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와이브로의 미래는「국내 아닌 해외」

일반입력 :2006/09/07 10:30

김효정 기자 기자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에 와이브로를 수출한 삼성전자. 지난 6월 말 국내 와이브로 상용화에 이어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등 7개국 9개 사업자와 와이브로 공급 및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정책적 규제가 약한 해외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주축이 돼 개발한 와이브로가 국제표준화기구 IEEE로부터 무선통신기술 국제표준으로 승인 받았다. 그리고 지난 8월 삼성은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에 시스템, 단말기, 칩셋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세계 와이브로 선도자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엄밀히 말해 와이브로가 무선통신기술의 국제표준은 아니다. IEEE가 승인한 국제표준은 모바일 와이맥스(802.16e) 표준이다. 한국이 와이브로를 독자표준으로 추진하면서 한미간 통상마찰이 발생하기도 했었고, 고정형인 와이맥스 대신 이동성을 강화한 모바일 와이맥스 표준을 승인한 것이다. 모바일 와이맥스는 와이브로와 똑 같은 IEEE 802.16e를 기반으로 하며 와이브로의 표준안을 대부분 받아들였기 때문에 지금의 모바일 와이맥스는 와이브로와 거의 동일한 규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와이브로는 애초에 ‘휴대 인터넷’이라는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만들어진 규격이기에 모바일 와이맥스보다 표준화나 상용화 시점에 앞설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원천기술 보유한 와이브로 선도자삼성전자는 이처럼 사실상의 국제표준으로 인정 받은 와이브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와이브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 KT에 장비와 단말기를 공급했으며, 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을 시점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현재 삼성전자, 모토로라, 인텔 등이 와이브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며, 특히 삼성전자는 스프린트 넥스텔에 시스템과 단말기, 칩셋까지 공급하는 프라이머리 벤더로 공급 우선권을 획득한 상태다. 이는 시스템과 단말기만을 공급할 수 있는 메이저 벤더로 인정 받은 모토로라 및 칩셋만을 공급할 수 있는 인텔과 구분돼 있다. 와이브로의 상용화는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해 줄 퍼스널 브로드밴드 시대를 앞당기며 이통사 위주였던 통신산업 및 콘텐츠 사업 구조의 변화, 모바일 광고 및 상거래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의 주니퍼 리서치는 올 2012년 와이브로 가입자는 2,130만 명, 관련 장비시장 규모는 25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성장을 전망했다. 무엇보다 3G 이후 이동통신 기술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한국의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상용화를 원하는 해외 각국은 와이브로 단말기와 장비를 도입하게 된다. 이 경우 칩 기술과 단말기 기술을 모두 보유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상당량의 원천기술 사용료를 벌어들이게 된다. 국내 시장, 활성화 정체와 정책적 뒷받침 미비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의하면 와이브로가 총 6.3조원의 수출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국내 시장은 제한적인 커버리지 및 미비한 단말기 지원, 사업자의 의지 결여 등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삼성전자는 와이브로의 미래를 국내 시장보다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상용화 초기 단계이므로 국내 와이브로 시장의 성장속도가 느리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렇지만 KT나 SKT의 기존 고객 유지라는 현안 때문에 기존 시스템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할 수 밖에 없고, 와이브로는 내년부터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와이브로 서비스 활성화를 해외에서 찾는 이유는 정책적인 측면을 들 수 있다. 어떤 기술이건 새로운 차세대 기술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정책적인 의사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그는 또한 “국내의 경우, 유선과 무선 등 결합서비스에 대한 허용이 안된 상태이며, All-IP 기반으로 가야만 하는 와이브로의 핵심 서비스인 모바일 VoIP 서비스 또한 허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에 집중할 것미국 스프린트 넥스텔의 경우, 모바일 VoIP 서비스를 위한 단말기 개발과 정책적인 해결점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으며, 상용화를 진행 중인 다른 나라들도 와이브로 핵심서비스로 VoIP를 추진하고 있다. 즉, 국내 와이브로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결합서비스 및 모바일 VoIP 단말기 등의 핵심 사안이 정책적으로 허용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정환우 상무는 “삼성 내 와이브로의 비중은 아직 낮다. 그 동안 3,000억 원을 미래에 투자한 것이며 이제 결실을 맺어야 하는 단계”라며 “스프린트의 경우 2008년까지 1억 명을 커버하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로드맵이 있다. 국내 시장보다는 우선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에 집중할 것이며 모토로라, 인텔 등과 함께 시장을 넓혀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