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ET(E.T. the Extra-Terrestrial)’가 처음 발표됐을 때도 이처럼 많은 리뷰가 나오지는 않았었다.
코드명 콘로(Conroe)로 알려져 있는 인텔의 데스크톱용 코어 2 듀오에 대한 독립 칩 리뷰어들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인터넷을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이번 벤치마크에서는 조만간 발표될 인텔 코어 2 듀오가 오피스 애플리케이션, 게임, 기타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확고한 성능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인텔 모바일 플랫폼 그룹 부사장 겸 이사 물리 에덴은 콘로 개발에 이용한 코어 아키텍처에 관한 상세 내용을 발표하기 이전인 지난 2월, 콘로 아키텍처 칩이 AMD의 경쟁 제품보다 20% 더 향상된 성능을 자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수십여 개의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전체적인 수치를 취합하기란 상당히 어렵지만 코어 2 듀오는 몇 가지 테스트 부문에서 전체적인 성능 우위를 보였다. 이같은 코어 2 듀오의 성능 우위는 인텔의 새 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 리뷰어들에게 확신을 주고 있다.
‘최고의 데스크톱 칩’ 호평
CNET 네트웍스 자회사인 CNET 뉴스닷컴은 “코어 2 듀오 칩은 현재 시판중인 데스크톱 칩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가장 비용 효율적이고 성능 효율적인 칩”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리뷰어들은 코어 2 익스트림 X6800, 코어 2 듀오 E6700과 E6600 등 이달 말 공식 발표될 3종의 칩을 대상으로 벤치마크 테스트를 실시했다. 익스트림 버전의 경우 최고의 클럭 속도를 자랑했으며, E6700과 E6600에 비해 훨씬 더 고가지만 공식 발표되면 가장 강력한 데스크톱 PC 칩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콘로 시제품 버전에 대한 액세스가 허가된 사이트 중 하니인 언앤드테크(Anadtech)는 “인텔의 코어 2 익스트림 X6800은 우리가 실시한 벤치마크 테스트 전 항목에서 모두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인텔의 메인스트림 E6700과 E6600 프로세서도 몇 가지 벤치마크에서 AMD의 최고 성능 칩인 애슬론 FX-62에 비해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다른 하드웨어 리뷰 사이트인 샤키 익스트림(Sharky's Extreme)도 코어 2 듀오 칩에 대한 벤치마크 결과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사이트는 “코어 2 프로세서 제품군의 출시는 성공적일 것이다. 낮은 발열량과 성능 우위 등 놀랄만한 성능과 가치의 결합을 제공한다. 인텔의 신제품은 성능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흠잡을 데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PC월드의 벤치마크인 월드벤치(WorldBench)에서는 E6700 프로세서가 AMD의 FX-62 프로세서에 비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FX-62와 코어 2 익스트림간 격차는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PC맥닷컴(PCMag.com)은 AMD의 애슬론 64 프로세서가 출시된 후 AMD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PC 게이머(PC gamers)도 몇 가지 게임 벤치마크 결과에 따라 그동안의 입장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어 2 듀오 칩 벤치마크 테스트에 사용된 언어 표현은 대부분 우호적이다. 이는 아마도 부분적으로는 인텔이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이처럼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오랜만에 출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펜티엄 4와 펜티엄 D 프로세서로 알려져 있는 인텔의 넷버스트(Netburst) 칩은 이번에 실시한 벤치마크와 유사한 테스트에서 AMD의 애슬론 64칩에 못 미치는 결과를 보였으며, AMD 제품보다 전력 소모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코어 2 듀오에서는 이러한 성능 우위가 역전됐으며, 전력 소모도 몇 가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AMD 칩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더 나은 것으로 조사됐다.
AMD는 지난 몇 년 동안 급상승세를 기록한 후 최근 숨고르기를 위해 2006을 사용하고 있다. AMD는 올해 애슬론 64 X2 프로세서의 주요 부분을 수정할 계획은 없지만 더 빠른 DDR2 메모리 지원과 2개의 애슬론 64 X2 프로세서를 수용할 수 있는 4x4 게임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제품이 콘로보다 성능 면에서 뛰어날 것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지만 AMD는 2007년에 쿼드 코어 디자인 지원 등 자사 프로세서에 대해 전면적인 수정을 가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도 잘 먹힐까?
그러나 코어 2 듀오에 대한 이같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에도 불구하고, 코어 2 듀오가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부분의 PC 사용자들은 코어 2 듀오 수준의 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메일 확인이나 재무 관리 용도로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게이머들과 멀티미디어 매니아들은 PC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사용자들로 인해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시장 규모 확대에 도움이 되는 경향이 있다.
또 일부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는 AMD가 코어 2 듀오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데스크톱 칩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AMD 대표가 가격 조정을 진행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으며, AMD는 관련 자료를 통해 “데스크톱 제품 시장에서 AMD가 가격 대비 성능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7월에 공격적인 가격 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도 코어 2 듀오 칩이 출시되는 이달 말 기존 제품인 펜티엄 D 칩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