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의 감찰감은 9일(미국시간) 한 보고서에서 FBI가 미국 국민들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알아내 애국자법(Patriot Act)의 특별 수사 권한을 반복적으로 남용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 내용은 이미 의회 차원에서 조사하기로 합의가 됐다. 199페이지 분량의「수사 권한의 심각한 남용」을 밝힌 이 보고서(PDF)는 FBI 수사관들이 전화 회사의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통화 내역 정보에 불법적으로 접근했고 연방 법률에서 판사의 승인이 없으면 공개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정보를 찾아내 확보하는 일을 반복했다고 알려준다. 감찰감인 글렌 A 파인(Glenn A. Fine)은 FBI의 국가 안보 영장(national security letters) 사용을 검토하는 이 보고서의 작성 과정을 감독했다. 2001년도 애국자 법에서는 FBI가 이 영장을 사용해 법원 승인을 받지 않고 은행, 신용 카드 회사, 신용 정보국, 전화 회사 및 인터넷 서비스 회사에서 미국 국민에 대한 기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권한을 확대했다. 하지만 파인은 FBI의 정보원들의 불법적인 활동이「형사상의 범죄에 해당」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연방법 상 중죄인 불법 도청과는 달리 국가 안보 영장을 불법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형사상 처벌을 받지 않는다. 9일 FBI가 (영장 수령인이 영장의 존재를 공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비밀 수사 방식을 마구잡이로 사용한 것이 공개되면서 미 연방 의회와 부시 행정부 내부에서는 즉시 강력한 반향을 일으켰다. 로버트 뮤엘러(Robert Mueller) FBI 국장은 워싱턴에서 기자 회견을 요청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곤잘레스(Alberto Gonzales) 법무부 장관은 감찰감 파인에게 서신을 보내 “귀하의 검토에서 밝혀진 문제들은 심각한 것이며 즉시 다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누구도 이 보고서의 결론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하원 의원들 중에서는 공화당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국가 안보 영장 절차를 남용하는 일이 만연하게 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콘신 주 민주당 의원인 러스 페인골드(Russ Feingold) 상원의원은 권력 남용을 중단시키기 위한「신속한 상원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며 법사 위원회와 정보 위원회가 즉시 철저한 조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펜실베이니아 주 공화당 의원인 알렌 스펙터(Arlen Specter) 상원의원은 법사 위원회가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감독을 실시해야 하며 아마도 애국자 법을 개정해 FBI의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에서 밝힌 사실들은 다음과 같다. • 표본으로 검토한 77개의 FBI 수사 파일에서 17개(22%) 파일에「FBI가 밝히지 않은 국가 안보 영장과 관련된 위반일 가능성이 있는 행위가 한 건 이상」 포함돼 있었다. • FBI는 국가 안보 영장 사용에 대해 의회에 축소 보고했다. 네 곳의 FBI 사무실을 불시 검문한 결과 비밀 서신을 사용한 요청이 22%나 축소 보고됐다. • FBI의 국가 안보 영장 사용이「애국자 법 제정 이후 엄청나게 증가」했다. 9.11 테러가 발생하기 전인 2000년에 FBI는 8,500건의 요청서를 보냈다. 2005년까지 그 다음 3년 동안 FBI는 총 14만3,074건의 요청서를 보냈다. • 그 3년 기간 동안 미국 시민들과 거주자들에 대한 수사가 증가했다. 2003년에는 국가 안보 영장의 약 39%가 미국 시민 및 거주자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2년 뒤에는 요청의 약 53%로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