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폰 'SGH-P300'은 삼성의 능력과 위용을 유감없이 드러낸 제품이다. 이 제품은 신용카드와 비슷한 85mm 길이에 너비는 55mm, 두께는 고작해야 9mm에 불과하다.
게다가 무게가 겨우 81g인 P300은 최신 휴대전화로써 갖춰야 할 기능은 두루 갖췄다. 1.3 메가픽셀 카메라, 블루투스, 80MB의 내장 메모리, 웹브라우저, 262k 컬러스크린 등을 보면 P300의 내공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번 CNET의 테스트에선 P300을 완벽한 '포켓용 폰'이라고 하기엔 어려운 몇가지 단점을 꼬집어냈다. 특히 키패드 배치는 평균점수를 내리는 주요 실점 포인트로 부각됐다.
계산기를 빼닮은 휴대폰… '에피소드' 만발
기능면에서 'P300=21세기 공학의 승리'란 등식으로 단정지어 봤다. 하지만 이에 비해 제품의 디자인은 1980년대 계산기를 쏙 뺴닮은 '복고 패션'으로 이는 완벽한 엇박자라 볼 수 있다.
일부 독특한 폰을 선호해 왔던 유저들은 이런 '계산기' 스타일을 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P300에 관련된 에피소드로 CNET 내부에선 가죽 케이스에 들어간 P300을 본 연구원들이 모두 한결같이 삼성 디자이너들이 계산기에 휴대폰을 넣었나?라며 갖은 억측을 쏟아냈다. 외관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도 그럴듯한 이야기일 것이다(웃음)
랩실을 드나드는 직원들이 선반 위에 놓인 P300을 보며 이구동성으로 한마디씩 한다. 이젠 계산기도 리뷰 하냐? 대략 이런 난감한 질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뇌리를 스친다.

키패드의 재구성
P300의 외관을 훑어보면 우선, 은색 프론트 패널은 키패드가 있고 상단의 검정색 부분에는 스피커가 있다. 또한 이 둘 사이에는 35mmx28mm 크기의 262k 컬러스크린이 부착돼 있다.
스크린은 선명하게 나타나고 내부 콘텐츠를 읽기엔 수월하다. 외관의 스타일은 바타입 휴대폰이라고 볼 수 있지만 삼성은 아마도 작은 크기에 맞추기 위해 키패드의 일부 키를 재배치했던 것 같다.
숫자 키 버튼 0은 가운데가 아니라 우측 하단에 위치하며 #와 *키는 하단의 좌우가 아니라 왼쪽에 모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네비게이션 버튼은 4웨이에 불과해 좌측 상단의 소프트 키나 그 아래에 있는 I/OK 버튼을 이용해 메뉴 옵션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키패드 상단의 소프트 키와 네비게이션 키의 사이즈는 대략 7mmx4mm 크기로 손가락이 큰 사람들에겐 '문자메시지 전송'과 '다이얼링'이 다소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겐 P300은 손으로 쥐고 있는 것조차 큰 부담이다. 한편 휴대폰은 떨어져도 쉽게 깨질 것 같지 않은 탄탄한 외관을 갖췄다.
은색의 배터리 커버를 제외하면 P300의 섀시는 검정색이다. 왼편에는 음량버튼이 오른편에는 전용셔터 버튼이 있어서 우측 상단에 위치한 1.3 메가픽셀 카메라와 플래시를 제어한다.

또한 오른편에는 헤드폰 포트와 함께 USB 포트로도 이용되는 충전 포트가 있다. 휴대폰 하단에는 배터리 커버 잠금 장치와 보조 배터리로도 동작하는 가죽케이스와의 연결을 위한 금속 접점이 있다.
'강추' 액세서리 가죽케이스
가죽케이스는 P300의 놀랄만한 액세서리이다. 가죽 케이스는 휴대폰을 더 두껍게 만들었지만 휴대폰에 흠집이 나는 것을 막아주며 보조 배터리를 포함하고 있다. 휴대폰을 케이스에 넣은 상태에서 통화하는 것은 가죽 케이스 덮개 때문에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케이스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한결 부드럽게 느껴질 것이다.
P300의 메뉴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사용이 간편하다. S400i의 메뉴와 유사하게 느껴질 것이다. USB 케이블과 삼성의 PC 스튜디오2 소프트웨어가 함께 제공된다. PC로의 데이터 전송은 USB 케이블이나 블루투스로도 가능하다. 블루투스 기능은 헤드폰과 모뎀으로 이용 가능하며 이런 사양은 이 휴대폰의 크기가 3G PC 데이터 카드 크기인 점을 감안할 때 대단한 것이다.

P300의 특징은 1.3 메가픽셀 카메라로 사진과 비디오 화질이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D600에 비해 떨어진다.
P300의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찍어봤다. 전체적으로 품질이 우수해서 262k 컬러 스크린으로 볼 만 했으며 MMS메시지 사용에도 충분했다. 하지만 사진을 프린터로 인쇄하자 스크린으로 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또 다른 단점을 꼽으면 LED 플래시는 배경 광에 큰 도움이 주지 못하며 전체 화면에 푸른색이 감돌게 만든다.
P300은 MP3, AAC, AAC+, e-ACC 포맷을 지원하는 MP3 플레이어다. 이퀄라이저 설정, 셔플 혹은 반복 모드, 플레이어 스킨 교체 기능도 있다. 휴대폰의 크기를 감안할 때 삼성은 확장 메모리 슬롯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80MB의 내장 메모리를 제공했다. 따라서 휴대폰 자체적으론 20곡 정도 저장할 수 있다. P300은 전용 헤드폰을 사용해야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 휴대폰은 최소형 크기 외에도 아직 설명하지 않은 부가적 기능이 눈길을 끈다. 간략하게 나열해 보면 스피커 폰, WAP 브라우저, 자바 게임, 다중화음 링톤, 달력, 시계, 알람시계, 음성 레코더, 계산기(당연히)가 포함돼 있다.
일반적인 통화품질… '스피커폰' 기량 발휘
P300의 통화음질 테스트 결과, 통화품질은 좋았지만 간혹 상대편의 말을 알아 듣기가 어려웠고 반대편에선 통화자의 말소리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고 한다. 스피커폰은 필자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줬다. 책상 위에 놓고 크게 통화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시끄러운 곳에서 음량이 충분치 않았다.
MP3 플레이어의 경우 스피커로 듣는 음질은 일반적인 수준으로 별 특색이 없었다. 하지만 번들 헤드폰으로 들을 땐 그 음질의 감은 매우 훌륭했다. 배터리 시간은 일주일 반 정도의 대기시간과 약 4시간의 통화시간을 제공한다. 이는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인상적인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