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무어의 법칙, 10~15년 안에 멈출 것」

일반입력 :2007/09/20 16:44

Michael Kanellos

인텔의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는 '무어의 법칙'이 적용될 시간이 남긴 했지만 곧 벽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는 18일(미국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인텔 개발자 포럼(IDF) 질문 시간에 (무어의 법칙은) 10년이나 15년 뒤에는 완전히 근본적인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반도체 제조 효율이 늘고, 칩 내부 구조가 지난 40년 동안 크게 축소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나올 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올 연말 출시될 인텔의 45나노미터급 칩은 하프늄을 절연체로 채택하고 있다.

인텔은 다른 물질로 절연체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절연층은 두께가 5개 분자층이다. 무어는 분자층 1개를 넘어서지 못하면 (사실상) 5개 분자층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말했다.

수 년 전,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전자제품 산업은 빛의 속도와 물질의 원자 특성 등 두 가지 근본적인 제약요인에 의해 구속된다고 말한 바 있다. 무어는 (그것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어의 법칙은 주어진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부분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여 이 같은 곡선을 지킬 수 있었다. 트랜지스터 크기 축소는 저렴하고 속도가 빠르며 에너지 효율이 뛰어난 칩을 만든다.

무어의 법칙이 2020년 안에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은 10년 전 인텔이 발표한 연구 보고서와 실제로 일치한다. 하지만 무어 등은 연구자들이 트랜지스터를 쌓을 수 있는 3D 칩을 제안할 경우 전자제품의 발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어는 또한 다른 연설에서 무어의 법칙이 속도가 둔화되고 심지어 종언을 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어는 실리콘밸리 초창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제왕적 보스로도 잘 알려진 트랜지스터의 선구자 윌리엄 쇼클리는 신설 회사의 화학자를 찾다가 무어를 발견했다. 무어는 다른 회사에 지원했는데 그 회사가 쇼클리에게 무어의 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무어는 페어차일드 반도체 설립을 돕기 위해 쇼클리를 떠난 엔지니어 그룹의 일원이었다. 이 그룹은 '8인의 반역자'로 불렸다. 무어는 (그 별명이) 쇼클리의 아내가 생각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인텔은 큐비클(cubicle)을 임의대로 사용하는 데도 선구자가 됐다. 처음에는 사무실에 놓을 생각이었지만 건물이 교도소로 보였다. 그래서 사무실과 큐비클의 결합을 생각했지만 어리석은 생각 같았다. 그래서 전부 큐비클로 갔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무어는 아직도 인텔에서 가장 큰 큐비클을 갖고 있다. 큐비클에는 대형 원형 테이블이 들어 있다.

인텔은 여러 면에서 초기에 운이 좋았다. 1968년 설립했을 때 회사는 반도체 메모리 연구를 선택했다. 당시 메모리를 만드는 방법은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등이 채택하던 양극 회로와 실무상의 문제가 있던 멀티칩 어셈블리, 실리콘 게이트 메모리 등 3가지가 있었다. 인텔은 실리콘 게이트를 선택했다.

무어는 행운의 선택이었다고 인정했다. 좀더 손쉬운 기술을 선택했다면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경쟁사들 때문에 궁지에 몰렸을 것이다. 설상가상, 자금도 바닥났을 것이다.

무어는 7년을 독점 상태로 있었다. 회사가 자리를 잡는 데 정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무어는 앞으로 자연어 처리와 생물학 분야에서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완만한 무어의 법칙식 곡선은 생물학에 등장할 수 없겠지만, 혁신의 속도는 압도적이라고 했다.

무어는 또 공동 창업주 로버트 노이스가 제안한 인텔의 최초 회사명은 '무어-노이스 일렉트로닉스'였다는 일화도 전했다. 두 사람은 이 회사명을 밀었지만, 인텔이 선택됐다. 그런데 지적 재산문제가 불거졌다. 중서부 한 호텔 체인이 이름을 보유한 것이다. 할 수 없이 회사명을 샀다.

전세계 숲과 자연 지역을 지키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한 무어는 냉정한 어조의 기고문에서 인간이 자연에 결정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지상에 야생의 자연을 가진 마지막 세대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