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와 리얼네트웍스,「동병상련」으로 제휴

일반입력 :2007/08/23 10:26

Ina Fried

리얼네트웍스와 MTV가 서로 뭉치는 건 어떻게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될 법한 일이다. 두 기업간에 공통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이 두 회사 모두 MS와 제휴 관계를 맺은 적이 있고, MS와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MS가 그다지 신뢰할만한 파트너가 아님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MS에게 농락당한 이 두 회사는 이번 제휴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공고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물론 랩소디 아메리카(Rhapsody America)로 명명된 리얼네트웍스-MTV간의 동맹이 애증 관계에 있는 MS를 겨냥해 체결된 것은 아니다. 바로 최근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을 상대하기 위해서이다. 수년간 회사의 규모와는 상관없이, 다양한 기업들이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어 애플의 아이팟-아이튠즈 조합을 대적하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거의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30억 개의 음원을 판매한 애플은 더 이상 디지털 뮤직 시장의 선두자리에 그치지 않고, 전 미국에서 가장 큰 음반 판매점으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아마존닷컴, 타깃(Target) 등을 제친 지는 오래다.아이튠즈를 제압하기 위한 MS의 노력이 결국 리얼네트웍스와의 제휴로 이어졌고, 뒤이어 MTV와의 제휴로 이어졌다.음악부문과 관련하여 체결된 리얼네트웍스와 MS간의 관계는 처음부터 상당히 삐걱거렸다. 리얼네트웍스가 MSN 뮤직과 체결한 것은 광범위한 개념의 독점 방지 협약이었다. 협약 이행의 일환으로 지난 2005년 10월, MS는 MSN에서 리얼네트웍스의 랩소디에 대한 홍보를 여타 음악 서비스들보다 더욱 활발하게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그러나 이러한 광범위한 개념의 계약은 MS가 빠져나갈 틈을 마련해 주었고, MS는 재빨리 다른 제휴 대상을 모색하기 시작했다.2006년 1월 개최된 CES에서 MS는 MTV와의 제휴를 공표했다. MS는 MTV와 함께 차세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 탑재될 새로운 뮤직 서비스 "어지(Urge)"를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존의 랩소디는 MSN 사이트에 부분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MS는 당시 밝혔다. MTV와의 제휴가 발표되자마자 MS는 또 다른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2006년 6월, MS는 자체적으로 준(Zune)으로 명명된 뮤직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어지를 견제할 수 있는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함이었다. MS와의 뼈아픈 경험을 공유한 MTV와 리얼네트웍스는 각각 제휴 파기에 따른 손실 보상과 관련한 계약서에 서명하기에 이른다. 신뢰할만한 제휴 관계 유지를 위해 두 회사는 공동 개발하는 뮤직 서비스 "이 외의 동일하거나 유사한 새로운 디지털 오디오 음원 관련 서비스의 개별적 개발 및 출시를 향후 수년간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 조항에는 웹 기반 서비스, 모바일 기반 서비스 등도 모두 포함된다".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계약 내용에는 두 기업이 이번 제휴에 각각 어떤 것을 투자하고 또 투입하는지도 명시되어 있었다. 리얼네트웍스는 현존하는 랩소디 서비스 및 회원들, 랩소디 브랜드와 웹 주소, 음반회사들과 맺은 계약들, 그리고 약간의 현금을 투자, 제공하기로 했다. MTV는 이번 프로젝트에 5년간 총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뮤직 서비스 어지의 회원 기반 및 콘텐츠 또한 내놓기로 했다.두 회사는 애플이 아직 주도권을 쥐지 못하고 있는 시장부터 공략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휴대폰 음반 다운로드 부문을 공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세 번째 파트너 버라이존 와이어리스가 이번 제휴에 합류했다. 제휴 협약의 일환으로 버라이존은 무선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음악을 소비자의 랩소디 계정으로 전송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할 예정이고, 랩소디 사용자들 또한 구입한 콘텐츠를 버라이존 휴대폰으로 전송할 수 있게 된다.아직까지도 아이튠즈 스토어의 경쟁력은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강하다. 리서치 회사NPD 그룹의 분석에 의하면, 아이튠즈는 2005년 3분기에 들어 타깃, 타워레코드와 보더스(Borders)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10대 음반 판매점으로 등극했다.7월에 들어 NPD 통계를 살펴본 결과, 이제는 월마트와 베스트 바이만이 아이튠즈보다 더 많은 앨범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 음반 판매 시장만 따졌을 때 아이튠즈는 2006년 싱글트랙 다운로드 부문에서 무려 70%라는 경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독립 음반 회사들로부터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음반만 판매하는 이뮤직(eMusic)이 시장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냅스터가 4%로 3위를 기록했다. 랩소디와 MSN 뮤직은 각각 3%의 점유율을 기록, 4위에 그쳤다.그렇다고 해서 아이튠즈의 독주를 모두 그냥 지켜보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월마트는 14일 DRM 소프트웨어가 장착되어 있지 않은 MP3 음원을 판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이는 곧 월마트에서 구입한 MP3를 다양한 뮤직 플레이어, 즉 애플 아이팟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애플 역시 DRM 없는 음원을 EMI측에서 제공받아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 곡에 대해서는 다운로드 한 곡당 1.29달러를 받고 있다. 월마트는 곡당 94센트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월마트는 현재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속 음반들을 취급하고 있는데, UMG 소속 음반은 아이튠즈에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콘텐츠이다.월마트는 또 MS의 WMA 포맷의 음원을 곡당 88센트에 판매하고 있고, 애플은 DRM 기술이 적용된 음원을 곡당 99센트에 판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