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보안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할 통합보안장비(UTM) 시장을 향한 방화벽 업체들의 진군나팔 소리가 거세다. 이는 방화벽 업체들이 네트워크 보안 시장의 후발주자인 IPS 업체들보다 UTM 시장의 주도권을 앞서 장악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방화벽 업계, UTM 향한 움직임 '분주'방화벽의 대표주자인 체크포인트 테크놀로지스는 지난해 11월 IPS 업체인 소스파이어를 인수, UTM 시장을 향해 바짝 다가섰다. 체크포인트 코리아의 김성철 차장은 "이번 인수는 기존 체크포인트 IPS 제품의 기능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당분간은 소스파이어의 IPS 제품을 그대로 판매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체크포인트의 방화벽과 통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체크포인트는 이미 'USA(Unified Security Architecture)'라는 UTM과 같은 자사의 개념을 세워놓은 상태다. 한국주니퍼네트웍스도 '넷스크린 ISG 2000'이라는 UTM 제품을 지난해 8월 선보였다. 주니퍼는 '원시큐어'라는 IPS 업체를 인수한 넷스크린을 2004년 인수하면서 UTM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일찍부터 UTM 업체를 표방해온 포티넷 코리아 역시 최근 캐리어급 시장을 겨냥한 '포티게이트 5000' 시리즈를 내놓았다. 공식 발표상으로는 UTM 장비 중 최고 성능을 앞세워 그간 중소형(SMB) 안티바이러스월 중심의 UTM 장비 업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IPS 업계는 '소극적' 자세 반면, IPS 업체들의 UTM 시장을 향한 움직임은 다소 굼뜬 편이다. 쓰리콤의 IPS 사업부문인 티핑포인트는 지난해 말에서야 'X505'라는 UTM 장비를 선보였다. 쓰리콤이 보유한 방화벽 기술에다 티핑포인트의 IPS 기능을 접목한 것이다.티핑포인트 기술지원 담당인 위성표 대리는 "IPS 본연의 기능이 이 제품의 경쟁력이며, 아직은 전용 보안 장비가 위세를 떨치고 있지만, 2007년에는 UTM 장비가 보안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란 추세를 염두에 두고 내놓은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X505는 VPN, IPS 기능과 일부 안티바이러스와 콘텐츠 필터링 기능을 지원한다. 모든 기능을 동시 지원할 경우 50M의 성능을 보장할 만큼 아직은 로엔드 제품에 불과하다. 한국ISS는 원박스 형태의 UTM 장비인 '프로벤티아 M'을 지난해 하반기부터 밀고 있다. 이밖에 LG엔시스도 지난해 8월 3가지 UTM 장비를 출시했다.한편, 한국맥아피는 여느 네트워크 보안 업체들과는 약간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한국맥아피 이혜영 부장은 "현재 UTM 장비는 없으며, 올해 신제품 로드맵에도 UTM 제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 다만 오는 2분기 말쯤 '(가칭)인트루쉴드NG'라는 통신사업자 전용 하이엔드급 IPS 장비를 선보일 예정이다. 물론 이 제품은 바이러스월부터 IPS, 방화벽 기능까지 모두 지원하는 장비로, 기존의 SMB 시장을 겨냥한 UTM 제품과는 컨셉이 약간 다르다"고 설명했다. 맥아피는 바이러스 백신, 데스크톱 방화벽, 네트워크/서버 기반 IPS, 위험관리솔루션 등 자사 솔루션을 스위트 형태로 묶어 프로모션하는 쪽으로 접근한다는 전략이다. UTM 선점, 방화벽 업계 '유리할 듯'현재 시점에선 UTM 시장 선점은 IPS보다는 방화벽 업계가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일단 IPS 업체들은 만개하지 않은 IPS 시장을 좀더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IPS는 아직은 포인트 솔루션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UTM 제품 개발에 무게중심을 둘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반면, 이미 방화벽 판매로 재미를 맛본 방화벽 업체들은 IPS 업체 인수처럼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어 UTM 고지를 먼저 점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나아가 UTM 제품은 방화벽을 토대로 개발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체크포인트 코리아의 김성철 차장은 "네트워크 보안의 기본 기능인 접근 제어 같은 보안 정책 적용이나 IPSec, SSL VPN의 게이트웨이 역할 수행, 그리고 사설IP를 공인IP로 바꿔주는 것은 방화벽에선 가능하지만 IPS에서는 아직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UTM 장비는 방화벽을 근간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티핑포인트 총판인 한매기술의 전덕조 보안기술 담당 이사는 "방화벽보다는 기술상 복잡한 IPS가 우위에 있다고 본다"며, "중요한 점은 방화벽이든 IPS 업체든, 누가 빨리 사용하기 쉬운 고성능 UTM 장비를 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