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Jon」, 아이튠즈 암호 풀고 벤처 기업 설립까지

일반입력 :2006/11/27 14:21

Vyvyan Tenorio

1990년대 말, 노르웨이 해커 존 레흐 요한슨(Jon Lech Johansen)은 DVD 복사 방지용 암호 시스템을 해독해 웹에 게시하면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15세이던 존은 이 일로 귀찮은 기술 장벽을 무너뜨린 리버스 엔지니어링의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DVD 존」이라는 이름으로 일약 해커 세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는 이 일로 인해 미국과 노르웨이의 법정에 서게 됐다. 소송을 제기했던 영화 제작사들은 요한슨을 형사처벌하라며 노르웨이 당국에 압력을 가하기까지 했다. 당시 오슬로 법정은 요한슨이 합법적으로 구입한 DVD를 복사할 자유가 있다며 요한슨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1998년 통과된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이 요한슨 사건에 처음 적용되면서 영화 제작사들이 승리했다.

「DVD 존」요한슨은 올 여름 애플 컴퓨터의 아이튠즈(iTunes) 암호화 소프트웨어를 해독했다고 주장하며 샌프란시스코로 옮겨왔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더블트위스트 벤처스(DoubleTwist Ventures)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표면적으로는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구매하지 않은 복사 보호 콘텐츠를 애플 아이팟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라이선스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음악을 다른 MP3에서 재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요한슨이 당초 의도했던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그는 현재 미국 디지털 저작권법의 범위를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다. 또 요한슨의 활동이 저작권법과 기술간 또다른 전쟁을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스캐든 압스(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 워싱턴 사무소 파트너 케네스 카우프만(Kenneth Kaufman)은 “이 문제는 지난 몇 년 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수많은 이슈 중 하나”라며 ”특히 1998년 10월 특정 법이 통과된 후 관련 이슈가 끊이지 않았으며, 유투브와 마이스페이스에 대한 법적 주장도 마찬가지 경우”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작권 관련법은 저작권 소유자와 저작권 사용자간의 매우 복합적인 협상과 타협의 산물이며, 법 제정 이후 여러 분야에서 양자간 긴장이 계속됐다”고 말했다.

세 살 때 컴퓨터를 처음 접한 요한슨은 자신이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그가 원하는 것은 때때로 번거로움을 야기하는 기술의 상호호환성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음악 다운로드 분야에서 애플의 독주체제에 맞서고 있는 서유럽 사람들도 상당수가 그의 주장에 동조한다.

미국 법원 심리에서 증언까지 했던 요한슨이 자신의 웹사이트 이름을「나를 고소해봐(So Sue Me)」라고 지은 것은 그가 필요하다면 이러한 이유를 들어 법정에서도 방어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확신한다는 의미다.

애플, 아직까지는 별다른 대응 없어

물론 DVD 존은 법정에서 승리할 수 있지만, 또한 패배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직까지 앞으로의 계획이나 요한슨의 최근 주장에 대해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저작권 전문 변호사들은 애플이 강력한 사례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전문가들 대부분은 기존 판례에 비춰볼 때 요한슨이 이전 소송에서 이미 거절당한 주장을 들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할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한편에서는 요한슨의 현재 작업이 DMCA 법의 범위를 테스트할 수 있는 신선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베너블(Venable) 지적재산권 파트너 마이클 그라이프(Michael Graif)는 “애플이 만약 자사의 디바이스에서 아이튠즈를 재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MP3 업체를 제소한다면 DMCA를 침해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한슨의 경우 DMCA가 한 번도 다뤄본 적이 없는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요한슨은 12세 때부터 간단한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리버스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DVD를 복사해 리눅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PC에서 재생할 수 없자 매우 실망한 후 2명의 다른 유럽출신 저작자들과 함께 DeCSS(decrypt content scrambling system)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결국 리눅스 컴퓨터에서 DVD를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CSS는 음악 제작사들이 DVD 필름의 복사와 유포를 차단하기 위해 사용하는 코드다.

