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TV 방송에서 전임 HP 회장 페트리샤 던은 HP내 ‘남성 연대(?)’로 인해 자신이 법적으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고 말했으며, 전임 CEO 칼리 피오리나는 이들로 인해 자신의 리더십이 제약을 받았다고 말했다. 페트리샤와 피오리나는 CBS TV 뉴스 프로그램 ’60 Minutes’에서 가진 개별 인터뷰에서 HP 재임 중 전임 이사회 임원 탐 퍼킨스와 조지 키워쓰가 자신들에 대해 어떤 음모를 획책했다고 말했다. ‘나의 사업적 인식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관해 그들은 동일한 견해를 취했다. 비록 재능 있고 성취한 바가 높다고는 하나 이들은 850억 달러짜리 회사를 운영하는 일이 어떠한 지에 관해서는 무지했다,”고 2005년 HP CEO직에서 물러났던 피오리나는 리포터인 레슬리 스탈에게 말했다. 스탈은 방송에서 두 여성이 모두 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기이한’ 일이라 말했다. 피오리나의 회고록, ‘어려운 선택(Tough Choices)’이 출판되던 바로 그날 페트리샤는 언론인 및 HP 임직원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조사한 일을 배후 조정한 혐의로 기소됐다. 페트리샤와 더불어 여러 명의 임원들이 범죄음모 혐의로 기소되기에 이른 이번 정보유출 스캔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이 두 여성은 위 전임 이사회 임원들, 즉 퍼킨스와 키워쓰 등을 한결같이 비난했다. 9월 22일 페트리샤는 HP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한편 지난 일요일 퍼킨스와 키워쓰에게 연락을 취했으나 이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빌 로키어는 페트리샤는 사내 정보 유출건에 대해 HP가 원인 조사에 나서게 된 발단이 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주 페트리샤외 4인을 신분정보도용 등 4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HP는 이사회 정보 유출 관련 조사 기간 동안 언론인 및 HP 임직원의 개인통화기록을 입수하였음을 시인했다.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페트리샤 등은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위 불법조사행위에 깊숙이 개입하였음을 증명하는 여러 문서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페트리샤는 이와 관련한 자신의 형사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번 TV 인터뷰에서 자신은 퍼킨스에 의해 이루어진 ‘역정보 공작’의 희생자일 뿐이라고만 주장했다. 실리콘 밸리의 일류 벤처 캐피털 회사인 ‘클레이너 퍼킨스 코필드 앤 바이어(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의 설립자 중 한 사람인 퍼킨스는 이사회 정보 유출 관련 조사와 조사에 사용된 방법에 대해 HP가 사실을 공개하도록 종용했던 인물이다. 페트리샤는 자신이 정보유출의 진원지가 퍼킨스의 친구 키워쓰임을 이사회에 폭로한 것에 대해 퍼킨스가 앙갚음을 한 거라고 말했다. 키워쓰는 CNET 뉴스 기자인 다운 카와모토가 지난 1월 HP 이사회 회의에 관한 기사를 게재하기 바로 전 카와모토와 통화한 사실이 있음을 증명하는 통화기록을 들이대자 자신이 정보유출의 장본인임을 시인했다. 이로 인해 키워쓰는 9월 이사회에서 사임했다. 퍼킨스는 페트리샤가 전체 이사회 앞에서 키워쓰의 정보유출에 관해 폭로하자 이에 크게 분노하고 이사직을 사임했다. 페트리샤는 이후 퍼킨스가 자신에게 앙심을 품게 됐다고 ’60 Minute’에 말했다. “(퍼킨스)는 이사회에서 나를 몰아내려 했다. 이사회에서 나를 몰아낼 작정으로 조사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페트리샤는 인터뷰에서 말했다. 위 조사와 관련하여 그녀가 처한 어려움에 퍼킨스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페트리샤는 “퍼킨스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내가 오늘 이 자리에서 이러한 인터뷰를 할 일이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피오리나는 이번 회고록에서 키워쓰와 퍼킨스가 페트리샤에 대해 지극히 비판적이었다는 페트리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키워쓰는 페트리샤의 능력을 도무지 우습게 보았다,”고 피오리나는 회고록에 쓰고 있다. 피오리나는 이번 페트리샤 해고 결정에 퍼킨스 등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 거라고 말했다. 또한 그녀의 리더십 아래 HP는 번영을 누렸으며 그녀는 ‘사사로운’ 이유로 해고되었음을 믿는다고도 말했다. 피오리나는 그녀에게 감사의 표시도 하지 않은 채 HP가 그녀를 내쫓았다고 탄식하며 이는 HP의 남성 중심 문화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남성들은 남성들이 존경 받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당연시하지만 여성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망스럽지만 이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고 피오리나는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