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에디션 6.9(UE 6.9), 모델명 ‘SGH-X820’이라고 불리는 이 제품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바(bar)형 휴대폰이라는 삼성의 주장에 대해선 더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는 듯 하다.
울트라에디션의 두께는 불과 6.9mm, 이전 출시됐던 ‘SGH-P300 시리즈’ 보다 약 2mm나 더 얇을 뿐만 아니라 14.9mm인 모토로라 레이저 클램쉘(RAZR clamshell)의 절반도 안 되는 두께다.

더욱 놀라운 것은 UE 6.9가 성능 면에서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 블루투스와 스피커폰 기능 외에도 삼성은 2메가 픽셀 카메라, 비디오 및 뮤직 플레이어, 문서 뷰어, 그리고 TV-out 기능까지 탑재했다. UE 6.9는 현재 싱가포르에서 148$ (US$ 94.16)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사실 휴대폰폰이 더욱 얇아질수록 디자인 부분에서 반드시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UE 6.9에선 이런 상식이 적용되지 않았다. 얇은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바(bar)형 핸드폰은 매우 편안한 그립감과 단단한 느낌을 전달해 준다. 또 놀랍게도 넓고 긴 프레임 덕분에 귀에 대고 통화하기 매우 편하게 디자인 돼 있다.
만약 거의 무게를 느끼지 않고 쉽게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슬림형 휴대폰을 찾는다면 불과 66g 밖에 나가지 않는 UE 6.9가 현재로선 최고의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필자는 휴대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에 대해선 평가를 뒤로 미뤄야 한다는 판단이다. 삼성이 반복해서 울트라에디션의 견고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압력이 가해졌을 때, 제품의 뼈대가 약간 휘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매우 윤기 있고 깔끔한 느낌의 검정색을 사용하고 있는 UE 6.9의 디자인은 남성과 여성,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어필한다. 최근 직장인들은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남성 사용자들에게 더욱 인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대부분의 모델처럼 UE 6.9는 262k 컬러까지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밝은 LCD 스크린으로 구성돼 있다. 직사광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명 환경에서, UE 6.9의 1.9인치 패널은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삼성은 버튼 디자인에 있어서 기존의 표준화된 레이아웃을 그대로 옮겨왔다. 통화와 종료버튼 위에 2개의 소프트 키가 배치돼 있고, 네 방향 내비게이션 키 패드 아래 다른 키들보다 조금 더 작은 취소 버튼이 배치돼 있다.
일반적으로 버튼들이 큼지막하게 구성돼 있어 번호를 누르기에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내비게이션 키 패드에 묻혀 있는 ‘I’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약간 불편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메뉴를 보기 위해 ‘I’ 버튼을 누르려 했지만 결국 인터넷 브라우저 기능을 띄우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UE 6.9의 측면 버튼들은 그 공간이 매우 협소한 관계로 볼륨 조절 버튼이 좌측, 그리고 카메라 작동 및 셔터 키가 우측에 극소화된 형태로 배치돼 있다. 카메라 작동 및 셔터 키 바로 위에는 헤드셋 연결, 충전기 연결, 그리고 USB 케이블을 연결하는 다기능 포트가 배치돼 있다. 이 포트 하나로 3가지 기능을 모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3가지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UE 6.9은 사용자들이 슬림 폰에 있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던 매우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점은 바로 2메가 픽셀 카메라의 탑재인데, 이 카메라로 1,600x1,200 픽셀 정도의 선명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또한 ISO(최대 ISO 400까지)조절, 화이트 균형, 배경화면 제공 모드 기능 등 다양한 카메라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플래시가 없어 어두운 환경에서 사진 찍기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스스로 셀프 카메라를 찍을 때 볼 수 있게끔 탑재된 거울이 없다. 카메라는 캠코더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데 최대 352x288 픽셀까지 구현할 수 있다.
삼성의 핸드폰은 MP3부터, WMA, AAC, 그리고 AMR까지 매우 다양한 음악 포맷을 지원한다. 탑재돼 있는 뮤직 플레이어는 자체적으로 기본적인 기능들을 보유하고 있다.
휴대폰 상단에는 기본적인 플레이 버튼 및 되감기 버튼 등이 있고 사용자들은 미리 내장돼 있는 배경화면 중 하나를 선택해 플레이어 스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플레이 리스트를 구성하고, 이퀄라이저 세팅을 변경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비행 모드라는 기능 또한 포함돼 있는데 이 기능은 비행기에 탑승하고 있는 시간 동안 카메라와 뮤직 플레이어를 사용하고픈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매우 유용한 기능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사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휴대폰을 켜야 하기 때문에 약간 역설적인 기능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사용자들은 USB 케이블이나 무선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해 트라이밴드(triband) 핸드폰을 PC와 연결할 수 있다. A2DP 해드셋을 탑재하는 블루투스 기능은 스테레오 블루투스 헤드 셋과도 연결이 가능하다. 휴대폰에서 지원하는 다른 네트워크 프로토콜에는 GPRS, Java MIDP 2.0, 그리고 WAP 2.0 등이 있다.
실망스럽게도 삼성은 UE 6.9에 플래시 메모리 확장 슬롯을 남겨두지 않은 체 80mb의 내장 메모리만을 탑재했다. 음악도 몇 곡만 넣고, 사진도 아주 가끔씩 이용할 사용자가 아니라면 메모리 용량은 금방 한계치에 도달할 것이다. 특히 UE 6.9가 고화질 2메가 픽셀 카메라를 보유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SGH-D600 슬라이드처럼 문서 뷰어 기능과 TV-out 기능이 있다는 사실 또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문서 뷰어는 MS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TXT, PDF, 그리고 JPEG 파일을 지원한다.
TV-out 기능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거나 가족끼리 사진을 공유할 때 매우 유용하다. 다만 따로 A/V케이블을 구매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UE 6.9에는 1,000명까지 기록할 수 있는 전화번호부, 음성 녹음기, E-mail 지원 기능, 그리고 PIM 기능 등이 탑재돼 있다.

현재까지 사용해본 결과, 통화 품질은 흠잡을 데가 없다. 잡음도 거의 없고, 중간에 끊어진 경우도 없었다. 다만 통화 음량과 스피커폰 기능의 볼륨이 실외에서 쓰기에는 약간 작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악재생 기능 또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삼성 SBH-100 스테레오 블루투스 헤드셋으로 재생하였을 때, 그 깨끗한 음질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연구소 내에서 진행된 테스트에서 우리는 UE 6.9을 이용해 3시간 연속 통화를 시도했다.
연속 통화 가능 시간으로 명기돼 있던 2.5시간을 약간 넘어서기는 했지만 이 수치는 기존 휴대폰들의 평균 연속 통화 가능 시간보다 매우 낮은 수치다. 하지만 이것은 크기의 제약으로 인해 기존 휴대폰 보다 용량이 작은 630mAh짜리 배터리를 썼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런 제약을 보완하고자 보조 배터리를 핸드폰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핸드폰 없이도 충전기를 통해 보조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해 이런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