1999년 DeCSS가 배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르웨이 경찰이 그의 집을 급습했다. 다른 사람의 저작권 보호를 받는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를 금지하는 노르웨이법을 침해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2003년 무죄로 석방됐으며, 항소를 제기해 재차 무죄를 선고받았다. 두 건의 소송에서 법원은 요한슨이 합법적으로 구입한 DVD를 복사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DeCSS의 배포에 대해 다양한 판결이 나오면서 주 법원에 유사 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지난 2000년, 미국음반산업협회(RIAA: 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of America)와 함께 디지털 저작권 소송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단체인 미국영화협회(MPAA: 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가 온라인 웹 출판인 에릭 콜리(Eric Corley)와 그의 웹사이트 2600닷컴(2600.com)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콜리는 법원에서 제정되고 미국 저작권법 107조에서 규정한 공정한 사용(fair use) 독트린을 살짝 비켜간 DMCA의 합법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뉴욕 남부 지법 판사 루이스 A. 카플란(Lewis A. Kaplan)은 90페이지에 달하는 소견서를 통해 DMCA의 합법성을 지지했다. 콜리에 대한 판결에서 카플란은 컴퓨터 코드도 하나의 언어인 한, “정치 거물의 암살을 표현한 것을 단순한 정치적 언급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요한슨은 지난 2003년 아이튠즈의 디지털 저작권 관리 소프트웨어인 페어플레이(FairPlay)에 대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시작했다. 그동안의 활동이 공개된 그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당시 애플은 요한슨의 오픈소스 프로토콜을 차단하기 위해 자사의 소스코드를 미세하게 조정했지만 이 역시 요한슨이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성공했고, 애플은 해당 코드를 업데이트했다.

요한슨은 또 인터넷 음악 제공업체인 MP3닷컴(MP3.com, 현재는 뉴스닷컴의 출판그룹인 CNET Networks 소유) 설립자인 마이클 로버슨(Michael Robertson)과도 온라인으로 협력하고 있다. 로버슨은 지난 2000년 유니버설 뮤직그룹(Universal Music Group)이 제기한 유명한 소송 덕에 이름이 알려졌으며, MP3닷컴은 그와의 결합을「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라고 이름 붙였다.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이 냅스터에 대한 운영 중단 명령을 판결한 직후 터져 나온 랜드마크적 소송인 이 소송에서 미국 지방법원 판사 제드 랙오프(Jed Rakoff)는 MP3닷컴이 유니버설 뮤직그룹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요한슨은 지난해 오픈시스템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 로버슨의 온라인 음악스토어 MP3튠즈(MP3tunes)와 공동 작업을 위해 샌디에이고로 옮겨왔다. 그러나 그는 모니크 패랜초스(Monique Farantzos)와 함께 자신의 회사인 더블트위스트 벤처스를 시작하기 위해 올 초 샌프란시스코로 다시 이주했다. 두 사람은 요한슨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기술, 즉 아이튠즈와 다른 뮤직스토어가 호환될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현재 아이튠즈 소프트웨어에서는 냅스터, 랩소디 등 다른 유료 서비스에서 다운로드받은 음악을 재생할 수 없다. 애플이 DRM 라이선스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튠즈 음악은 아이팟에서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요한슨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아이튠즈가 아닌 다른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다운로드받은 후 요한슨의 프로그램을 「덮어씌워」아이팟이 페어플레이로 암호화된 음악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아이팟에서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또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아이팟 사용자가 아이튠즈에서 음악을 다운로드한 후 다른 MP3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다. 아이팟 사용자는 아이튠즈에서 구매한 음악을 CD로 구워 다른 디바이스에서도 MP3 파일로 재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 2단계를 거쳐야 하며, 음악 품질이 저하될 수도 있다.

이번 기사와 관련해 요한슨의 코멘트를 듣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프로그램에는 실제로 저작권 보호가 포함되기 때문에 복사를 금지하는 DMCA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요한슨을 대변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이익단체 전자프론티어재단(EFF: Electronic Frontier Foundation) 수석 변호사 프레드 본 로흐만(Fred von Lohmann)은 수많은 법원 판결에서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호환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로 판명됐다고 주장했다.

그가 인용한 사례는 세가엔터프라이즈(Sega Enterprises Ltd.)와 어콜레이드(Accolade),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코넥틱스(Connectix) 사례다. 그는 DMCA에서는 다른 프로그램과의 호환성을 위해 저작권 보호를 받는 콘텐츠에 대한 액세스를 제어하는 기술적 수단을 우회하기 위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허락하는 우회방지 조항이 예외사항으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본 로흐만은 DVD 사건의 경우 법원이 리버스 엔지니어링 주장을 거부한 것이라며, “이번에는 이 프로그램이 호환성을 위한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한슨의 주장은 근거가 다소 빈약할 수도 있다. DMCA는 저작권 침해를 독립적으로 구성하지 않는 경우에 한해서만 우회를 인정한다. 한 변호사는 요한슨의 방어 논리 중 “페어플레이가 콘텐츠 복사를 금지하려는 의도가 있을 경우 페어플레이를 해독해 아이튠즈 파일을 다른 디바이스에서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요건이 아니라는 부분을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 듀이 페그노 앤 크라마스키(Dewey Pegno & Kramarsky)의 변호사 스티븐 크라마스키(Stephen Kramarsky)는 우회에 관한 판례는 “DVD 존에 관한 것밖에 없으며, 당시 모든 법원이 리버스 엔지니어링 논쟁을 거부했다”며, “저작권 보호를 받는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어떤 장치도 우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쟁 차단하기 위해 DMCA 악용하는 사례 많아

