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컴퓨터는 지난 수요일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팟 미니를 대신하게 될 소형 아이팟과, 컴퓨터에서 아이튠을 이용해 다운로드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휴대폰을 새롭게 선보였다.언론인 등 애플이 초대한 사람들에게만 공개된 행사에서 애플 CEO인 스티브 잡스는 앞 주머니에서 신제품인 아이팟 나노(iPod Nano)를 살짝 꺼내고는, "1000곡이 담기며 주머니 속에 들어갈 정도로 엄청나게 작다"고 강조했다.완벽한 기능이 탑재된 나노는 두께가 연필보다 가늘고 크기는 명함 정도이며, 미니에서는 소형 하드 드라이브가 돌아가지만 나노는 플래시 메모리를 사용한다.2, 4GB 제품 2종류 판매 개시나노는 미니 제품을 대신한다. 미니 제품은 크기와 가격면에서 애플의 라인업에서 소형인 셔플과 용량이 큰 아이팟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미니는 현재 애플의 아이팟 제품 중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잡스는 나노가 미니의 뒤를 잇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잡스는 나노가 "아이팟 제품 중 가장 잘 팔리고 가장 인기있는 버전으로 곧바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이팟 나노는 검정색과 흰색이 있으며 크기는 두 가지 형태다. 4GB 아이팟 나노에는 약 1000곡을 저장할 수 있고 2GB 아이팟 나노에는 500곡이 들어간다. 가격은 각각 249달러와 199달러이며 목요일부터 애플 제품 판매점 몇 군데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나노가 대체하게 될 미니 제품은 4가지 색상으로 4GB가 199달러, 6GB가 249달러이다.잡스는 "아이팟 나노는 원형 아이팟에서부터 일어난 가장 큰 혁명"이라며 "아이팟 나노는 크기가 엄청나게 작으면서도 완전한 기능이 탑재된 아이팟으로, 전체 휴대용 음악 시장의 법칙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나노는 아이팟이나 아이팟 미니와 동일하게 30핀 커넥터가 달려있으며 이 커넥터를 통해 가정용 스테레오 스피커와 자동차용 어댑터 등 광범위한 액서서리와 함께 동작할 수 있게 된다.주피터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마이클 가튼버그는 아이팟 나노가 미니만큼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가튼버그는 "이게 바로 애플이 즐겨하는 방식, 그러니까 제품 하나를 만들고 나서는 바꾸고 개선하는 것"이라며, "나노는 특히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젊은 소비자들에게 히트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모토로라․애플 공동 개발한 'Rokr'아이팟/아이튠 사업을 신규 시장으로 확장하는 차원에서 수요일 애플과 모토로라는 아이튠에서 다운로드받은 음악을 넣을 수 있는 컬러 화면 휴대폰인 Rokr의 베일을 벗겼다. 이 제품은 모토로라와 애플이 음악 연주 기능이 탑재된 휴대폰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2004년 7월 이후 세간의 기대를 받아왔다.싱귤러의 COO인 랄프 드 라 베가는 "오늘날은 '대화'가 끝나고 '음악'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싱귤러는 Rokr의 미국 내 독점 판매를 진행하게 된다.Rokr은 이번 주말에 싱귤러 판매점에서 구할 수 있으며 2년 의무 사용 조건으로 249.99 달러에 온라인에서도 곧 구할 수 있게 된다. 소비자들은 Rokr에 기본 탑재된 512MB 카드보다 더 큰 메모리 카드를 꽂을 수 있긴 하지만 100곡만 저장할 수 있다. Rokr은 컬러 화면을 제공하며 내장 스테레오 스피커 뿐 아니라 마이크가 달린 모바일 헤드셋 역할도 하는 스테레오 헤드폰도 들어있다.Rokr은 매년 수억 대의 휴대폰이 팔려나가는 잠재력있는 광활한 신규 시장을 애플이 잠식해나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모토로라는 북미 최대의 핸드셋 제조업체이며 싱귤러는 북미 최대 서비스 사업자이다.스타군단 동원한 대형 이벤트대부분 애플 제품 발표 때도 그랬듯이 애플은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스타 군단을 동원했다. 잡스가 아이팟 나노와 Rokr의 베일을 벗기자 래퍼인 케인 웨스트가 무대에 등장해서 노래 두 곡을 불렀다. 그리고 난 후 아이챗(iChat)을 통해 런던에 있는 마돈나의 모습이 나타났다. 마돈나는 새 앨범 홍보는 물론 아이튠에서 그녀의 다양한 곡들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했다.솔루션 리서치 그룹이 화요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팟 판매로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시장에서 점유율 53%를 기록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니와 RCA는 각각 9%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2위 자리에 올라있다.애플의 성공은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 산업에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내고 있다. 리오 음악 플레이어를 만들던 D&M 홀딩스는 지난 달 휴대용 디지털 오디오 부문 사업을 접는다고 말했다. 부분적으로는 애플이 시장을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애플이 휴대폰 음악 플레이어 영역에 발을 담그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팟 세상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갖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엔드포인트 테크놀로지 어소시에이츠의 회장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로저 케이는 "나는 애플이 이처럼 이동했다는 것에 대해 애플이 상당히 수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휴대폰은 음악을 듣는 데 최적의 기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케이는 휴대폰이 이미 예외적으로 널리 대중화돼 있고 음악 연주 기능을 탑재한 휴대폰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핸드셋 제조업체들과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애플과 함께 일할 필요가 없도록 애플을 비껴가려고 한다는 점에서 애플이 우려를 갖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지적했다.가트너 애널리스트들은 올해에만 어림잡아 7억 8000만대의 핸드셋이 판매될 것이며 2009년까지 매년 10억대의 휴대폰이 팔려나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음악 연주 기능까지 겸비TBR(Technology Business Research)의 팀 딜 같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휴대폰 시장으로 이동한 것은 아이팟 전략 뿐 아니라 아이튠 스토어에서도 자연스러운 진화로 보고 있다.딜은 "전세계 구석구석 휴대폰이 보급돼 있는 상황에서 휴대폰과 아이튠이 관련성을 지녀야 한다는 건 상식"이라고 말했다.모토로라는 애플의 파트너로서 애플과 합작한 자사의 핸드셋을 더 많이 파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가트너는 모토로라가 최근 N91 핸드셋을 출시한 노키아의 뒤를 이어 세계 휴대폰 판매 2위라고 밝히고 있다. 음악 연주 기능이 있는 N91은 컬러 화면, 카메라, 약 1000곡 정도를 담을 수 있는 4GB 저장 공간을 탑재하고 있다. 삼성의 SGH i300과 소니의 워크맨 W800도 모토로라의 Rokr과 유사하다.모토로라의 아이튠 폰은 싱귤러와 함께 할 때 엄청난 시장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솔루션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싱귤러 고객 14%가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개월 내에 하나 구입하고 싶다는 사람은 조사 대상자의 17%로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또한 애플은 수요일 아이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발표했다. 현재 다운로드해서 쓸 수 있는 아이튠 5.0은 좀더 유선형의 현대식 모양새를 갖추고 있으며 검색 기능도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