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성인물 콘텐츠가 이동통신사의 새로운 황금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콘텐츠에 대해 선정 기준은 물론 사전심의 기관조차 없어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는 작년 한해동안 성인물 콘텐츠 서비스로만 500억원 이상의 매출(정보이용료 기준)을 올렸다. SK텔레콤은 성인콘텐츠 매출로 334억원, KTF는 재작년과 지난해 각각 연간 200억원대의 수입을 거뒀으며, LG텔레콤도 작년 성인콘텐츠 매출로 63억원을 기록했다.이처럼 성인물 콘텐츠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이통사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성인물 콘텐츠가 문화관광부 산하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사전심의를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하지만 현재 영등위에는 모바일 콘텐츠를 별로도 사전심의 하는 부서가 없을 뿐 아니라 온라인·모바일로만 서비스되는 콘텐츠에 대해서는 등급분류 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등위 관계자는 “비디오나 DVD로 출시되지 않는 온라인 및 모바일 성인물 콘텐츠는 등급분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해당 콘텐츠는 서비스 개시 이후에 정보통신부가 사후심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반면 이통사 관계자들은 영등위 사전심의를 거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SK텔레콤 관계자는 “영등위 사전심의와 함께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심의 세칙에 근거해 내부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 자체적으로 음란 영상물에 대한 안정화 장치를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KTF 관계자도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콘텐츠 공급자인 KTH에서 심의기관 등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인 인증과 고객 신청시 성인 콘텐츠 접속 사전 차단 등의 보완책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LG텔레콤 측은 “성인물에서 정사장면 등은 제공하지 않는 등 내부적으로 심의 기준을 재정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또한 정통부에서 예산을 지원받아 성인물 모바일 콘텐츠에 대한 사후심의를 주관하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도 이 분야에 대한 담당자가 단 한 명에 불과해 제대로 된 심의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이처럼 정부기관의 사전심의와 이통사들의 자율정화 활동이 지지부진하는 사이 CP들은 경쟁적으로 성인물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P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화나 방송, 게임, 음악 등 기존 콘텐츠를 가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할만한 자금과 기획력, 개발기간 등의 부담 때문에 CP입장에서는 자연히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성인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한편, CP 자체의 정화운동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지난 3월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는 성인콘텐츠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자체적인 심의와 정화활동을 위해 성인물 CP들로 구성된 ‘성인콘텐츠협의회’를 발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활동 내용은 전무한 상태다.KIBA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난 14일 발족식을 했지만, 추가적으로 확정된 업무사항이 없어 공식 발표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