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밴드 CMTS 도입을 앞두고 시스코가 독주하고 있는 국내 CMTS 시장 진출을 위한 장비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통신사 및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들이 멀티밴드 전략을 구사해 장비 업계 판도 변화를 몰고 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CMTS(Cable Modem Termination System;케이블종단시스템)란 HFC 네트워크에서 케이블 가입자들의 케이블 모뎀과 연동하면서 IP 백본 네트워크로 연결을 제공하는 장비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CMTS 시장은 시스코의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 상태다. 이와 같은 시스코의 선점은 닥시스가 첫 도입된 이후 2년간 경쟁 제품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초기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케이랩스 장태우 팀장은 "모토로라는 닥시스 이전 구장비로 진입을 시도했다가 밀려났다"며 "하지만 닥시스3.0을 계기로 여타 외산 장비 업체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어, 시스코가 방어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CMTS 밴더, 시스코 대응 전략 본격화 하나로텔레콤의 성능시험(BMT)을 통과한 모토로라와 아리스는 올해부터 국내 통신사뿐 아니라 SO에 대한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모토로라 관계자는 "채널 본딩(Channel Bonding) 기술에 대해 미국 케이블랩스에서 모토로라의 제안 스펙이 표준으로 채택돼 CMTS 분야의 표준 시스템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의 주요 SO들을 타깃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모토로라 측은 "현재 모토로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2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내부 사정상 철수했던 것으로 모토로라는 시스코가 받지 못한 닥시스2.0 인증을 받았기 때문에 SCDMA 지원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아리스도 현재 티브로드와 HCN을 필두로 CMTS 장비시험단계를 진행중이다. 아리스 관계자는 "여러 개의 장비 회사를 경쟁시키는 멀티밴드 체제를 하나로텔레콤을 비롯한 통신사들이 도입하면서 장비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며 "올초 SO들도 이 사실을 알고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이와 같은 후발사들의 공격적인 영업 전략에 대해 시스코 측은 아직까지 느긋한 입장이다. 시스코 관계자는 "닥시스3.0 스펙이 또 바뀌었다고 들었다"며 "올해 중 스펙이 나와야 2008년까지 제품 출시가 가능한데, 올 상반기도 스펙이 나오지 않아 닥시스3.0 도입은 더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닥시스2.0이 대세라며 "시스코는 오직 고객에게 맞출 뿐"이라고 덧붙였다.업계 일각에서는 초기 모토로라가 도입됐다가 철수된 바 있어 멀티밴드를 주장했던 실무자들이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인데다, 장비 구입 영업이 성과를 보려면 2~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판도 변화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MSO, 원가 절감 위해 '멀티밴드' 고려 하지만, 와이드밴드 CMTS로 '가입자당 평균 매출의 최적화'를 노리는 SO와 통신사들을 둘러싼 장비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 모토로라 장비를 검토하고 있고 티브로드가 아리스 장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브로드 관계자는 "현재 테라욘 장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스코 장비를 쓰고 있다"며 "협상 시기가 도래해 여타 장비도 검토하고 있고, 장비 가격도 하락 추세에 있어 CMTS도 셋톱박스처럼 복수로 가져가는 것에 대해 고려중"이라고 전했다. SO 업계가 통신사와 경쟁하려면 원가 절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케이블 업계 관계자들은 "닥시스는 표준에 따라 인증을 받아 호환이 가능하고 운영상 소프트웨어만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어디 제품을 쓰든지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CJ케이블넷 관계자는 "여타 벤더들의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판도 변화를 몰고 올 정도는 아닌데다 미국 직수입과 비교했을 경우에도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일축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 측도 현재 인수한 SO 일부를 제외하고는 시스코 장비를 전량 사용하고 있어 멀티밴드 도입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통신사업자들의 경우, 하나로텔레콤 측은 올해도 작년과 같은 멀티밴드 영업 방침에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파워콤 측도 현재 전량 시스코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케이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케이블카드(POD)나 수신제한시스템(CAS)도 장비 업체와 SO 간 갑과 을이 바뀌는 상황에서 기술 지원과 A/S에 강한 시스코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을 수는 없다"며 "또 장비가 도입돼 있는 기존 회사가 어디인지도 매우 주요한 사안으로, 검증이 안 된 업체를 선정했을 경우 실무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