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잊고 지낸 대학 동창을 찾고 싶은가? 남편이나 아내가 당신을 속이고 있다면? 최근 클릭 몇 번 만으로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소위 온라인 사설탐정 사이트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물론 야후 피플 서치에서는 찾고자 하는 사람의 이름만 입력하면 주소는 물론 전화번호까지 알아낼 수 있다. 또 구글에서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주소를 포함한 전화번호 리스트를 얻을 수 있고, 스위치보드와 화이트페이지닷컴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이런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기본 정보는 악의 없는, 대부분은 일반 전화번호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정 사람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를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해주는 소규모 웹사이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웹사이트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전화번호 목록에서부터 사회보장 번호(한국의 주민등록번호), 고용 정보에 이르기까지 신상에 관한 세부정보를 제공한다. 사생활보호를 주장하는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처럼 쉽게 얻은 정보가 악용될 경우 ID 도용, 사기, 심지어는 스토킹까지도 가능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전자개인정보센터(EPIC)의 크리스 호프네이글 이사는 "이들 사설탐정에게서 정보를 제공받은 스토커가 결국에는 스토킹 대상을 죽인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 중에는 온라인 기업이 관련 데이터를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그는 온라인 사설 탐정사이트들은 고객의 의뢰를 받을 때 해당 고객이 범죄자가 아니라는 점과 ‘악용할 목적이 없다’는 서약을 받아야 하며, 가공되지 않은 데이터를 그대로 제공할 때도 제약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IC는 지난 7일 연방준비이사회(FTC)에 이런 업체들의 실태조사를 요청하는 소장을 접수시켰다. EPIC은 특히 베스트피플서치닷컴(BestPeopleSearch.com)사이트를 운영하는 IEI(Intelligent E-Commerce Inc)를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했다.캘리포니아에 소재한 IEI는 미국과 캐나다의 사람에 관한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 수집을 위해 사설탐정을 활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187달러만 내면 찾고자 하는 사람의 이름, 주소, 휴대폰 전화기록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97달러면 찾는 사람의 메일 주소를 구할 수 있다. EPIC는 소장에서 이러한 정보 제공은 '법적 정당성이 없으면 취득할 수 없는 정보'라고 명시하고 있다.그러나 IEI측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범죄와 연계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했다. IEI 사장 노아 위에더는 이번 주 e메일을 통해 "IEI는 정식으로 허가받은 사설탐정들이 합법적인 수단을 통해 취득한 정보 서비스를 고의적으로 판매하지는 않으며, 판매할 계획도 없다. 우리는 법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IEI의 휴대폰과 지상통신 기반의 전화기록은 “미아 발생시 아이의 위치추적, 보석 보증인의 탈주자 위치추적, 보험회사의 사기성 주장 반박, 미수금 처리대행회사의 채무자 탐색, 금융기관의 사람과 담보물 위치추적, 배우자가 진실한지 아니면 속임수를 쓰는지에 대한 진위여부 확인 등에 활용된다”고 덧붙였다.호프네이글은 이 문제는 어느 특정 기업에 대한 문제가 아니므로 조사를 전체 온라인 탐정 사이트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회사들의 서비스가 불법적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PIC 소송 리스트에는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래 5개의 사이트가 함께 언급돼 있다.• 피플서치 어메리카(People Search America)는 세부 전화 기록과 사서함 기록을 제공한다. 이 회사 대표는 자사 서비스가 정보 중개 서비스의 일종이라고 e메일을 통해 밝혔다.그는 "우리 회사는 어떤 정보도 직접적으로 취합하지 않는다. 인터넷상의 공공 DB, 사설 DB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며, 사설 DB의 경우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정보를 구매한다"고 설명했다.또한 "우리 회사는 이러한 정보를 수집할 때 언제나 윤리적이고 합법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한다. 간단히 말해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는 대부분 위치정보나 배경 정보들이다. 사회보장 번호나 운전면허증 번호 등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데이터트레이스 USA(Datatrace USA)는 전화번호부에 기재돼 있지 않은 전화기록, 이름, 주소 등에 관한 상세 정보를 제공하며, 찾고자 하는 사람의 e메일 주소와 연계도 가능하다. 뉴욕에 소재한 이 회사 대변인 스티브 바코비츠는 자사는 15년의 경력을 가진 사설탐정들을 고용하고 있으며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정보는 공개된 기록의 일부”라고 밝혔다.• 아비카닷컴(Abika.com)은 전화번호부에 기재돼 있지 않은 전화번호와 전화기록, 교제 사이트와 e메일에서 애칭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신원, 인스턴트 메신저 ID, DNA 테스트,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아비카 사장 제이 파텔은 "이번 소장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은 모두 근거 없고, 틀린 것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정보를 왜 특정 사람들만 이용해야 하나?"고 밝혔다.• 온라인PI(OnlinePI)는 인터넷과 오프라인상의 감시를 통해 휴대폰 위치 정보를 제공한다. 이 회사 대표와는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듣지 못했다.• 디스크릿 리서치(Discreet Research)는 전화 기록, 전화 검색, 사람에 대한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 역시 관련 멘트를 듣기 위해 전화와 e메일로 연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후프네이글은 자바서치닷컴(ZabaSearch.com)의 경우 이번 소장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우려되는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최근 각종 언론에서도 이런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에 대한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자바서치는 LA 소재로 현재와 과거의 주소지, 전화번호, 생일 등 개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검색엔진이다. 또한 자신의 e메일 주소가 삭제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e메일 주소 리스트도 확보하고 있다.자바서치 웹사이트에 따르면 "자바서치는 화면을 통해 보이는 웹페이지에서 공공 기록 데이터나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어떤 데이터도 수집하거나 보유하지 않는다. 다만 정보의 공개적인 활용과 공공 기록 정보를 제공하는 게이트웨이로서 역할을 할 뿐"이라고 밝혔다.이 회사 대변인 미쉘 조단은 "자바서치는 경마에 참가할 때나 잡지 구독시 기재하는, 또는 각종 신용카드 애플리케이션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판매하는 기업들에게 소스를 얻는다. 우리는 이들이 제공한 재산 기록 등 공개적인 소스를 통해 알려진 정보로 접근하도록 연결고리를 제공한다"라고 밝혔다.특히 자바서치 설립자들은 이런 서비스가 이미 공개적임에도 불구하고 선택받은 소수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면에서 오히려 폐해보다는 장점이 많다고 주장한다.전자프론티어협회(EFF) 변호사 케빈 뱅크스톤은 "실제로 주소, 전화번호, 신용 기록에 대한 상세 정보는 사적인 정보가 아니다. 이러한 정보는 많은 데이터베이스에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데이터 제공 업체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며 "자바서치는 이러한 정보를 일부 부유층이 아니라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줄 뿐이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