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의 최고 운영책임자인 존 릴리는 스티브 잡스가 내놓은 사파리 브라우저의 시장점유율 확대 계획을 '구시대적'이면서 시장 양분을 모색하는 '복점적(duopolistic)'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존 릴리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지난 주 월드와이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행한 이후의 한 언급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컨퍼런스에서 애플은 윈도우 비스타/XP용으로 설계된 사파리 브라우저를 공개했다. 기조 연설에서 잡스는 사파리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방법에 관해 설명하며 사파리 브라우저의 시장 점유율이 거의 25%에 이르게 표시된 슬라이드를 하나 제시했다. 여기서는 사파리와 함께 오직 인터넷 익스플로러(IE)만이 표시되어 브라우저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다. 릴리는 이를 누락이나 단순화 차원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파이어폭스 등 시장점유율이 낮은 브라우저의 시장을 잠식해 IE와 함께 복점 체제로 브라우저 시장을 양분하려는 잡스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릴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애플의 이 같은 발상은 시대착오적이고 기업 지배적면서 복점 지향적이다. 이는 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브라우저 시장이 이들 두 회사에 의해 양분되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회사에 의한 브라우저 시장의 배타적 양분은 부적절하고 소비자에게도 좋을 게 없으며 아울러 참여와 개입(participation and engagement)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릴리는 새로운 브라우저가 등장한 것만큼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가 하나 더 출현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사람들은 사파리를 통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모질라 재단은 상위 목표인 ‘웹을 하나의 공공재(public resource)로서 개방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팽개치면서까지 파이어폭스의 시장점유율을 염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잡스의 양대 브라우저 체제라는 구상에 관해서는 의문을 표시하며 위키피디아와 리눅스의 성장은 거대 소프트웨어 업체가 주도해 온 ‘과거의 독점, 복점 및 유통 카르텔’을 사람들이 더 이상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에게 시사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윈도우용 사파리는 지난 11일 정식 공개된 후 지금까지 100만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그 동안 보안 취약점도 상당수 드러나 애플은 이를 위해 3개의 패치를 배포해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