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전시장에 '하이얼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중국의 대표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최근 에어컨과 LCD TV 등으로 국내 가전유통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다음달에는 노트북컴퓨터 출시를 선언해 컴퓨터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사들이 프리미엄급 제품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이 무주공산이 돼버린 저가 가전시장을 장악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하이얼코리아는 1일 "이르면 오는 9월 중순 한국시장에 노트북 제품을 출시하 기로 결정하고 현재 중국 본사와 구체적인 모델, 가격 등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하이얼이 국내 컴퓨터시장에 뛰어들게 되면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이미 저가 공세에 나선 미국 델사 제품과 함께 치열한 가격인 하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다음달에 DVD 내장형 완전평면 TV(21인치)도 출시할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3~4 종류의 가전·IT제품을 추가로 내놓는다는 방침이다.하이얼은 최근 들어 저가 가전제품을 내세워 한국시장을 계속 잠식하고 있다.지난달에 우리홈쇼핑에서 판매된 하이얼 에어컨은 8회 방송에 5000여 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또 32인치 LCD TV도 지난달 말 인터넷 쇼핑몰에서 파격적인 가격인 129만9000원에 예약 판매를 개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길수 우리홈쇼핑 부장은 "'트레이딩 다운 앤드 업(상향구매와 하향구매)' 트 렌드에 따른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아파트 거실 등과 달리 고급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들 공부방이나 상가 등에는 저가지만 품질력이 일정 수준은 되는 하이얼 제품을 사용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하이얼이 초창기 한국시장 진입을 위해 사용한 저가전 략이나 틈새시장 위주 공략 등이 국내시장에서 나름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 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더욱 무서운 기세로 국내시장을 잠식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그러나 하이얼이 한국시장에 완전히 성공적으로 진입했다고 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국내 AS(사후서비스)망이 취약하기 때문이다.지난해 6개월 간 하이얼의 와인셀러를 판매했던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까지 하이얼 제품 품질 검증이 덜됐고 독자적 AS망 구축이 안된 상황"이라면서 "특히 가전제품은 판매 후 2~3년이 지나면 본격적인 AS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하이얼측은 아직 제대로된 AS망을 구축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하이얼코리아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아킬레스건'과 같은 AS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자체 AS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일단은 급한 대로 전국 50개 개인 가전서비스업체와 AS계약을 체결했다.이에 앞서 대우전자·아남전자와 AS망 공유를 위한 접촉을 시도했지만 양사 모두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