비벤디유니버설게임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Vivendi Universal Games' Blizzard Entertainment)는 지난해 블리자드 배틀닷넷(Battle.net)의 한 사용자 그룹을 저작권 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이 사용자 그룹은 블리자드 배틀닷넷의 기술적 결함에 대해 불만이 생기자 이 사이트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한 후 동일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동일한 키 코드를 사용하는 오픈소스 대체 사이트를 개발했다.

당시 사용자 그룹의 방어논리는 요한슨이 현재 주장하고 있는 호환성 예외조항과 비슷했다. 법원은 사용자 그룹이 개발한 대체 사이트에 다른 사용자들이 키 코드 없이도 액세스할 수 있고, 그 결과 해당 게임의 승인되지 않은 복사본이 다른 서버에서도 운영되고 있다며 저작권 침해 판결을 내렸다.

카라마스키는 “설령 당신이 합법적이거나 리버스 엔지니어링된 키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저작권 보호를 받는 소프트웨어 혹은 콘텐츠를 해체하거나 승인받지 않은 사람들이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소프트웨어 혹은 콘텐츠를 획득할 수 있는 액세스 방법을 개발한다면 이는 우회방지 조항을 침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애플이 이용할 수 있는 논리는 또 있다. 다른 디바이스에서 아이튠즈 음악을 재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아이튠즈 사용 규약과 최종사용자 라이선스 협약을 위반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변호사는 “계약법 측면에서는 요한슨이 애플의 이러한 협약을 위반하도록 사용자들을 부추겼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블리자드 사건의 경우 부분적으로는 사용자들이 최종 사용자 라이선스 협약과 사용 규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조항이 없었다면 법원은 당시 사용자 그룹이 저작권 보호를 받는 콘텐츠로의 액세스를 제어하는 기술적인 보호 조치를 우회했기 때문에 DMCA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P2P 사이트 그록스터(Grokster)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판결도 요한슨에게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법원은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행위를 확대할 목적으로 디바이스를 배포하는 것은 배포자에게 2차적인 저작권 책임이 있다는 의견에 대체적으로 합의했다. 그록스터는 판결이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다.

또 다른 사례로는 불온한 부분을 삭제한 후 가족 친화적인 DVD 버전을 시장에 공급하려던 유타 소재 기업인 클린플릭스미디어(CleanFlicks Media)가 헐리우드 감독 그룹을 상대로 요청한 잠정적 금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이 있다.

클린플릭스는 특정 상황에서 저작권 소유자의 동의를 요구하지 않고도 저작권 보호를 받는 작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미국 저작권법 조항 내의 공정한 사용을 주장했다. 지난 7월 연방법원 판사는 이 소송을 기각했다.

카우프만은 클린플릭스 사례를 직접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 사건이 일부 법원이 현행 미국법 하에서 저작권 소유자들에게 작품의 사용과 액세스 방식에 대해 상당한 여지를 제공하려는 경향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미 저작권법에서는 공정한 사용을 해석하기 위해 특정 요소를 설명하고 있다.

1994년 연방대법원 판결에서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콘텐츠를 더 많은 목적 혹은 상이한 성격 등 뭔가 새로운 것을 추가해 변형한 경우라면 공정한 사용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린플릭스는 원본 DVD를 구매하지 않은 사용자들에게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DVD에 변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클린플릭스가 해당 작품에서 인물을 제거했으며, 이는 저작권 소유자의 허락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시했다.

변호사들은 소송이 제기될 경우 요한슨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한슨의 상호호환성 주장 측면에서 미묘한 부분은 DMCA가 공정한 사용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DMCA에 대한 반대 세력도 만만치는 않다. 학계, 시민 자유주의자, DMCA가 콘텐츠 제공업체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EEF 같은 이익단체들이 DMCA 반대를 주창하고 있다.

