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술을 이용해 화폐 위조를 방지해라!

흔히 음반 제작사, 할리우드 스튜디오, 소프트웨어 제작사만이 고성능 디지털 복제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흥미롭게도 미 재무부 또한 그들과 똑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점점 더 그 성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프린터와 복사기들이 일반 사람들이 쉽게 지폐를 위조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 정부가 공들여 개편한 10달러, 20달러, 그리고 그 이외 단위의 지폐들 또한 이미 현존하는 기술들로 인해 점점 위조가 쉬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위조지폐가 난무했을 때 발생할 끔찍한 결말을 막기 위해, 조폐청(미 화폐 제조를 담당하는 기관)은 위조를 더욱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을 재료 공학, 이미지 분석, 그리고 복사 기술 등, 현존하거나 떠오르고 있는 기술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여한 그룹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조폐청은 올해 초, 미 국립연구협회의 지원 아래 「차세대 미국 화폐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조폐청이 제시한 아이디어들 중에는 (이들의 아이디어는 강력하게 추천, 사용할만한 기술 보다는 하나의 대안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플라스틱성분을 화폐 종이 재질로 사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또한, 특별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창이나 렌즈를 삽입하자는 의견 또한 제시되었다. 이 밖에도 나노 기술을 이용해 새로운 성질을 가진 잉크를 제작, 사용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최신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위조지폐 양산을 확산시키고, 어떻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자 CNET News.com은 NRC 위원회의 위원장이며 GE 에비에이션(GE Aviation)의 재료 및 프로세스 엔지니어링 부문 이사를 맡고 있는 로버트 샤프릭(Robert Schafrik)씨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현재 위조지폐 확산의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 화폐에 대한 위조지폐 발생률은 세계 여러 나라의 화폐들 중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위조 범죄는 주로 20 달러짜리 지폐를 대상으로 이루어지는데, 대부분 은행에서 거래를 할 때나 일상생활에서 화폐를 이용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단위의 화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외부에서 벌어지는 달러 위조 범죄의 경우 100 달러짜리가 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통계를 확인해 볼 때, 미 화폐의 위조 율은 100만 장 당 3개 정도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하지만 기준이 되는 100만 장 안에는 발행된 1달러짜리 지폐도 상당 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통계는 약간 실효성이 떨어지는 통계라고 볼 수 있다.

1달러짜리는 위조 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인가?

그렇다. 위조지폐 범들도 고작 1달러 단위를 위조하려고 감옥에 가는 위험을 감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발행된 1달러짜리 지폐의 수를 계산에서 제외를 하게 되면, 위조 율은 2배 정도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래도 미국은 위조지폐 방지에 있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화폐 위조와 관련, 현재 어떤 위협, 또는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지?

깊게 살펴보면, 국가의 지원을 받는 위조지폐 사례들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국가의 지원을 받기 때문에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위조에 필요한 기기들의 구입이 용이하다.

현재 이에 대한 사례 중 공개 된 예로는 북한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슈퍼노트(supernote)」라고 불리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 차원의 위조는 화폐 위조 관련 범죄의 극단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위조를 위해서는 그들도 그에 맞는 장비들이 필요로 할 텐데?

그렇다. 그들은 국가의 비호를 받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해당 국가 또한 자국의 화폐를 실제 제작하고 있는 관계로) 그들이 미 조폐청에서 사용하고 있는 인쇄 기기들과 유사한 장비들을 구입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또한, 화폐 제작 관련 전문가들 또한 충분히 양성되어 있다. 우리 위원회도 그들이 제작한 위조지폐를 몇 번 살펴 볼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로 모든 위원회 임원들이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고 검사를 통과할 만큼 정교했다.

