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윈도우를 끌어안아야」하는 까닭

일반입력 :2006/06/06 09:05

John Carroll

애플의 성공은 컴포넌트 모델의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일까? 애플 매출은 40% 이상이 아이팟에 의존한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의 애플 역사를 보더라도 애플은 데스크톱 컴퓨터 부문에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정상에 오른 애플, 이제 또다른 결심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OS뉴스(OSNews)에서 우연히 재미있는 글을 하나 읽었다. 요지는 최근 몇 년 동안 애플의 성공이 ‘컴포넌트’ 모델에 대한 ‘엔드 투 엔드’ 매뉴팩처링 모델의 승리라는 것이었다. ‘엔드 투 엔드’ 모델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하드웨어 제조업체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는 모델이다. 그런데 애플은 익히 잘 알려진 대로 표준을 준수하는 기업이다.‘컴포넌트’ 모델은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를 분리시키기 때문에 하드웨어가 서드파티 소프트웨어 제품과도 호환돼야 한다. 데스크톱 업체들은 대부분 이 모델을 따르고 있으며,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도 이런 업체 대부분이 준수해야 하는 소프트웨어 소스를 제공한다. 애플의 아킬레스건, ‘폐쇄된 HW와 SW’ 결합다음 글을 한 번 보자. “지난 1999년 4%이던 애플의 PC 시장 점유율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현재 2%대까지 떨어졌다. 2%보다 더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지난 5~6년 동안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린 것만은 사실이다. 따라서 컴퓨터 시장에서 본다면 애플은 결코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시장 점유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애플의 데스크톱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지만 컴퓨터 부문에서 애플이 거두고 있는 수익은 놀라울 정도다. 위 글에서는 애플의 수익원을 ‘폐쇄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바라보고 있다. 즉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는 대신 고객 의존도를 높여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이처럼 높은 고객 의존도 덕에 애플은 자사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애플을 사용한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매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돈을 투자하고, 처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때도 꽤 높은 비용을 지불했을 것이다. 델은 서비스팩을 제공하지만 별도의 비용은 부과하지 않는다.따라서 애플은 데스크톱 컴퓨터 업체들의 평균 마진보다 15 포인트 이상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애플의 수익은 약 30%에 달하지만 델의 수익은 15% 정도다. 좀 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모닝스타(Morningstar)를 확인해보자. 모닝스타도 애플에게 이 정도의 마진을 보장해준다. OSX 사용자라면 또다시 하드웨어를 구매할 때도 애플을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윈도우를 사용한다면 어디에서도 새로운 시스템을 구입할 수 있다”애플 극성팬이 이 글을 본다면 화를 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것이 아니다.아이팟은 정확히 말해 폐쇄적인 시스템은 아니다. 단지 애플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아이팟에 사용된 페어플레이(FairPlay) DRM이 광범위하게 라이선스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아이팟 사용자들중 아이튠에서 콘텐츠를 구매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아이튠의 음악 다운로드 건수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꽤 많은 사용자가 아이튠에서 음악을 구매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팟은 MP3를 지원한다. 그리고 나는 아이팟으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이 구매하는 콘텐츠의 98%가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않는 MP3 음악일 것이라고 확신한다.지금 이 시점에 스티브 잡스가 차세대 아이팟은 페어플레이 DRM의 보호를 받는 미디어만을 동작시키게 될 것이며, 이런 종류의 미디어는 아이튠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고 발표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수조 달러를 투자해 미국을 거대 아이팟 광고장으로 도배해 버린다면 아무도 아이팟을 구매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 방법은 썩 괜찮은 방법이 아니다.바꿔 말하면 ‘폐쇄된’ 시스템에 대해서조차 호환성은 문제가 되며, 이 문제가 바로 아이팟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애플의 데스크톱 시장점유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는 이유다. 데스크톱 시장서도 재기 가능성 충분애플이 데스크톱 컴퓨터 비즈니스 시장에서 부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최근 시도하고 있는 x86 아키텍처로의 이동을 더욱 현실화시켜줄 수 있는 대안인 윈도우로 동작하는 시스템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애플이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들고 있다고 계속 주장할 것이다. 다른 미디어 플레이어도 MP3를 지원하지만 애플처럼 휴대용 음악 시장 자체를 평정한 제품은 없다. 애플의 성공요인은 단순하다. 그저 경쟁업체보다 조금 더 나은 매우 우수한 미디어 플레이어를 개발했을 뿐이다.이 점은 데스크톱 컴퓨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호환성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도 가장 간단한 제품을 만들 것이란 말이다. 윈도우로 동작하는 애플 컴퓨터는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벤틀리와 BMW가 GM의 로우엔드 자동차와 경쟁하는 것처럼 델의 시장과 직접 경쟁하지는 않을 것이다. 톨스테인 베블렌은 사람들이 하이엔드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을 ‘부당한 차별’의 추구라고 묘사했다. 아이팟은 기술적으로 볼 때 훌륭한 제품지만 동시에 패션 액세서리이기도 하다. 컴퓨팅 업계에서 이러한 입지는 애플 외에 아무도 누려본 적이 없다.애플이 데스크톱 컴퓨터에서도 아이팟처럼 성공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애플은 이제 막 호환성이라는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했으며, 나머지는 애플 하드웨어 디자이너들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몫이다.내가 주장하는 것은 옳고 그름과는 관련이 없다. 금은 땅속에서 나오든, 가난한 사람의 침대에서 나오든 언제나 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