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현재 진행 중인 XM 위성 라디오와 시리우스 위성 라디오 간의 합병이 예정대로 성사된다면, 이 두 방송사의 채널들을 총 망라한 대대적인 할인 패키지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이 할인 패키지의 요금 수준이 현재 최저가 옵션 상품의 절반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이 새로운 알 라 카르테(a la carte) 옵션은 소비자들에게 XM과 시리우스의 라인 업(플레이보이 방송과 같은 프리미엄 서비스는 제외한)중 50~100여 개의 채널을 한 달에 6.99달러~14.99달러의 가격으로 제공할 예정인데, 합병이 완료된 후 적어도 1년 내에는 이러한 요금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시리우스 CEO 멜 카마진과 XM 회장 게리 퍼슨스는 23일(미국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50개 채널짜리 옵션을 선택할 경우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외한 나머지 채널들을 개당 25센트씩 추가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패키지들은 채널 바이 채널(channel-by-channel)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라디오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이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라디오는 아직 개발 중이다.
카마진 최고경영자는 기존의 라디오들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23일 워싱턴에 위치한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진행된 연설에서 밝혔다(현재 판매되고 있는 수신기들은 50달러 이하의 저가형부터 200달러에 이르는 고가형까지 다양하다).
이와 더불어 합병이 완료되는 시점 이후에는 더욱 다양한 프로그래밍 패키지가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가족형 패키지로, 성인 전용 프로그램들을 배제한 요금제로 매달 11.99달러면 이용할 수 있다.
음악 관련 패키지와 뉴스, 스포츠, 그리고 토론 관련 패키지 또한 상품으로 나올 예정인데, 이들은 매달 9.99달러면 이용할 수 있다. 이들 패키지는 굳이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라디오가 없어도 이용이 가능하고 합병이 완료된 후 6개월 내로 선보여질 예정이다. 두 회사는 합병이 적어도 올해 말에는 완료되기를 바라고 있다.
청취자들은 현재 시리우스와 XM이 보유하고 있는 300여 개에 이르는 채널들(프리미엄 채널 제외)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 또한 신청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16.99달러 정도를 지불해야 한다. 이 패키지는 합병 이후 제공할 패키지들 중 가장 비싼 옵션이다.
청취자들은 이 두 회사의 채널을 현재 보유 중인 한 개의 라디오만을 이용해 모두 들을 수 있다. 합병 이전에 이들 채널을 모두 이용하기 위해서는 시리우스와 XM이 각각 제공하는 12.95달러짜리 월정액 패키지에 가입해야만 했고, 또 각각 다른 두 개의 위성 라디오 수신기를 사용해야만 했다.
기존에 XM와 시리우스가 개별적으로 제공하던 이 패키지들은 지속적으로 12.95달러/개월의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격 정책은 얼마 전 시리우스 카마잔이 미 의회에서 제시했던 조건들과 일맥상통한다.
올해 봄 진행된 청문회에서 정치인들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그는 XM과 시리우스의 개별 라인업에 대한 요금이 매달 최대 12.95달러를 초과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두 회사가 제공하는 채널을 모두 들으려면 필요한 매달 25.90달러의 요금을 10달러에 가깝게 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마진은 합병을 통해 매년 수백만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고, 이는 청취자들에게 더 많은 프로그래밍 옵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인수 합병 금액은 총 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가 파격적인 패키지 할인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이유는 현재 합병에 대한 정부의 승인 과정이 그리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합병이 과연 공익 면에서 옳은 것인지 지속적으로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정부 측은 1997년 통과된 독점 방지 관련 법안을 폐기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이 두 회사의 합병은 곧 한 회사가 모든 위성 라디오 스펙트럼을 보유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되는데, 현재 법안은 이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우스와 XM측은 연방 통신 위원회(FCC)에 24일 제출한 자료들에서 새로운 가격 정책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밝힐 계획이다.
정부는 이전에도 위성 관련 사업의 합병 건에 대해 승인을 거부한 전력이 있다.
연방 통신 위원회는 지난 2002년 위성 텔레비전 운영 기업인 에코스타커뮤니케이션즈와 다이렉TV를 운용하는 휴지스 일렉트로닉스와의 합병에 대한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당시 회장이었던 마이클 파월의 말에 의하면 당시 정부는 합병을 승인함으로써 독점 지위를 합법화 하진 않을까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번 합병은 이러한 법적 제약 이외에 정치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전미 방송인 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Broadcasters)와 몇몇 소비자 보호 단체와 미디어 관련 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들은 이번 합병으로 말미암아 위성 라디오 청취자들이 폭리 및 선택권 침해로 인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 몇몇 의원들 또한 이들의 의견에 동참, 합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지난 6월 민주당 및 공화당 하원 의원 72명은 케빈 마틴 연방 통신 위원장과 알베르토 곤잘레스 미 법무 장관에 서한을 보내 이번 합병이 소비자들의 피해를 유발할 것이라며 계약의 승인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소비자 연맹 리서치 담당자 마크 쿠퍼는 이들이 내놓은 가격 정책들이 합병에 대한 그들의 우려를 완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승인을 얻어내기 위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이렇게 빨리 찾아냈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바로 업체간의 경쟁이 사라진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이 내놓은 몇몇 가격 정책은 훌륭하다. 그러나 이들이 경쟁이 사라지는 것을 막아 줄 순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쿠퍼는 FCC에 대한 자료 제출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어떤 입장 표명도 유보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언론을 통해 접한 특정 정책에 대한 정보는 100% 신뢰할만한 것이 못 된다. 실제 정책이나 제안보다 약간 더 과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들을 대표하는 NAB측은 이들 위성 라디오 운용 기업들의 정책에 신속한 비판을 가했다. 데니스 와튼 대변인은 정부 관계자들은 이들의 제안에 혹해서는 안 된다. 이들이 내건 정책들은 궁극적으로 XM이나 시리우스가 독점적인 지위를 남용하는 것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23일 밝혔다.
그는 또 소비자들로 하여금 가격이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새로운 라디오를 구매하게 함으로써 알 라 카르테 요금제의 수익을 극대화 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카마잔은 NAB측의 비판 전략에 대해 즉각적인 반격에 나섰다.
그는 XM-시리우스 합병이 위성 라디오 업계의 독점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NAB측의 주장은 위성 및 인터넷 라디오 서비스가 우물 안의 개구리에서 벗어나 전체 라디오 관련 업계의 차원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아이템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클리어 채널 커뮤니케이션즈(Clear Channel Communications)의 주장과 배치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XM과 시리우스 청취자들을 모두 합쳐도 1,400만명에 불과하며 이는 전체 라디오 청취자 수의 3.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독과점 여부에 대한 핵심 쟁점 중 하나는 과연 XM과 시리우스의 사업을 위성 라디오 부문에만 국한에서 볼 것인지 아니면 전체 라디오 산업 안의 한 부분으로 볼 것인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카마진은 몇몇 이들은 회사의 합병이 진행되고 나면 폭리를 취하기 쉬운 구조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의 가장 큰, 그리고 잠재적인 경쟁자인 지상파 라디오 채널들이 모두 무료로 제공되고 있는 관계로 폭리를 취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만약 합병이 승인되지 않는다면 두 회사 모두 기존의 12.95달러/개월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카마진은 아직 두 회사 모두 극적인 수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에 알 라 카르테 요금제는 합병으로 인해 비용 절감 효과가 뒷받침 되어야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요금제로 인해 발생할 추가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정책을 밀어붙인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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