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미니 섞어팔기 논란「어떤 게 신제품이야?」

일반입력 :2005/10/01 08:42

Ina Fried

이번 주에 맥 미니를 사는 소비자들은 바로 전 주까지 애플 컴퓨터가 판매하던 것보다 빠른 맥 미니를 구매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애플이 새로운 부품을 채용한 신제품을 모델명도 바꾸지 않은 채 기존 제품과 섞어서 팔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애플이 처리 능력을 비롯 여타 기능을 일부 향상시킨 맥 미니를 내놓기 시작했다고 CNET 뉴스닷컴이 확인해 주었으나, 애플은 새로 내놓는 맥 미니에 따로 이름을 붙이진 않았으며, 따라서 소비자들은 모델명은 같기 때문에 더 성능 좋은 맥 미니를 얻은 건지 구매할 때 알 방법이 없다.애플은 발표문에서 "일부 맥 미니 시스템은 알려진 스펙보다 약간 높은 컴포넌트를 담고 있을 수 있다"며, "스펙이나 부품 번호가 바뀌진 않았다"고 말했다.향상된 시스템이 정확히 어떤 스펙을 갖고 있는지 애플은 언급하진 않았지만, 애호가 사이트인 씽크 시크릿(Think Secret)은 “지금은 1.42GHz인 프로세서가 달려있으나 일부 모델은 1.5GHz가 탑재돼 나올 것이며, DVD 라이터의 속도도 빨라지고 비디오 메모리도 늘어나며 블루투스(Bluetooyh) 무선 기능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업계 관측통들은 업그레이드된 모델에 명시적으로 이름을 붙이지 않은 애플의 결정에 당혹 해했다.테그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팀 딜은 "애플이 왜 이렇게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며 애플의 전략은 운 좋으면 좋은 거 집는 ‘복주머니’와 같다고 덧붙였다.NPD 테크월드에서 소매 PC 시장을 다루고 있는 스티븐 베이커는 이같은 애플의 행동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컴퓨터 하드웨어 스펙이 많이 바뀌었다면 보통은 부품 번호도 새로 지정된다고 말했다.유통, 제품 관리상의 심각한 문제 예고새로 모델이나 부품 번호를 추가하지 않으면 소매상들은 짜증낼 수도 있고 심지어 애플 소매점에서는 골치아픈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베이커는 말했다. 모델명은 같은데 스펙이 더 좋은 모델이 있다는 걸 알려지면 고객들은 자신이 구매한 제품이 광고에 나온 스펙만 갖고 있을 경우 반품하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베이커는 "소매상들 대부분은 TV에 나온 스펙대로 맥 미니 내부에 들어있고 고객이 믿고 사는 그대로 맥 미니 내부에 들어있다는 걸 확실히 하고자 상당히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며 "이건 신뢰의 척도이다. 좋고 나쁨은 이 문제와는 관련조차 없다"고 말했다.애플이 왜 그렇게 하려고 결정했는지 애플 측에서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딜은 "이렇게 섞어 놓고 사람들이 눈치 못 채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품을 업그레이드한다면 기존 시스템을 약간 할인해 주면서 기존 제품을 처분한 후 그리고 나서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대대적인 선전하며 선보이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맥 미니는 애플의 컴퓨터 제품 중 가장 저가에 속하는 499달러에서 699달러 짜리 모델이다. 애플은 더 빠른 프로세서와 더 많은 메모리를 추가하며 7월에 맥 미니를 공식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8월에 애플은 고객들이 맥 미니를 30일동안 써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모션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프로모션은 하루 만에 돌연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