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기점으로 무선랜을 이용한 인터넷전화(VoIP)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무선랜 기반의 인터넷전화(VoWLAN)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는 게 그 증거다. 국내 시범 도입 움직임 '활발'지난 1월 말, 한국철도공사(www.korail.go.kr)가 KTX 광명역과 순천역에 무선랜 인터넷전화를 구현한 시스템을 구축,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직원들이 역내에서 사용하도록 개발된 이 무선랜 인터넷전화는 시범 운영 결과를 평가, 활용도를 따져본 뒤 다른 역사로 확대할지 검토할 계획이다. 광명역에 무선랜 모듈과 44개의 액세스포인트(AP)를 공급한 아루바네트웍스 코리아의 조윤순 지사장은 "업무상 역내를 자주 돌아다니는 역무원끼리 휴대전화 통화는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선랜 인터넷전화는 초기 투자비 외에는 무료라는 장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TX 역사 외에도 실제로 최근 들어 무선랜과 인터넷전화를 연계한 프로젝트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데이콤과 삼성인력개발원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무선 IP 전화기로 교체해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최근 신축 병원들을 중심으로 IP PBX 교환기를 새로 도입하면서 일부 무선랜 인터넷전화를 시범 구축해 운영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선랜 VoIP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더니 올해는 발주된 프로젝트의 3분의 2가 무선 IP 전화기를 중심으로 무선랜 시스템 구축을 요청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미 해외 시장은 '오르막길'병원들은 아직도 삐삐(무선호출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상대방의 수신 여부를 즉각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으며, 휴대전화는 의료기기 오작동 문제로 사실상 금지돼 있다. 이로 인해 외국 병원들은 무선랜 인터넷전화 도입이 늘고 있는 추세다. 조윤순 지사장은 "외국 병원의 경우, 환자가 응급단추를 누르면 간호사가 무선 IP 전화기로 연결돼 통화한다든지, 의사나 간호사 가운에 다는 배지(badge) 형태의 무선 IP 단말기도 출시돼 있고, RFID와 연계돼 의사들의 위치까지 추적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 무선랜 인터넷전화는 산업 깊숙이 똬리를 틀고 있다. 최근 발표된 시장조사기관 인포네틱스 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관련 시장이 해외에서 이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보고서에 따르면, 무선랜 인터넷전화 시장은 지난해 1억 달러를 넘었고, 올해는 2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기업에서도 꾸준히 VoWLAN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09년에는 관련 시장이 1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4년간 18배 성장한다는 뜻으로, 일반 소비자는 물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와의 결합 상품이 시장 성장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무선 IP폰 가격 하락 '시장 활성화' 기여 그렇다면, 기술상 진작 가능했던 무선랜 인터넷전화가 왜 뒤늦게야 주목받기 시작한 것일까. 이에 대해 조윤순 지사장은 "통화 품질이 개선되면서 인터넷전화의 도입 요구는 생겼지만 단말기가 워낙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 유선 IP 전화기에 이어 무선 IP 단말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구축 비용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무선랜 인터넷전화는 아직 시범 운영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구축비 부담도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고 휴대전화에 비해 통화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란 게 관련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CDMA와 결합된 듀얼모드 이동전화기가 등장할 경우 무선랜 인터넷전화 시장이 급속히 탄력을 받을 것이란 게 지배적인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