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검색엔진 업계가 눈독을 들였던 오픈마켓 시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이렇다 할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하반기를 맞이한 국내 검색엔진 업계는 외산 솔루션 벤더까지 본격적으로 경쟁에 합류하면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 졌다. 다이퀘스트, 코난테크놀로지, 코리아와이즈넛 등 대표적인 국내 검색엔진 솔루션 업체들은 올 상반기 기대를 모았던 오픈마켓 시장의 성장 부진에 목표를 잃고 헤매고 있다. G마켓, GSe스토어, 인터파크, 엠플 등 급속하게 성장할 것만 같았던 오픈마켓 시장은 이미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된 레드오션이라는 판단에 관련 업계는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픈마켓 신규시장에 대한 기대가 수그러들고, 얼마 전 한국지사를 설립한 세계 2위 업체인 패스트서치앤트랜스퍼(이하 패스트서치)의 시장 진출로 약 200억 원 규모의 국내 검색엔진 솔루션 시장은 더욱 치열한 경쟁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최근 1년 간 부진했던 쓰리소프트가 베리티를 인수한 오토노미 브랜드로 재정비하고 나선 것도, 성장 모멘텀 없이 제한된 시장 내에서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국산 업체들 ‘가격 경쟁력’에 집중비록 그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국산 검색엔진 업체들은 자신의 영역 안에서 평균치 성적은 유지하고 있다. 코리아와이즈넛은 지난 달까지 차세대 검색엔진 개발을 위한 R&D인력을 보강하는 동시에 미디어신나라, iMBC, 교보문고,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코난테크놀로지 역시 최근 미샤로 유명한 뷰티넷 통합검색엔진 구축을 완료하고 검색 부문 R&D 인력을 보충했으며, 쇼핑몰 부문에 강점을 보이던 다이퀘스트는 대형 포털용 솔루션인 ‘마리너2’를 개발해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장 성장의 한계 극복과 매출 향상을 위해 지난해부터 공공, 쇼핑몰, 포털 등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한 검색엔진 업체들은 시장 성숙기를 맞이한 상태다. 즉, 각 제품의 기능이 평준화됐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최대 경쟁 이슈가 된 것이다. 다이퀘스트의 윤철진 실장은 “이제는 제품의 기능이 아니라 성능과 서비스가 중요하다. 일반 기업이나 공공 시장은 아직 문서량이 작아 성능 이슈가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향후 대용량 DB검색 등에 있어서는 더욱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적인 강점 내세우는 외산 업체단기적으로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는 국산 업체들이 시장을 점유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많은 해외 레퍼런스와 자본력을 갖춘 외산 벤더에게 시장을 잠식당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산 업체들은 한글화와 커스터마이징, 사후지원을 최대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베리티를 인수한 오토노미 제품의 국내 총판인 쓰리소프트는 한글화 부분에 자신감을 비추고 있다. 국산 제품만큼 한글화 지원이 뛰어날 수는 없지만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쓰리소프트는 올 9월 전까지 베리티의 ‘K2엔터프라이즈’와 오토노미의 ‘아이돌’을 통합한 신버전 ‘K2 7.0’을 출시하고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와 오토노미 브랜드를 알리는데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이 제품은 비정형 검색을 강화해 개인화 및 기업 내 전문가 추천 기능이 모듈화 돼있고, 동영상검색, 콜센터 및 컴플라이언스 솔루션과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쓰리소프트의 김영로 과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베리티 제품으로 삼성, SK를 비롯한 600여 개의 레퍼런스를 구축했다. 한글화 지원이 제대로 안됐다면 이러한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며 “국산 업체들이 가격 인하와 커스터마이징에 힘을 빼고 있을 때 기능적인 강점을 내세워 최근 1년 사이 떨어진 점유율을 만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살 깎아먹기 식 전략 과감히 버려야 지난 4월 한국지사를 설립한 패스트서치는 최근 펜타시스템과 총판 계약을 맺어 컨설팅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펜타시스템이 ECM(엔터프라이즈콘텐츠관리) 시스템 구축 시 컨설팅 서비스와 함께 검색엔진을 제시하는 전략을 갖고 있다. 즉, 단순한 검색엔진 구축이 아니라 전사적 차원의 솔루션 구축 부분에 관여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다. 펜타시스템의 윤영필 부장은 “국내 검색엔진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검색 시장에 대한 비전은 매우 크다. 올해 1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5개 정도의 ECM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과도한 커스터마이징 요구에 대한 부응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국산 업체들은 이러한 제살 깎아먹기 방식의 전략에 과감하게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업계 현황은 결국 악순환을 가져올 뿐이다. 코리아와이즈넛의 박준연 과장은 “한글 특성상 국산 업체가 가지는 이점도 기술력과 자본력을 가진 외산 솔루션들에 머지않아 따라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