다만 몇몇 엄선된 전문가들은 이들 화폐들 간 미세한 촉감의 차이를 구별해 낼 수 있다고 들었다. 실제 미 화폐를 제작하는데 사용하는 종이와는 약간 다른 재질을 사용하는데다, 인쇄 상태에 있어서도 매우 미세한 결점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화폐를 이용하는 일반 사람들은 전혀 의심에 여지가 없이 이 돈을 받을 정도로 정교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이 슈퍼노트가 멀리 확산되지는 않은 상태이고, 미국 연방 준비 은행 또한 이만큼 정교한 위조지폐 까지도 구별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문제는 실제로 우리보다 국무부에서 더 걱정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실제로 우리가 우려해야 할 부분은 바로 현재 개발된 디지털 기기나 기타 복제 관련 장비들을 이용한 위조 범죄라고 할 수 있다.

레이저 젯, 잉크젯과 같은 장비들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이들이 심각한 위협으로 치부되는 이유는 바로 위조 관련 범죄자들이 급속히 늘어날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개선하려는 부분은 바로 이러한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해 화폐를 위조하였을 때, 화폐 내의 여러 표시들을 통해, 비전문가들도 이것이 위조지폐임을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내에는 컴퓨터 초보자들 또한 화폐 위조를 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점점 디지털 기기들을 이용해 사진을 찍고, 또 찍은 사진을 예쁘게 꾸미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꾸미는 과정에서 포토샵 등과 같이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원치 않는다.

이러한 수요에 맞추어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현재는 몇몇 그래픽 전문가들만이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또는 기능들을, 가까운 미래에는 발전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반인도 쉽게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한 변화가 10년 안에 이루어진다는 말인가?

그렇다. 물론 지금도 사용 가능한 기능들이지만, 10년 뒤에는 사용, 활용하기 훨씬 쉬워진다는 이야기이다.

미국 내 위조 범들만을 대상으로 이야기했을 때, 우리가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한 위폐를 만들어내는 범죄자들은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며, 조금 더 세밀하고 최신 기술이 포함된 위조 기술을 이용하는 범죄자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는가?

좋은 질문이다. 우리는 위조지폐관련 범죄자들을 5가지 단계로 분류한다. 이들 중 가장 낮은 단계의 범죄자들은 (그들이 만든 위조지폐는 육안으로도 확연히 구별 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신경을 쓰진 않는다.

하지만 B급 위조지폐 제조자나 기회주의적인 범죄자들이 우리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부류들이다.

재무부 검찰국의 자료에 따르면, 위조지폐의 1/3은 전문가의 솜씨였고, 20% 정도가 국가 지원형 위조지폐, 그리고 나머지가 기회주의적인 B급 범죄자들이 제작한 것이었다.

이들의 비중이 거의 50%에 육박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리가 실제로 공략, 저지하려고 하는 부류들이 바로 기회주의적인 B급 범죄자들이다. 우리는 이들이 위조를 하려는 생각 자체를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 생각이다.

여기서 우리가 방지하고자 하는 위조지폐의 수준은, 실제와 같은 수준으로 화폐를 제조하는 개념이 아닌, 바로 단순한 이미지 복제를 통해 위조하는 수준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점점 더 기술이 발전해 가면서, 화폐는 2차원 적인 이미지를 벗어나 여러 새로운 기능들을 첨가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미 그러한 기능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러한 기능들을 앞으로 더욱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까 전에 언급된 몇몇 대안들을 한 번 살펴보자. 한 가지 제안은 바로 화폐에 플라스틱 성분을 추가하자는 것이었는데?

사실 현 화폐 안에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보안 선이 있다. 이러한 기능을 더욱 확대 사용하자는 제안이다.

화폐 안에 플라스틱 재질의 선이나 창을 넣는 추가로 넣는 개념인 것이다. 우리는 상당히 유용하다고 생각될만한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해 내었다.

물론, 여기서 우리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이러한 내장 재료들이 오랫동안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는지의 여부, 즉 내구성의 문제이다.

범죄자들은 굳이 기존의 화폐와 똑 같은 위폐를 만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그들은 한 번 문제없이 사용 할 수 있을 정도로만 유사하게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역이용하여, 플라스틱 재질을 삽입하는 것과 같은 추가적인 기능을 설계해 놓는 것이다. 만약 그들이 추가된 기능들을 모방, 위조지폐를 만들어 내면, 우리는 그것이 위조지폐인지 판별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화폐를 절단이 잘 안 되는 재질로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던 것 같다. 만약 지폐가 잘려지면 위조지폐이고, 안 잘려지면 실제 지폐인 것인가?