DMCA가 통과됐을 때 한 저작권 변호사는 의회에 로비를 하는 영화 업계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정보 자유 주창자들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이들이 시작도 하기 전에 문이 닫혀버렸다”고 애석해했다.

의회는 디지털 해적행위 등의 이슈를 처리하기 위해 DMCA를 통과시켰다. EFF의 본 로흐만은 실제로 DMCA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영속성을 보장해주므로 디지털 해적행위를 차단하는데 전혀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경쟁을 짓누르는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을 대표하는 저작권 변호사로서 DMCA는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 제안해야 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본 로흐만은 DMCA가 소송에 이용되는 방식을 설명하기 위해 더 광범위한 이슈를 포함하고 있는 두 가지 사례를 들었다. 첫째는 차고 문 특허 소유자인 챔버레인 그룹(Chamberlain Group)이 자사 시스템의 액세스 제어를 우회했다는 이유로 캐나다의 소기업 스카이링크 테크놀러지(Skylink Technologies)를 제소한 사건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토너 카트리지 제조업체 렉스마크 인터내셔널(Lexmark International)이 렉스마크의 인증 절차를 리버스 엔지니어링했으므로 저작권 침해와 우회를 통해 DMCA를 위반했다며 스태틱 컨트롤 컴포넌트(Static Control Components)를 제소한 사건이다. 두 사건 모두 법원은 호환성 목적의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인정했다.

본 로흐만은 “기업들이 DMCA를 해적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을 억누르기 위한 툴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며 “해적행위와 복사 방지를 위해 저작권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혁신과 경쟁 차단을 위해 플랫폼 락을 만들려는 목적으로 저작권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애플 DRM, 「사유 표준 유지가 목적이므로 DMCA와는 상관없다?」

본 로흐만은 앞서 언급한 두 사건이 요한슨의 호환성 주장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아이튠즈 소프트웨어에는 DRM을 우회하는 툴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요한슨의 경우 분명히 저작권 침해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이튠즈 스토어에서 음악을 다운로드하면 구매한 음악을 CD로 구울 수 있는 옵션이 제공되며, CD로 구우려면 DRM을 제거하고 해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른 MP3 플레이어에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이때 DRM이 해당 아티스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DRM이 고객을 지원하나? 그렇지 않다. DRM이 하는 일이라곤 경쟁을 제한하는 것뿐”이라고 역설했다.

본 로흐만은 아이튠즈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하건, 아니면 다른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가능하건 의문의 여지가 있는 음악들은 벤더의 DRM에 의해 저작권 보호를 받는 상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음반 회사가 소송의 상대방이 될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본 로흐만은 “요한슨의 작업으로 이들의 합법적 이해관계가 어떠한 손해를 입었는지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 문제는 주요 음반 업체들이 어떤 식으로 불공정 대우를 받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음반 업체들은 비용을 받기 때문에 다양한 사이트에 대해 자사의 음악 사용을 승인한다. 이와는 반대로 DRM 시스템 라이선스를 거절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너블의 그라이프는 아이튠즈 소프트웨어는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팟이 아닌 다른 플랫폼에서 음악을 재생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DMCA를 들어 요한슨을 제소하기로 결정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라이프는 “액세스를 제어하는 기술 방법이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유 표준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경우 DMCA를 적용할 수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애플이 과연 소송을 제기할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본 로흐만은 애플이 요한슨을 접촉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애플 CEO 스티브 잡스는 지금까지 요한슨 같은 해커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없다.

지난 2004년 리얼플레이어 뮤직 플레이어 개발업체이자 랩소디(Rhapsody) 음악 사이트를 운영하는 리얼네트웍스(RealNetworks)가 아이튠즈의 DRM을 해독해 다른 음악이 아이튠즈와도 호환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인 하모니(Harmony)를 출시했을 때도 애플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리얼네트웍스의 프로그램을 대체했을 뿐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애플은 현재 이보다 더 큰 골칫거리를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의 소비자 에이전시들이 애플 시스템에 대해 호환성을 요구하는 등 유럽에서 몇 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실제로 법원이 기각한 소위 아이팟 법을 통과시켰지만 아직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와 유사한 움직임이 영국에서도 진행 중이고, EU에서도 반독점 이슈로 제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보도에서 더블트위스트는 첫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으나 계약 상대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자사 고객이 소송을 당할까 하는 우려에서였을까? 본 로흐만은 더블트위스트의 고객이 소송을 당할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아직 구체화되지도 않은 고객을 두고 섣부른 추측을 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