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휴대폰 번호로 통칭되는 '골드번호'의 거래가 음성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골드번호는 일반 사업자들에게 유용한 마케팅 수단 중 하나다. 외우기 쉬운 휴대폰 번호는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 현재 골드번호로 인식되는 휴대폰 번호는 뒷자리가 모두 같거나, 두 자리씩 같은 번호가 반복되거나, 또는 010을 제외한 중간 번호와 뒷자리 번호가 같은 번호 등 외우기 쉬운 번호들이다.
이제 010으로 통합되는 3G 시대가 열려감에 따라 이에 대한 기준 요구가 일어나고 있다. 정통부는 010번호 사용자가 80%이상이 되는 해부터는 모든 휴대폰번호를 010으로 통합할 계획이기 때문에 010 골드번호의 거래는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사용자들 대부분은 골드번호의 매매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좋은 번호에 따라 1,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고 골드번호를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사업자들이 등장함에 따라 위화감을 조장하거나 이질감을 느끼게 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검토돼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골드번호 매매 불법인가, 합법인가
사실 골드번호의 매매를 법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골드번호의 개인매매에 대한 법적 판단기준이 뚜렷하지 않고 개인적인 매매 자체를 모두 단속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통신위원회 측은 통신사업자가 골드번호를 매매하는 것만 법적으로 제한할 뿐 개인 매매에 대해서는 묵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도 이를 막을 뚜렷한 방법이 없다. 이동통신사마다 골드번호를 개인당 1회선에 한해 허용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지만, 이 또한 골드번호를 추첨을 통해 얻었을 경우만 가능하고 매매에 대해서는 제한을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골드번호 매매사이트 등장
상황이 이러다보니 골드번호를 매매하는 사이트도 등장해 음성적인 번호거래를 촉진하고 있다. 골드번호 거래를 중개하는 한 사이트의 경우, 일정수수료만 지급하면 양도절차를 대행해 준다. 사실 이런 방식의 거래도 합법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이 경우 이동통신사의 대리점 권한을 이용해 번호를 교체해주는 수단을 이용하고 있지만 이는 이동통신사에서 금지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사이트는 골드번호 보유자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져 많은 골드번호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1,00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이 올라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골드번호 거래, 판단기준 확립할 시점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무분별한 골드번호 거래에 대한 정책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통부나 통신위원회가 이에 대한 기준 확립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어, 향후 구제적인 기준 확립의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이를 합법화 시켜 양성적인 거래를 유도해야 할지, 불법거래로 여겨 매매를 제한해야 할지에 대한 입장도 뚜렷하지 않다.
이동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골드번호 거래를 조장하는 행위는 합법적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이에 대한 처벌기준이 명확치 않아 불법으로 치부하더라도 묵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010 번호를 무형자산으로 인정해야 할 지 아니면 거래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해야 할 지를 먼저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