맞다. 지폐의 한 모퉁이를 내구성이 매우 강한 재질로 제작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구부러뜨려 보거나 잘라보면서 위조지폐인지 여부를 판별하려는 아이디어이다.

또 다른 제안 중 하나는 지폐 안에 초소형 렌즈들을 삽입하는 것이었는데?

플라스틱 재질의 창을 삽입하는 것과 비슷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렌즈를 삽입함으로써, 매우 평평하고 부드러운 표면을 유지하면서도(여기서 사용되는 재질들 중 충분히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만한 재질이 존재한다)스캐너나 기타 디지털 기기들이 인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기능들을 삽입하거나 좋은 인쇄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단순히 스캐너 등의 디지털 기기들을 통해 지폐를 복사, 인쇄하려는 시도를 어렵게 함으로써, 상당 부분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흥미를 자극했던 또 다른 아이디어는 바로 나노기술을 이용해 화폐의 재질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었는데?

그렇다.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 중 하나이다. 다만 아직 실제로 연구실에서 우리가 생각하였던 데로 시험적인 샘플을 만들어보고, 그것이 정말 우리가 착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두는 지에 대해서 검증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확실하다고 볼 수는 없다.

우리가 낸 아이디어들을 적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결함에 대해서도 생각해 놓은 것들이 몇 가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고서에 잠재적인 결함과 관련된 내용을 쓰지 않았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의 보고서가 새로운 기능들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 범죄자들의 교과서가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음, 지금 건 잠깐의 넋두리였다. 사실 보고서 내에 기입되어 있는 아이디어들과 필적할만한 아이디어들이 더 있었지만 결국 탈락시킨 것들이 몇 있었다.

이를 복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이었지만,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을 때, 한 번 정도 충분히 상대방을 속이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는 모방해 낼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위조지폐를 감별하는데 있어, 인간의 감각을 대체할 더욱 우수한 수단들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스캐너나 리더기와 같은 것들을 말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이미 보고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의 감각이 아닌 보조적인 수단을 통해서만 판별할 수 있는 기능들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단순히 라이트펜, 또는 약간의 그리드만 화폐에 갖다 대면 판별할 수 있는 기능부터 말이다. 진짜일 경우에는 이러한 불빛만으로도 내부에 그려진 표식을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적외선 불빛을 비추면 화폐에 표시된 특수 잉크를 볼 수 있게끔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구별법들은 반드시 비싸거나 복잡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나노 크리스털 잉크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기술들도 일반 가게나 은행들에서 보유하고 있는 세밀한 센서들을 통해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지금 현재 실제로 사용 중인 스캐너도 있다. 이는 단순히 워터마크(watermark) 같은 것들을 판별해 내는데 사용되는 것인지?

그렇다. 앞으로 나올 스캐너나 기타 판별 장비들은 이것을 한 단계 넘어선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워터마크의 한계는 이미지의 선명도가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화폐에 적용될 차세대 기술들도 결국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여러 기술들을 더욱 향상시키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화폐의 형태에 너무 익숙해져 있고, 또 불편함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굳이 극적인 변화를 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사람들 사이에서 공용화되기 힘들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것들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가 필수일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또 인터넷이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그것은 무슨 연유에서?

우리는 인터넷이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실제로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범죄자들에게 악용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몇몇 위원들이 인터넷에 접속해 위조지폐를 제작하는 방법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모든 정보들이 그곳에 다 있었다. 제작 방법이며, 재료들은 어디서 구입하며, 기계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정보들을 인터넷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우리가 새로운 기능들을 하나 둘 더 추가해 나가더라도, 몇몇 영악한 사람들은 인터넷을 이용해 이와 같이 위조 방법들을 공유하고 돌아다닐 것이다. 이러한 연유에서 우리는 인터넷이 점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