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시대의 아웃소싱, 인소싱 전략

박민우입력 :2006/08/17 08:59

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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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이후 미국의 장기적인 불황을 시작으로 기업 내의 부품 조달을 비롯한 사업의 일부 또는 많은 부분을 외부에 위탁하는 방식을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아웃소싱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웃소싱 개념이 생겨나면서 그 반대되는 의미로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조직의 계통과 체계를 통해 서비스와 기능을 직접 전달하는 경제활동 방식을 인소싱이라고 한다. 결국 아웃소싱이 생기면서 인소싱이란 개념도 정의가 생긴 것 인데, 사실 아웃소싱을 하지 않는 모든 기업은 인소싱을 하는 셈이니 새삼스러울 것이 없는 개념이다.하지만 최근에 발간된 토마스 L 프리드먼이 지은 “세계는 평평하다”라는 책을 보면 인소싱에 대해서 새로운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UPS를 인소싱의 사례를 들고 있는데, 도시바 노트북 AS, 포드 자동차 신차 배달 등이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우리가 알고 있기에 UPS는 세계적인 소포 배달업체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주력 사업이 소포 배달이기는 하지만, UPS가 소포 배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노트북 수리, 신차 영업소 이동경로 추적 등을 통해서 연간 24억불을 벌어들이고 있다. UPS의 가장 큰 강점은 전세계에 확보되어 있는 최신 물류, 유통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기존의 노트북 업체가 AS 배송을 위해서 또는 자동차 회사가 신차 배달을 위해서 갖추기에는 너무 고비용이 투자되어야 하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모양이 된다.이런 경우 일반적으로는 택배 회사등과 제휴를 맺고 배달만 전문적으로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UPS의 경우는 보다 적극적인 아웃소싱 전략을 추구하였다. 즉 배달만 전문으로 할 경우 배달업체와 수리전담반이 이원화되어 서로 책임공방으로 소모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를 총괄할 부서가 모호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UPS는 아예 UPS 회사 내에 AS팀을 설립하여 고객으로부터 수리를 의뢰한 노트북을 수령하여 자체 AS팀을 통해서 수리한 뒤 다시 고객에게 배송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수행한다. 포드 자동차의 경우도 공장에서 딜러 영업소까지의 배송시스템이 낙후하여 공장에서 영업소까지 배송되는데 한달 이상 걸렸다. 더 큰 문제는 재고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어떤 차종이 배송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UPS는 포드공장에서 생산된 4백만 대의 신차에 바코드를 붙여서 신차의 이동경로를 추적하여 딜러에게 알려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UPS의 도움으로 포드는 운송시간을 40%나 줄였다고 한다.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점차적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는 인소싱과 아웃소싱이 구별이 모호해지고 있다. UPS의 경우 도시바와 포드자동차의 인소싱을 영역까지 대행해 주는 아웃소싱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즉 아웃소싱이 보다 발달하여 회사의 고유업무의 일부분을 완전 독립시켰다면 인소싱이란 개념으로 설명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웃소싱 중 생산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것을 오프쇼오링(Offshoring)이라고 하는데 이것 또한 특정 제품의 생산 전체를 아웃소싱과 같은 개념으로 해외로 분리를 시켰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아웃소싱-인소싱-오프쇼오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통해서 소싱도 점차적으로 컨버전스화 되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최근에 방송과 통신의 컨버전스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DMB등을 통해서 이제 누구나 쉽게 이동 중에 휴대폰을 통해서 TV를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IP-TV를 통해서 양방향 주문형 TV 시대도 열렸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기존의 방송국 웹사이트에서 지나간 드라마 다시 보기를 하는 것도 IP-TV의 차이가 무엇인지 의아해 할 것이다. 최근에 라디오 방송을 라디오를 통해서 듣는 것이 아니라 PC에 설치가 가능한 튜너를 통해서 듣는 사람의 비중이 점차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으로 통해서 듣는 온라인 라디오 방송은 공중파를 통해서 듣는 오프라인 청취와 그 경계가 모호해 질 수 밖에 없다.그렇다면 IT 분야에서 인소싱 전략은 어떤 것이 있을 것이며 어떻게 전략을 적용해야 될지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기존의 전통적인 전략에서는 핵심역량에 관련된 분야와 기밀에 해당하는 사항, 자금이나 기획에 관련된 업무는 아웃소싱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아웃소싱은 범위는 그 영역이 훨씬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OEM 분야로 많은 생산과 유통을 해왔던 IT업종에서 인소싱 전략은 그 범위가 다양해졌다. 즉 OEM 기반으로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한 IT 업체라면 생산과 재고관리 및 유통, 회계까지 그 영역을 넓히게 된다면 대기업은 브랜드와 마케팅만 신경 쓰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유통단계에서 오는 비즈니스적인 리소스 낭비를 줄 일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기존의 전략만으로는 생존조차 보장되지 않는다. 보다 적극적인 인소싱 전략을 준비하고 적용해야 된다. 어차피 인소싱이냐 아웃소싱이냐의 개념은 모호해졌기 때문에 정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경계를 의식하지 않고 포괄적인 전략이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가 속해 있는 기업들이 특정 고객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거나 또는 특정 고객으로부터 높은 비율의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면 향후 그 관계와 효율을 위해서 인소싱 전략을 구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져가고 있는 현재 환경에서 기업의 위치나 조직원의 구성보다 기업이 어떤 모습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포지셔닝 하는가가 더 중요한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 본사는 한국에 있고 브랜드는 미국 기업이 보유하고 있고 생산과 유통을 중국에서 하고 있는, 인소싱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컨버전스 시대에 기업의 생존전략 시공을 초월할 수 밖에 없다 @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민우 IT컬럼니스트

IT 칼럼니스트, Convergence service platform Consult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