게 디자인된 사이트를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으며, 인텔은 부분적으로는 바로 그 때문에 인텔이 조만간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레예스키는 ARM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사업자 수 및 그들의 서로 경쟁하는 이해관계를 언급하면서, “시장이 조각나 있다”고 말했다. ARM 휴대폰의 모든 모바일 브라우저가 플래시와 같은 웹 표준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연히 스마트폰의 브라우저에서는 상당한 수의 웹 페이지를 볼 수 없다.

x86 소프트웨어가 어느 곳에서나 통한다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ARM은 x86 소프트웨어가 스마트폰과 같이 전력 사용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사용하기에는 너무 크지 않느냐가 더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선 설치된 메모리 크기에 따라 장치에서 실행되는 것이 결정된다. 운영 체제를 실행하기 위해 하드 드라이브를 장착해야 하는가? 메모리가 늘어나면 전력 소모량도 더 늘어난다”고 ARM의 세그먼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인 이안 드류는 말했다.

포워드 콘셉트의 분석가인 윌 스트라우스는 인텔이 현재 초저전력 시장으로 주의를 돌리고 있으며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판매에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인텔의 자세는 이해할 만하다고 말했다.

스트라우스는 “ARM은 저전력 프로세서에서 한발 앞서 가고 있다. PC (산업계)는 ‘x86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 놀라운 새로운 제품에 정말 x86 아키텍처가 필요한가?”라고 말했다.

ARM은 인텔의 도전을 저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장치 자체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액세스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ARM의 모바일 컴퓨팅 전략 얼라이언스 담당 이사인 케리 맥과이어는 노키아의 N800 인터넷 태블릿 사용자들이 ARM에서 실행할 파이어폭스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그것은 ARM의 명령 세트를 실행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의 한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훨씬 더 강력한 장치이다.

ARM의 드류는 “사용자는 항상 더 좋은 검색 환경을 원한다고 생각하며, 이 분야에서 플러그인이 더 중요한 것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그 부분에서 소프트웨어 이니셔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분야는 인텔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이다. 윈도우와 리눅스 PC에서 이미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감안하면, 특히 리눅스가 인텔의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최초의 UMPC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여 설계한 것으로, 윈도우 XP 및 윈도우 비스타를 실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베이징에서 열린 춘계 IDF 이후, 인텔은 오랜 파트너인 MS에게서 서서히 등을 돌리면서 MID에서 리눅스 기반 운영 체제를 사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지난주 인텔은 찬드라세커의 기조 연설 중에 캐노니컬의 CEO인 마크 셔틀워스를 단상으로 초대하여 앞으로 나올 MID에서 캐노니컬의 우분투 리눅스를 구현하는 것에 대해 토의했다. 나중에 찬드라세커는 MS가 모바일 영역에서 여전히 인텔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유에서 고객들로부터 (리눅스에 대한) 명확한 요청을 받고 있다. 예를 들면 저전력이나 더 작은 설치 면적을 들 수 있다”라고 찬드라세커는 말했다. 더 나아가 MID와 같은 개방형 x86 모바일 컴퓨터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리눅스 애호자들이 많이 있다.

어느 회사 입장에서든 충분히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돈도 많고 다음 번 대박 제품을 노리는 뛰어난 엔지니어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는 인텔은 가볍게 볼 회사가 아니다. ARM은 홈구장이라는 이점이 있으며,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인 이 분야에서 인텔을 내몰고 싶어하는 몇몇 중량급 기업들도 도와줄 것이다. 그러면 누가 우세한가?

드류는 “나는 그것을 결정할 수 없다. 인텔도 결정할 수 없다”며 “이것을 판단할 사람은 소비자들이다. 우리는 인프라와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 두 회사 모두 그것을 하지 않으면, 이 (산업계)는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